얼마 전에 SF 기상재난 영화 '투모로우'를 보고 나니, 꽤 오래 전에 다른 게시판에
썼던 글이 생각나서 이곳에도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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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니뇨 (El nin~o) ...



엘니뇨 현상, 지구 온난화.... 등등 하는 이야기들이 자주 들린다.
신문과 방송매체들은 범세계적인 엘니뇨현상으로 인하여 이번 겨울에는
기상이변들이 특히 많을 것이며, 우리나라도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을
맞게 될 것이라고 한다. 기상청도 엘니뇨현상을 특별히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한다.

엘 니뇨... 지리, 기상학이나 자연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간 자주
들어서 이제는 무엇인지 대강 아실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남미의 페루와
에쿠아도르 부근 앞바다 해류의 힘이 약화됨으로 인하여, 수온이 상승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며 여러 기상이변을 동반하는 이상기후현상을 지칭
한다.

그런데, 원래 엘니뇨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아시는지?
(또 알량한 왕초보 스페인어 실력을 들먹여야 할 것 같은데...)
El Nin~o (엘 니뇨) 란 본래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를 뜻하며, 영어로는
The boy와 같은 단어이다. (여자 아이는 La Nin~a; 라 니냐...)
그런데, (정관사 El을 붙여서 그런지) 신의 아들인 아기예수를 뜻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엘니뇨 현상이 매년 12월말의 성탄절 즈음에 맞추어 발생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미의 태평양 연안에서 호우에 의한 재해가 발생하는 등 여러 기상이변들이
일어 나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였고, 특히 페루의 어부들은 이러한
이상현상이 나타날때 마다 "아기예수가 온다 (Viene el Nin~o)" 라고 말했
다고 한다.

인류를 구원하러 와야 할 아기예수가 두려운 기상이변과 재해를 몰고 나타
난다는 것이 매우 아이러닉하게 느껴 지기도 하지만, 혹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 대기오염, 산림 황폐화 등에 기인한 전지구적 재앙을 미리 인류
에게 경고하기 위하여 매년 성탄절 즈음에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올 겨울에는 엘니뇨현상이 세계적으로 더욱 심각하게 발생할 것이라는
보도를 걱정스레 접하고서...)


< 최성우; 1997년 11월 24일 '21세기 프론티어' 게시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