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논문을 쓰는가?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08-04-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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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건
이곳에 글을 읽다 보면, 대체로 논문을 쓰는 이유가 자신의 미래 (전직, 진학, 교수) )를 위해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슬프게도 극심한 경쟁 체제에 익숙한 한국의  학생들에게 왜 논문 쓰냐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다 그런 대답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왜 논문을 쓰기 시작했는지를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특허와 더불어 논문은 함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즉 누군가가 어떤 화두 (문제, 예상, 실험결과) 를 제시하면, 그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그 화두를 푸는 협력 시스템 (품앗이) 인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과학 발전은 이런 협력 시스템을 통해서 이루어져 왔구요. 때로는 이런 일들이 경쟁관계를 만들기도 합니다만, 이건 동종업자간의 선의의 경쟁이 되겠지요. 그리고, 자신의 연구 성과를 검증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공공 시스템을 통해서 자신이 한 일의 진위가 검증이 되는 것이지요.

자기 혼자서 문제를 만들고, 해결도 할 수 있다면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사람은 논문을 쓸 필요가 없는 거지요. - 이건 논문이 아닙니다. - 얼마전 황당한 물리 문제에 대한 어느 분의 글이 한번 올라온적 있었지요.

많은 한국 분들이 지금 논문을 쓰기 위해서 연구를 합니다. SCI , Impact 지수 이런거에 목메는 사람들은 세상에 대한민국 사람들 밖에 없습니다. 논문을 위한 논문을 제조하면서, 수많은 돈, 인력을 낭비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습니다. - 안타까운 일이지요...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서, 논문이라는 것은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 되어야 하구요, 남들에게 내가 얻은 것을 "솔직히" 공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패한 결과도 아주 훌륭한 논문이 된다는 얘기죠.
 

  • 니시코어 ()

      SCI, Impact 지수 등에 목메는 게 한국만의 현실인가요?
    (궁금해서 질문합니다)

  • bozart ()

      그럼 본 글을 다시 한번 보지요. 많은 분들은 회사에서 논문 쓰는 것에 대해 네가티브한 의견을 주신 것 같습니다. 회사가 결과로 말하는 거지, 논문을 낸다고 이익이 나오는 건 아니지 않느냐구요. 맞습니다. 한국적인 환경에서는요. 하지만, 이 사실을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대부분의 학회의 운영진은 Industry와 Academic 회원이 동등한 숫자로 구성됩니다. 학회의 주제에 따라서는 회사쪽이 주가 되고 학교쪽이 들러리가 되는 경우도 있구요, 일부러 회사 사람을 Chairman으로 앉히기도 합니다. 공학쪽의 학회지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다시말하면, 논문이 학교만의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것이지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우리가 잘아는 많은 회사 (Intel, Motorola, Broadcom, TI) 들은 특정 Business segment (특히 이머징 마켓)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보, 확대하기 위해 논문을 전략적으로 이용합니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 꾸미고 있는 일들을 남들에게 알리고, 자신들의 추종 세력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추가로 인재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인재확보는 회사경영에서 무시할 수 없는 거죠. 

    반면에 어떤 회사들은 명성에 비해 그다지 논문 발표에 적극적이지 않죠  (Qualcomm, Nokia,  SONY, 다수의 일본계 회사들). 논문의 수준은 그냥 랩 차원에서의 연구 성과를 보여주는 정도겠죠. 이건 단지 자신들의 선택일 뿐이구요, 이들은 보통 다른 경로 (광고, 표준화등) 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생각-vision"을 알립니다.

    그럼 왜 우리나라 회사에서만 이런 상황이 생기는 것일까요? 그것은 회사가 무원칙하기 때문에 부서장에 따라 엿장수 마음 대로의 상황이 되는 거죠. 즉 회사의 전략부재라는 얘기가 되겠죠.

  • 로타리 ()

      왜 논문을 쓰지요?
    내가 얻은 것을 왜 솔직히 공개해야 하지요?
    공개 안하면 남들이 못된 짓 했다고 와서 패나요?
    회사에서 당연히 눈치주고 (이유야 뭐 눈꼴 시어서, 저놈 그냥 학교 가던지 하면서 인사 운영에 차질 줄까봐 등등 많습니다) 압박 주는데 부득부득 우겨서 논문 왜 쓰지요?
    논문이 뭐지요?
    한국이 아니라 전세계 어디든 .. 논문 쓰기 장려하는 회사도 있고 금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회사라면 연구 열심히 해서 신제품 설명회나 그외 다양한 성과 전시회 등에서 자신의 업적을 보여주면 됩니다. 그리고 축적이 필요한 경우 사내 정보로 문헌화해서 남기면 되구요.
    회사의 녹을 먹는 이가, 그걸 박박 우겨서 논문 쓰겠다고 나서면 어느 회사 상사가 좋아라 장려합니까? 어느 천사 같은 상사가 저녀석은 학교로 옮길 생각은 없고 그냥 "논문'이라는 지고지순한 가치의 실현을 위해 저러니까 봐주자 하겠습니까?
    논문 아니라 논문 할애비라도 회사, 또는 상사가 탐탁치 않게 여기는 짓은 하면 안되는 겁니다.

  • bozart ()

      혹시 제가 회사에서 논문을 맘대로 써도 된다고 오해하신 것 같네요. 윗 댓글에서 많이 토론이 되서 다른 각도에서 얘기를 한 것 뿐입니다. 논문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죠.

    회사에서 허락없이 논문을 쓰는 것은 당연히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지요...

    제 얘기는 회사 차원에서 논문 낼 것, 안 낼 것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어떤 회사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경우, 기술적인 내용을 공개해서는 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리에 마무리 된 후에는 광고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공개를 하죠. 물론 언론이나, 광고를 할 수 도 있지만, 관련 업계 (실제로 돈과 연관된) 의 사람들에게는 기술적인 내용 (물론 검열되었겠지만) 이 포함된 논문 발표가 가장 효과적이죠.

    예를 들어 보죠, 2년 전이었나요....

    IBM이 "Cell"이라는 Multi-Core (현재 PS3에 사용됨)  CPU 를 최초로 공개한 곳이 ISSCC 라는 반도체 학회였습니다. 학회장에서 Press conference 를 직후, 그 기술적인 내용을 다룬 논문들이 분야별로 나누어져서 발표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언론과 논문 발표자들은 엠바고를 지켜야 했구요. 

  • 로타리 ()

      예. 제가 오해를 했군요. bozart 님께는 죄송하군요.
     
    회사 차원의 가부결정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사안에 따라 있을겁니다.
    전자산업등 경우엔 표준 선점이나 시장의 반향등을 사전에 확인하는 차원, 또는 기술적 완결성을 선전하거나 검토 받는 차원에서 학회를 많이 이용하지요. 엄연한 기업활동의 일부로서 활용됩니다. 학회에서도 그런 행사를 환영하지요. 약간의 찬조나 후원등이 따르면 더 좋아하겠고요.


    회사 생활을 하는 과학기술자 여러분. 직장 생활을 하는 모든 과학기술자 여러분은 여러분이 몸담은 조직에 최선을 다해 기여를 하십시오. 과학기술자 이전에 내가 속한 조직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조직원임을 항상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d.hong ()

      매널리즘인지 아니면 기억력 감퇴인지, 연구라는 것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부터 고민해왔던 내용들을 bozart님의 글을 통해서 다시금 되네이네요. 고맙습니다.

    로타리님이 말씀하신것처럼 조직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는것이 일신을 위해서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다만,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사실 저 자신에게도 아직도 묻고 있는 질문입니다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라는 논리라면, "절"은 누구의 "절"일런지요?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라면, 그게 누구라도 해야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조직원이라고는 하나, 보다 좋은 방향이라면 한번 쯤 해볼만한 일 아닐까 합니다.

  • 사제짱 ()

      저는 아직 취직을 못해봐서 회사일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bozart 님의 글중에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 끄적여 보자면,
    제 주변에서 논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이렇더군요::

    1. 발표할 학회지 선택 (impact factor 3 급이냐, 8급이냐 15이상이냐)
    2. 학회지에 걸맞는 실험주제를 선택
    3. 실험 수행및 분석
    4. 결과가 예상대로 나오면 논문작성/발표

    정말...  의욕 안나더군요...

  • 트리비어드 ()

      저는 솔직히 논문을 상당히 소박한 이유에서 씁니다. 원글쓰신 offixe님과도 유사한 생각인데,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면 이 society에 뭔가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누가 압니까? 어떤 외국의 조그만 대학 학생이라도 훗날 논문 검색하다 제 논문보고 '야 이런 생각도 했었네'라고 생각한다면, 혹은 작은거라도 도움이 된다면 저는 이쪽 분야의 발전에 한알의 밀알은 된거라고 생각합니다. 한알가치든 혹은 반톨이든 간에...자기 이름으로 된 무언가를 인류의 자산에 보텠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offaxis ()

      //로타리님
    회사원이 회사일에 충실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회사 방침 어겨가며 논문쓰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회사원이 논문쓴다고 회사일 소흘히 하면 그건 징계감을 넘어서 회사를 나가야 하는게 순리입니다.

    다만 "내가 속한 조직에 최선을 다하는" 그 조직이 논문쓴다고 갈구는 그 부서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회사"에서 눈치주는 것과 "부서장"이나 "동료"가 눈치주는 것은 차원이 틀리지요.

    "부서장"이 술자리에서 폭탄주 안먹는다고 눈치주면 그거 그대로 다 받아먹습니까? 술자리는 간단히 하고, 다음날 근무에 지장을 주지 말라는 "회사"의 방침이 우선이지요. 당연히 그래야 하고요.

    뭔가 제 주장에 오해가 있으신듯 한데, 저는 절대로 "회사"가 하지 말라는 짓은 안합니다. 회사가 "하라"는 걸 함에도 불구하고 그걸 고깝게 여기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문제라는 겁니다. 그 사람들이 문제가 되지 왜 제가 문제가 되는지 저는 도통 모르겠군요.

  • jello ()

      Offaxis 님께는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학교 다닐 적에.. 밤새워 시험 공부하고 와서 시험 보기전에 이런 얘기 합니다.

    누구는 "나 공부 하나도 못했어.. 어떻게 해" 라고 하고 (1번),
    누구는 "나 많이 했어.. 이번엔 어느 정도 나올거야" 라고 합니다 (2번).

    친구들이 누구를 좋아할까요? 
    성적은 누가 잘 나왔던가요? 
    누가 다음 번 시험을 잘 볼거라고 예상하던 가요?

    답은 모두 1번 친구 입니다..
    1번 친구는 거짓말을 했고, 2번 친구는 솔직했지만,
    2번 친구를 좋아하는 경우 드물어요..  2번 친구 성적이 좋을 때도 있지만, 친구들은 대게 1번 친구는 공부를 잘 한다고 생각하고,
    2번 친구는 열심히 하지만 성적이 안나온다 생각하지요.

    물론 저 혼자의 통계이니 근거를 대라하진 마시고요.. 

  • jello ()

      나의 전력을 적들에게(??) 다 알려줄 필요는 없습니다. 알아서 적당히 감춰야 하고요.

    그리고 죽어라 하는 사람 보다 놀며 놀며 하는 사람이 더 오래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마도 중간쯤의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직장 생활을 생각보다 오래 하는 이유중 하나인지도..

    사람들의 뒷담화가 길어진다면, 잘 잘못을 떠나 일단 그 뒷담화는 안나게 해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그 뒷담화를 무시할 수 없다면요.

  • offaxis ()

      튀지않고 살라는 의견들이 제법 되는군요. 회사원이 논문쓴다는 케이스가 모난돌이 정맞는다 뭐 이런 경우라고 보시는 건가요?(논문쓴다는게 뭐가 대단한 일이라고...?) 과학기술자들의 사이트에서 이런 의견이 많다는 건 저 개인적으론 상당히 비관적인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여긴 학생들도 많이 오는 곳인데,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게 될까 두렵군요.

    "현실적으로 살아라"라는 얘기는 여기 말고도 그 친구들, 들을데 쌔고 쌨습니다. 저야 낼모레 40인데 제가 갑자기 가치관이 바뀌겠습니까? 저야 지금까지 하던대로 하다 늙을테지만, 앞길이 창창한 애들에게 "놀며 놀며 하는 사람이 더 오래가는 경우가 많다"라고 하는 건 좀 아닌 듯 합니다. 물론 현실을 직시하자는 좋은 취지란건 알고 있습니다만...

    //jello님
    제 경험상 대부분의 회사일 아웃풋은 "죽어라 목숨바쳐 일하고 뭔가 해볼려고 순수한 목적으로 기를 쓰는 사람"이 주로 냅니다. 그리고 그 성과는 "죽어라 하는 사람보다는 놀며 놀며 하는 사람"이 주로 가져가지요.
    전자의 대부분은 정치에 능하지 못하고 어리숙한 유형들이 많은 반면, 후자의 대부분은 소위 화학반응에 능한 사람들일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민국 어느 회사나 분위기는 비슷하겠지요... 그렇다고 거기에 순응해서 살아라는 건 쫌 아니지 않나요? 나만 그런가? 제가 아직도 나이를 덜 먹은겁니까? 현실은 배신의 연속이더라도 지향은 분명히 있어야 해요... 안 그러면 진짜 월급받아먹는 기계밖에 안됩니다.

    순수하게 열심히 하는 사람보고 떠날 놈이라는 확신을 받게 되는 그런 경우는 어떤 경우죠? 정말 그 회사가 비전이 있는 건지 의문입니다. 진짜 열심히 하는 친구를 보고, "야 저놈은 놀며 놀며 해도 되는데 왜 저렇게 열심히 하냐? 저거 분명히 딴데 갈 놈이구만" 이런 분위기의 회사라면 더 이상 다녀서는 안돼는 회삽니다. 대한민국 회사들의 분위기가 다 그렇다면 할말은 없습니다만...

  • jello ()

      흠.. 글을 잠깐 올렸다 지웠는데 그새 보셨군요..
    이왕 보셨으면 행간을 봐주시길 바랬는데,, 글이 지워져서.. 

    죽어라 목숨바쳐 일하고, 뭔가 해볼려고 기를 쓰는 사람이 절대 선인 것이야 말로 말씀하신 "한국적인 분위기" 입니다. 우리는 그 간증을 9시 뉴스를 통해 매일 듣고 있습니다.

    놀며 놀며 일하는 사람이 재주부린 곰이 벌어들인 돈 가져가는 건, 미국, 유럽 마찬가지 입니다.

    재주부리는 곰보다는 놀면서 살려면, 놀면서 돈 많이 버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보는 편이 빠르지 않겠냐는 거죠.. 그것이 정치라고 싸잡아 얘기할 거리는 아닙니다.  남 놀때 공부하고 논문쓰는 것은 최소한 재주부리는 곰이 되지는 않으려는 거니까요.

    제가 드리고 싶었던 얘기는.. 상대적인 거라는 거죠..
    특히나 회사는 상대적인 평가를 내리는 곳이고 (글로벌 스탠다드)
    일단 회사 평가는 잘 받아야 합니다 (글로벌 스탠다드)
    회사 평가를 잘받는 방법의 절반은 업무 능력, 절반은 communication 능력 입니다 (글로벌 스탠다드)

    대게 우리 윗자리들은 뭐 하는지 모르겠고, 아웃풋이 없습니다. 입으로만 일하죠 (거의 글로벌 스탠다드)

    농담이 아니고요.. communication 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offaxis 님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그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을 드린 겁니다..

     

  • bozart ()

      offaxis님이 이렇게 쓰셨죠...
    "... 회사 방침 어겨가며 논문쓰지 않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회사원이 논문쓴다고 회사일 소흘히 하면 그건 징계감을 넘어서 회사를 나가야 하는게 순리입니다. ... 다만 "내가 속한 조직에 최선을 다하는" 그 조직이 논문쓴다고 갈구는 그 부서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회사"에서 눈치주는 것과 "부서장"이나 "동료"가 눈치주는 것은 차원이 틀리지요. "

    첫째 제가 보기에 offaxis님이 지극히 정상적인 Protocal을 거쳐서 논문을 작성하시는데, 왜 주변에서 눈치를 주는지 이해할 수 가 없구요, 둘째, 주변에서 뭐라고 하는 것을 신경써야 하는지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동료들이 시기심에 그러는건 이해하지만, 부서장까지 그런 다는 건 정말 황당하네요 (혹시 이름이 안들어가서???).

    회사내에서의 이런 갈등요인들을 확대해서 보면 어떨까요? 아마도 논문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offaxis님이 그렇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원 글을 보면, 책임감이 확실하신 분으로 보이구요, 그러니까 이런 글을 올리신 것으로 압니다.) 

    한국적인 상황에서 팀 기여도에 관련되서 눈총을 받는 상황은 좀 있습니다. 팀으로 일하다보면, 자기 일도 있지만 팀 관련된 일 (주로 표 안나는 노가다, 잡일성) 도 있습니다. 자기 일 은 똑부러지게 하고 , 자기 실적되는 일 (특허, 논문) 은 확실히 챙기지만, 팀 작업은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밉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저도 그런 성향이 있었던것 같군요... 옛날 부서장이 저 불러놓고 한숨쉬던 생각이 납니다.

    제가 있던 곳은 사원 재교육을 무지 중시하는 대기업 연구소였습니다. 다들 과제 마무리에 바빠서 의무 교육 일정도 미루면서, 밤새우면서 일하고 있는데, 옆자리에 있는 친구가 컴퓨터에서 자기가 들을 만한 교육일정을 쭈욱 확인하더니, 덜컥 예약을 하더군요. 그거보니까 정말 눈돌아가더군요. 결재를 팀장에게 올리는데, 팀장이 어찌 하겠습니다. 회사 방침인데....
     
    얼마전엔가 어떤 친구가 회사에서 진학 공부 (물론 정규시간이 아니라고 함) 하는데, 눈치보인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비슷하게 네가티브한 반응의 댓글들이 올라온 기억이 나네요.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offaxis님이 그렇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저도 자진 납세 했습니다.

  • 돌아온백수 ()

      음....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씀이에요. 공감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정리정돈의 과정이라고 봅니다. 논문으로 출판하는 것이 잊어버리지도 않고, 정제된 결과라 나중에 다시 꺼내보기도 좋아요.

    그런데, 미국 해군에서 지원받아서 연구를 한적이 있었는데, 제가 PI 는 아니었지만, 결국 결과를 출판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아쉬운 대목이고요.

    그거 말고도 출판하지 못한 결과가 두 세게 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이사다니고 컴퓨터 디스크 포맷이 달라지고 하다 보니까, 결국 사라져 버리더군요.

    논문을 제때 써서 출판하는 게 나중에 아주 유익합니다.

  • 바닐라아이스크림 ()

      논문관련 얘기를 지켜보니, 왠지 논문 한번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학부졸업 논문으로 허접한 Solution 구현하고  대충 갈겨써서 제출한 경험밖에 없어서 미련이 남는건지도 모르겠네요.

    어쨌든, 뭔가 샘솟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 구현하고 테스트해서 어떤 결과와 효과를 입증한다면 이를 논문으로 작성해서 어디든 제출하면 누가 알아주지는 못해도 본인한테는 자기만족이 아닐까 싶네요.

    뭐,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논문보다는 sourceforge같은 곳에 올려서 프로젝트가 얼마나 활성화 되어있고 참여율이 얼마나 높은지가 더 중요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건 내가 만든 결과를 완전히 보여주는 일인지라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내키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지요.

    어쨌든, 논문을 작성해서 출판하고 소장하는 재미도 우리 이공계인한테는 쏠쏠한 재미거리가 아닐까 싶네요.

    너무 세속적 목표로 난잡해진 '논문'의 의미를 되찾는 것도 우리 이공계인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못난이 ()

      전 논문쓰는게 즐겁습니다. 사회공헌까지는 모르겠고, 제 분야에 벽돌 몇장 쌓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논문내고, 리뷰받고, accept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google에 검색되는 내 이름 석자에 쾌감을 느낍니다. 논문쓰는 즐거움을 이미 알고있다면, 그 자체를 즐기면 됩니다.
    다만 발제글이 "회사원으로 논문쓰기"라고 한정되어서, 댓글들이 멀리 돌아 왔다는 느낌입니다.
    회사원으로 논문쓰기를 즐긴다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반증이겠죠.
    회사에서 못쓰게 하는 것이 아니라면, authorship 정리 잘하고, 업무에 지장없이 쓰면 됩니다.
    그리고 평생 한 회사만 다닐게 아니라면, 논문 많이 쓰고나면 이런 저런 기회도 생깁니다. 달리 논문을 업적이라고 하겠습니까?
    발제글에 대한 댓글로 돌아가서 회사원으로 논문을 문제없이 자~알 쓰려면 authorship 정리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프로젝트 베이스 논문이면 쎄컨드에 부서장이름이 들어 갈 수도 있습니다. 논문쓰기 자체는 지극히 개인취향이지만, 회사 프로젝트를 혼자 하지 않는 이상 (이름에 안넣었다고) 몇몇 삐지는 사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학교도 마찬가집니다만 ..

  • offaxis ()

      //bozart님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논문을 내는데, 왜 주변에서 눈치를 주는지에 대해서는 저는 이렇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다분히 튀지않고 조직이 요구하는 범위내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이 기준을 벗어난다는 것은 그 일이 바람직한 방향이던,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던 일단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되고, 더 나가면 약간 별종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제 논문쓰기에 대한) 그런 시선의 이면에는 여러 감정이 섞여 있겠죠... 질투라던가 가능하면 평균적인 기준에 약간의 플러스를 추구하는 부서장의 방침이라든가..(이런 부서장은 대개 못쫒아오는 부서원에게 상당히 가혹하고 너무 튀는 부서원도 못마땅해 합디다.) 심지어는 경영계획에 명백히 반영된 교육관련 예산(여기서는 학회참가비 뭐 이런거죠..)을 안쓰게 만든 다음, 연말에 우리는 이렇게 예산절감했다...뭐 이런거 자랑하는 부서장도 있습니다. 이런 양반들 어딜가나 꼭 있지요?

    저도 한 10년 다녀보니 제 주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생겼고, 또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들락날락거리기도 하는데, 참으로 많은 유형들이 있더군요.. 좋은게 좋은거지 하고 모든 회사일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반골이 되어 회사를 박차고 나가는 사람도 있고... 결국은 자기만의 방식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구는 회사일끝나고 공을 열심히 차고, 또 누구는 배드민턴 대회 나가서 상도 타오대요... 저는 논문쓰기를 취미삼아 잡은거죠. 제가 해보니 운동하는 것 보다는 제 적성에 잘 맞습니다. 단 저도 겨울에는 논문쓰기 중단합니다. 스키타러 다녀야 하거든요...

    //못난이님
    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즐거워요. 제가 쓴 논문이 다른 사람에게 읽히는거나, 회사일말고도 일련의 과정을 거쳐 뭔가가 나오는 것을 보면, 작지 않은 쾌감을 느낍니다. 중독 비슷한 것도 있죠. 다만 저랑 오랫동안 같이 연구하신 한 교수님은 이제 슬슬 "업적"으로서의 논문끼가 보이더군요... 물론 승진심사도 있고, 학교요구수준(대부분 양이죠)에도 맞춰야 하니까 그럴테지만, 글이 예전같지가 않대요... 다행히 저는 그런 압박이 전혀 없어 아직까진 즐거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학회가면 분위기가, 교수들이 마치 회사에서 온 사람들을 은근히 무시하거나 자기 대학원생 정도로 취급하는걸 종종 느꼈습니다. 요샌 학회에서 이름만 알고 지내던 교수가 먼저 와서 인사하기도 해요. 그럼, 솔직히 기분 나쁘지 않죠... 제 분야에 "벽돌"쌓아간다는 느낌도 들고..
    -> 그럴거면 학교가라는 얘기는 제발 하지 마세요. 논문쓰기가 교수들의 전유물도 아니고... 과학기술자라면 소속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합니다.

    사이엔지에 계시는 회사분들... 논문쓴다고 동료나 아랫사람 갈구지 마세요.. 부탁입니다. 퇴근하고 지 시간 지가 쓰는데 왜 뭐라 합니까? 전날 술 이빠이 먹고 담날 월차쓰거나, 근무시간에 헤롱헤롱하는 것보다 백배 낫습니다. 조직을 다스리려면 그런 사람들부터 다스려야 해요.

  • 예진아씨 ()

      대부분의 개인은 권력을 추구합니다. 과학기술적 마인드를 가지는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바죠. 물론 과학기술인이라고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요.

    문제는 권력의 추구와 조직에 공헌하는 정도와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이죠. 조직이 망하든 말든 자신이 누릴 권력은 최대한 누리고 남용하고 싶어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심리입니다. 권력을 최대한 남용하려면 생각없는 아랫사람이 많은 게 편합니다. 이럴 때 뭔가 생각하는 듯 보이는 사람에게 본능적인 불안감을 느끼거든요. 뭔가 생각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조직에 일정 정도의 성과를 기여한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거느려야 하긴 하겠는데 불안하니 자꾸 갈구게 되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술 이빠이 먹고 헤롱거리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 말 듣게 만들려면 하루저녁 술 이빠이 먹여 주면 그만인데,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근거와 법칙에 따라 판단하는 과학기술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그게 안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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