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축구에서 경제가 배울점

글쓴이
박상욱
등록일
2002-06-27 12:52
조회
4,79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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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왔습니다. 뭔가 좀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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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경제가 배울점


                  〈박대호·경제부차장〉

                  월드컵 준결승에서 맞붙은 한국과 독일. 두 나라의 세계 축구순위는 한국 40위, 독일
                  11위였다. 국민의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국민소득(GDP)의 세계순위는
                  지난해에 한국 39위(8,855달러), 독일 19위(2만2천4백27달러)였다.

                  이 두 가지 순위에 걸맞지 않게 대활약한 한국축구의 변신에서 한국경제가 배울 게
                  있다. 한국 축구팀이 강해진 첫째 이유는 강력한 체력을 길렀기 때문이다. 축구장을
                  쉼없이 누비면서 상대편과 몸싸움을 하고 골을 넣어야 하는 강인함, 그것은 경제에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다. 세계시장을 휘저으면서 각국의 상품과 경쟁해 우리 물건을
                  파는 힘은 질과 값에서 나온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품질에선 일본에 밀리고
                  가격에선 중국·동남아에 치이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
                  축구의 ‘기술’에 해당하는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승부해야 할 때가
                  아닌가.

                  둘째, 히딩크는 축구팀 안에서 선·후배간 서열을 없애 완전경쟁시장을 만들었다.
                  후배선수가 선배선수한테 말도 못붙이고 식탁 자리나 숙소까지 나이대로 배정되며
                  항상 선배가 주전을 맡는 구태를 일소, 선수를 그 자체로 평가했다. 이것은 경제로
                  보면 기득권 구조를 고착화시켜온 정치권력과 정부에 의한 규제의 타파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야 개별 기업의 경쟁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셋째, 선수 선발의 공정성이다. 과거 각종 소문으로 얼룩졌던 선수 선발권은 감독 한
                  사람에게 완전히 맡겨짐으로써 능력 위주의 선수진을 탄생시켰다. 경제에서 이것은
                  각종 인연으로 얽힌 부패구조의 청산이다. 부패는 어떤 경우에도 건실한 경제발전을
                  해친다. 그래서 한국의 경제사회는 더욱 투명하게 개혁돼야 한다.

                  넷째, 가장 중요한 변화는 사령탑이 능력있는 지도자로 교체된 것이었다. 한국
                  경제에도 맹주는 많다. 이미 국민기업이 된 대기업들을 자신의 텃밭처럼 유린하는
                  일부 오너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일부 구시대 정치인과 관료들이 있다. 그들중
                  경쟁력없는 사람은 전문경영인이나 능력있는 민간인 또는 젊은 세대에게 자리를
                  넘겨야 한다.

                  한국축구 예찬론으로 흘렀지만 그렇다고 한국축구에 흠집이 없는 게 아니다. 기량이
                  좋은 선수는 23명의 소수정예뿐이요, 2년도 안된 단기간에 세계 축구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압축성장했으며, 그래서 밑바닥이 좁고 얇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의
                  한국경제 모습과 아주 비슷하다. 한국경제는 자본과 노동을
                  전자·반도체·자동차·철강·조선 등 소수 정예인 일부 산업과 기업에 집중 투입해
                  30년 만에 세계경제 역사에 없는 고도성장을 해냈다. 그리곤 환란을 겪었고 아직도
                  약한 경쟁력과 장기비전 부족이라는 고민에 싸여있다.

                  축구에서 선수층을 넓히는 과제는 펠레가 25일 차범근씨에게 얘기했듯이
                  유소년·청소년 축구에 중·장기적으로 투자, 미래의 힘을 기르는 일일 것이다.

                  경제에서 하부구조를 강화하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산업구조의 기반을 넓히는
                  일, 즉 산업과 기업에서 다수의 준(準)정예들을 육성하는 길이다. 많은 준정예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면 그들중에서 자연스럽게 정예선수, 즉 ‘21세기형 먹거리’를
                  비롯한 미래의 대표 산업·기업들이 나타난다. 이렇게 되려면 몰아주기식
                  산업·금융·세제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둘째는 생산·소비계층의 밑자락을
                  활성화하는 길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기회를 주고 빈부격차를 줄임으로써
                  하부계층을 생산·소비에 기여하는 계층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 방법은 경제적
                  위기가 사회적 위기로 연결되는 것을 막고 ‘활발한 생산’과 ‘꾸준한 소비’를
                  끌어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축구에서나 경제에서나 압축성장의 약발은 경쟁이 극심한 월드게임에서 먹히지
                  않는다. 속성 재배된 나무에서 많은 과일을 따려하기보다 지금은 멀리 내다보고
                  뿌리를 단단히 내려줄 필요가 있다.

                  〈ptiger@kyunghyang.com

  • 이공계2 ()

      첫번째 말에는 전혀 공감이 안가는데요? 축구의 기술에 해당하는 "디자인과 마켓팅"? 자녀분들이 디자인 전공, 엠비에이 하시나부다.. 글구 제가 여기 어디에 썼지만, 이런 것들은 고용효과가 작다니까요.. 그리고 지금 막 우리나라가 세계로 치고 나오고 있으니 안 그래도 좋은 성과가 나올 겁니다.

  • 이공계2 ()

      생각해보니 일리가 조금 있네요. 디자인 강국 이태리 비에리 선수는 헤딩슛 성공할때, 잘 늘어나는 디자인의 이태리 축구복으로 한몫 봤지요..^^

  • 소요유 ()

      I think, we have to exam more from 'microscopic' to 'macroscopic'.  This guy has approched too macroscopic.

  • 박상욱 ()

      제가 경향신문 옴부즈맨인데 옴부즈맨 사이트에서 이분이랑 대판 논쟁을 벌였네요 ^^  <a href=http://cp4.khan.co.kr/cboard/CrazyWWWBoard.cgi?db=section target=_blank>http://cp4.khan.co.kr/cboard/CrazyWWWBoard.cgi?db=section</a> 에 가보세요. 누구나 읽을 수 있습니당.

  • 소요유 ()

      It's great ! Those are valuable and meaningful discussions.

  • 관전평 ()

      한국의 자랑, 반도체 산업을 그렇게 폄하하다니..  제대로 실정을 알지 못하기때문이겠지만, 이렇게 사대주의에 젖어있는 분들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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