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용은 쓰지 말라

글쓴이
포닥
등록일
2002-06-22 05:11
조회
4,88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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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
댓글
14건
주역의 첫번째 괘사인 건위천에 나오는 말입니다.
같은 괘의 두번째 효의 풀이는
밭에 나온 용을 보니, 군자는 덕을 널리 베푼다입니다.

최근에 삼성전자의 면접을 보고 온 주위의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인재를 널리 구하는 방법에 있어서, 이공인들이 같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룡-- 물속에 잠긴 용-- 을 쓰지 말라는 의미는
영어 속담중에 손안의 새 한마리가 숲속의 두마리보다 낫다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인재를 구하는 방법에 있어서,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그릇된 습관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최근에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경쟁사에 있는 사람들이나, 외국 유명대학 졸업생을 무리하게 스카웃하는 것은,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인재는 잠룡입니다. 물 바깥으로 나오지 않은 것이지요.
그런 노력을 현재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쏟는 다면,
효과는 2 배, 3 배가 될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밭에 나온 용을 보고 덕을 베푼다는 얘기는
바로 채용의 기회를 보고 이력서를 보내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겠지요.
밭에 나왔다는 것은 용의 사지를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력서 뿐만아니라 지원자의 면면을 조사하는 노력이 당연히 뒤따라야 합니다.
그리고, 덕을 베풀라함은 그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그들은 삼성전자에 호의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의 잠재적인 고객입니다. "고객은 언제나 옳다." 라는 마케팅의 오랜 법칙을 새삼 강조하고 싶지는 않더라도, 그들에게 덕을 베풀어서 믿질것이 없는 것입니다.

들려오는 삼성전자의 최근의 채용 풍습은 대단히 실망스럽습니다.
경쟁사의 직원을 스카웃하기 위해, 고액 연봉에 해외 연수비용까지 지원했다는 얘기가 있는 가 하면, 이력서를 낸 사람들은 일단 평가절하하고 시작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가 들립니다.

삼성전자는 국내 주식시장의 18% 를 차지하는 엄청난 기업입니다.
일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를 흔들 수 있는 규모이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자라나는 이공인들을 위해서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었습니다.

널리 인재를 구하되, 잠룡은 쓰지 마세요.


  • mhkim ()

      I think so.

  • 소요유 ()

      지당하신 말씀. 그동네 일등주의가 다른 곳에 발휘되어야 할 겁니다. 

  • Simon ()

      오늘 포닥님의 강연은 거의 도올 김용옥 선생의 그것에 비할만 하다 하겠습니다

  • 김용국 ()

      좋은 말씀이네요. 이력서를 낸 사람들을 평가 절하하고 시작한다니, 정말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 이군요. 물론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서도.

  • 김용국 ()

      최근에 삼성전자 채용시 면접 방법이 실무자 면담 형식으로 바뀌었다고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게 이렇게 부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 것인가요? 혹시 더 구체적이거나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를 해 주실 분은 없는지 궁금하군요.

  • mhkim ()

      실무자 또는 실무부서에서 채용의 거의 전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 mhkim ()

      물론 기본적인 채용 형식은 인사팀의 rule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정말 자신이 어떤분야에 자신이 있다면 직접 당사자를 찾거나, 알아내서 추천을 부탁하면 될것입니다. 당근 기본 실력은 있어야 겠죠. 특별한 하자가 없는한 인사부서에서는 대부분 ok합니다.

  • 홍길찬 ()

      mhkim의 의견이 맞음. 우리 부서 전무님도 실력있는 사람 주위에 있으면 소개하라고 함. 직접 보시고 실력 있다 싫으면 채용 됨. 인사팀에는 통보형식임.

  • 관전평 ()

      아직 삼성전자는 월드컵 결승에 오를 실력이 안되니, 자기 직원도 키우고, 남의 떡도 필요하면 가져오고 해야겠죠.  요즘 미국 경기가 나쁘기땜에 한국에 이력서 내는 사람을 약간 삐딱하게 보는 것은 아닐지( 갈 곳이 없어서 오는.. 뭐 이렇게).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었는 지 좀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포닥 ()

      자세히 말씀드리려니, 당사자들의 신상이 고스란히 들어나는 꼴이라 감히 올리지 못합을 이해해 주십시오. 하지만 짐작을 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 ()

      정말 옳은 말씀이네요. 제가 아는 대기업 어떤 회사는 연구소 채용시 S,K,Y,P,K 후배를 데려오기 위해 모교로 휴가를 보낸다고 하더군요. 물론 응시자 이력서는 무시한체..

  • ^^ ()

      물론 S사 얘기가 나왔지만 이 보다 더한 대기업도 넘 많습니다.

  • 황진환 ()

      미국도 마찬 가집니다.  Human Resource로 이력서 보내봐야 쓰레기통으로 갑니다.  아마도 상시채용이 늘면 늘수록 인맥을 통해서 취직할수 밖에 없을겁니다.  미국에서 취직하는 방법도 특히 대기업일수록 실무자에게 선을 대서 이력서를 실무자가 인력과리쪽에 직접 넣어주지 않음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특히 요즘같은 불경기에는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줄없고 빽없는 놈은 정말 서럽지요... 아무리 똑똑하고 실력좋아도 실무자선에 줄이 다아서 자신의 훌륭함을 어필해주지 않음 똑똑한것을 알수가 없쟎아요...

  • 황진환 ()

      원래가 남이 떡이 커보이는 것보다는 같은 떡이라도 남의떡 뺏어 오기가 힘든법이지요.  너무 외부인사유입에 과다한 것 같아도 그건 어쩔수 없는 것같습니다.  나라도 내 자신이 조직을 바꿀때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하려면 그만한 인센티브가 있지않음 그렇게 하지 않을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외국에서는 회사를 옮기는 경우에 연봉이 팍팍 오르지요...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죄송합니다 자꾸 미국 예를 들어) 회사는 3년에서 5년정도로 바꾸어주어야 커리어 관리가 된다고 생각하고 어떤경우에는 그렇게 바꾸지 않음 능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 되기 까지 하니까요.  (아주 특별한 경우에 말입니다)  엠비에이 지원시에는 결코 한회사를 쭉다닌것은 좋은 경력이 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어쨌건간 상대적으로 빈곤감은 어쩔수 엾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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