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질문있습니다!

글쓴이
소요유
등록일
2002-03-1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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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신 것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를  답해 드립니다.

>1. 지난 시절 70-80년대 다른 계열의 정원이 묶여있었던 것에 비해 공대는
>많이 팽창했다고 읽었습니다. 왜 그랬던 것일까요? 당시 중공업을 팍팍 밀던
>정부의 경제 정책때문이었을까요?
>당시 많은 어린이들의 꿈이 과학자였던 것도 경제정책과 관련한 정부의 과학분야 밀어주기(당시)와 관계가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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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관계 있습니다.
한 나라의 과학기술의 발전은 국가나 정권차원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 이유는 '상업적으로 상품화 되는 기술'과 '과학이나 기술발전' 사이에 시간적 공간적 갭이 상당히 크게 존재합니다.  다른말로하면 극단적으로 기업은  기술 개발을 하지않고 기술을 사서  물건을 만들어 팔아 로여틸를 지불하고 이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즉 기술개발을 안해도 얼마간 살아나갈 수 있습니다.  망하면 다른 장사를 하면 되므로 영원히 안할 수도 있습니다.   

당시의  정부의 시책을 나타내는  구호가  최근과 같이 '보통사람의 시대'니 '세계화'니 '국민의 정부'니가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실천이 들어있는 '과학입국'이었습니다.  70년대 당시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많은 과학기술자가 필요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즉 중화학공업 정책이 과학기술자 우대 정책을 낳았습니다.

이를 고등 인력과 일반 기술인력에 대한 우대 정책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고등인력우대 정책은 아래와 같이 정부출연연구소 설립으로, 그리고 일반 산업기술인력 우대정책은 '공업고등학교'와 '상업고등학교'와 같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집중 육성을 나타납니다. 예를들면 실업계고등학교 출신자의 경우 주요 국립대학의 동일계학과, 즉 공대에 일정비율을 특차로 뽑게 하였을 정도입니다.

고등인력 우대정책은 예를들면 박통 시절에 과기처장관인 최모 장관 (이름을 잊었네요)의 경우 과학자 출신으로 8(?)년 가까이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키스트 (KIST)를 위시한 정부출연연구소를 세우게 됩니다. 그때 '유치과학자'란 이름으로 외국에 있는 한국인 과학자 (장관도 유치과학자) 를 초빙하게되는데 보수를 지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주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당시 같은 경력의 대학교수 봉급의 2 ~ 2.5배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물론 당시의 국내 및 국제 정치적 상황이 박통 정부가 고립적인 정책을 쓰고 있었을 때이므로 '자주국방' 이름 아래 국방과학 분야의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었으므로 여러가지 정황을 볼때  과학자들이 대우받을 수 밖에 없는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와 같은 일들이  정부출연연구소 및 특수 대학(원)(KIST & KAIST)를 중심으로 국가적으로 충분히 지원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당시의 시대적 요구 즉 '과학입국'이라는 경제개발계획과 관련한 산업 및 연구 인력수급, 그리고 국내외적인  정치환경에 따른  '자주국방' 이라는 두 축이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대우를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자들에게 천국의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이 전통이 정권을 잡은 80년대 초에 그동안  미국과 불화를 빛었던 박통의 유신정권의 '자주국방' 정책이 궤멸되면서 정부출연연구소의 대대적인 궤멸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대략 2000명정도 연구소에서 해고되어 기업으로 정부부서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이후에 과학기술자에 대한 대우는 정부의 구호가 어떻든 간에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대학 + 관계 + 경제계의 십자포화 속에서 서서히 무너져 내리면서 과학기술인 전체의 사회적 지위는 시간이 자날 수록 날개없이 추락하게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80년 이후에  정부의 정책은 '아무 개념없이' 유신시대의 '과학기술입국' 이라는 정책을 그냥 단순하게 받아드립니다. 그래서 70년대부터 불기 시작한 공대 만들기에 사립대는 물로 공립대도 너도나도 나서게됩니다. 물론 대학교에 다른 단과대학을 제외하고 공대나 이과대 만을 만들 수 있는 혜택이 주어졌지요. 

이때부터는 정말 과학정책이라는 것이 없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국가의 정부출연연구소에 대한  정책을 보면 국가의 정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노통시절인 1990년대 초에 노통정부는 북방외교 정책에 따라 소련과 수교에 힘을기울입니다. 이때 가난한  소련의 고르바초프는 친히 우리나라 제주도까지 오는 수고를 보이게된는데 돈 동냥을 온겁니다.  수교에 우리가 차관지원을 30억달러하게 되는데 (이게 수교댓가지요)  이 돈을  정부출연연구소 통폐합으로 만들었다는 '설'이 돌아다녔습니다 (뭐 그럴리야 있겠습니까마는 당시에는  설득력있게 돌아다녔습니다).  그대 과기처 장관이 '언론인 출신'인 김진현이란 사람이 었습니다. 
     

>2.현 상황으로 치닫게 된 데 공급과잉의 문제가 크다고 보는 견해가 어느정도나
>일반적인가요? 현재의 이공계기피상황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의견은 저로서는 조금 의외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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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급 과잉의 문제는 아니라고  단언합니다. 과학기술자에게는 희소성의 가치란 것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홈페이지의 '과학기술정책'란에서 제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3.그리고 이공계 기피문제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견해를 접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공계기피현상이 세계적 추세가 된 이유와 이러한 견해가 얼만큼이나 일반적인지도.. 알고 싶습니다. 
>
####
이공계에서도 3D와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공계 기피현상이 세계적 추세라고 하는 것에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외과의 지원자가 준다고해서 의사 기피현상이 일반적이라고 말할  수 있나요?

이들의 공통점은 다만 3D 기피입니다.

현대사회는 개인에게 주어진 자유와 권리를 '손쉬운 방법'으로 최대한 누리는 것이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에 우선합니다. 이게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농촌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는 것처럼, 농업국가인 호주에서도 역시 농촌 젊은이의 이직 현상이 문제가 됩니다. 이는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특수한 조건들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이를 세계적인 추세로 일반화 시켜 생각할 수 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기타 서구의 경우에는 외국의  인재들을 돈주고 가르치는 것이 마치 그나라에 이공계통 사람들의 지원이 없어 다른 나라 용병을 들여 오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잘 뜯어보면  '똘똘한 머리를 빌린다'와 '미국 이공계통 연구의 하부구조, 즉 시덥잖은 일을 담당케한다', 그리고 '잠재적인 식민지인을 만든다'로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4..이공계 기피현상의 문제를 논할 때 '인문사회계열 대 이공계열'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기 게시판이 그렇다는뜻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말이죠.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기피현상은 이공계열 뿐 아니라 기초인문학문에도 마찬가지라고 말입니다. 확실히 단순히 문과계열이 사회적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견해(일반적인)는 어패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문과내에서도 기초학문은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거든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인문사회계열 대 이공계열의 문제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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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열의 기피문제는 기초학문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를 이끌어가는 엘리트들의  구성 비'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인문사회계열 출신을 예를 들자면 물론 기초학문을 전공하여 엄청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걸 알고 있습니다. 이문제는 그런차원, 즉 국가의 기초학문 보호라는 차원에서 이야기 할 문제입니다.

그런데  많은 인문사회를 비롯한 문과계열 출신자들이  우리 사회의 '엘리트들 모두'를 점하고 있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기자께서 한번 장관이하 정부관료중에서 국장급 (부이관급) 에 이공계통이 몇명이나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까 ? 아마 인문사회계열 출신자는 그래도 몇명 있을 겁니다.


>
>5. 반면, 이공계열 내에서도 잘나가는(?) 분야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학교를 예로들면 정보산업대가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합니다. 저희학교 정보산업대는 컴퓨터관련응용 학과로 이루어져있거든요.
>이공계열 전반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기피문제에 직면하지 않은, 출신학자의 사회적 홀대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응용분야(이공계내에서)도 있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심각한 순서대로 줄을 세울 순 없겠지만 그 심각성의 차이가 비교적 많이나는 분야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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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기자가 생각하기에 그 분야 사람들이  졸업 후에 자기전공을 살려 직장을 잡으면  다른 쪽에서 생각하기에 상당한 액수의 연봉을 받기때문에 잘나간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한편 취직도 잘되고 말입니다.

문제는 그게 얼마나 가느냐에  있습니다. 물론 이공계통도 취직이 잘되는 과와 파리날리는 과가 있습니다. 문제는 잘나가는 과를 나와서 회사에 취직한 후에  어디가지 얼마나 가는냐 입니다. 특히 석박사를 받은 고급인력이 어느정도 '버틸 수'있느냐 입니다.

전공과 상관없이 이공계 고급인력이 대개 40대 초중반이면 이직 압력을 받는다면  구지 날나간는과와 그렇지 않은 전공을 나눌 필요가 있을가요 ?

>5.저희학교에서는 국내최초로 공학교육인증제(ABEEK)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희 공대학장님 말씀으론 이러한 공학인증제가 공대출신자들(적어도 본교출신이라면)이 사회생활에서 더 나은 위치를 보장받고 더 좋은 대우를 받게하는 데 큰 도움이 될거라고 하십니다.
>물론 이렇게 되려면 학교측이 더 노력해야할 것이라는 말도 함께 하셨지만요.
>즉, 이공계기피 문제와 공학출신자들에 대한 사회적 홀대 문제에 대한 학교차원의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정말 공학교육인증제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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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산자부 장관인가가 '대학의 졸업자에 대한 Warranty 보장' 이야기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전적으로 찬성할 수는 없지만 수긍가는 일면이 있기는 합니다. 대학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현장과 학교 사이를 줄이려는 학교의 노력 말입니다.

그게 뒷바침 된다면 학교차원의 인증제도가 실효가 있겠지요. 


>6.대학내 보직교수자리를 대부분 문과계열 교수들이 맡고 있어
>대학사회에서도 과학계열, 과학자 홀대현상이 나타나고있다는 의견도 읽었습니다.
>저도 오늘 학교 취재를 돌면서 그런 의심을 해보았던 차라 반가웠는데요, 만약 대학쪽에 계신 분이 계시다면 좀 더 구체적인 얘기 듣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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