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버 돌풍'...시장 90% '싹쓸이' 비결은

글쓴이
김하원
등록일
2004-06-1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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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모델이 품절입니다."서울 영등포의 한 대형마트. MP3플레이어를 사러 매장을 둘러보던 K씨가 '아이리버'를 보여달라고 하자 매장 직원이 하는 말이다.

좀 늦은 시간에 들러서 그런가, 직원 말에 따르면 그것도 아니다. "예약을 해야 합니다. 한 열흘 걸릴 거에요." 열흘 걸릴거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겠다. 거기서도 배송까지 열흘쯤 걸린다고 해서 못참고 직접 사러 나온건데..." 중얼중얼 혼잣말로 투덜거리며 K씨는 발길을 돌렸다.

다음날, K씨는 대학로에 새로 세웠다는 아이리버 전용매장 '아이리버존'을 찾았다. 내친 김에 오기를 부렸다. "내가 오늘은 사고만다."다행히 물건은 많았지만, K씨가 찾고 있는 모델이 안보인다. "아, 그 모델은 다 떨어졌구요, 예약을 하시면 일주일 정도 걸릴 겁니다. 그래도 여긴 전용매장이라 빨리 드릴 수 있는 거에요." 직원의 말은 친절했지만, K씨는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불황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K씨는 아이리버 제품이 국내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진짜 이유가 문득 궁금해졌다.

◆ 아이리버, 시장 '싹쓸이' 아이리버 '돌풍'의 현장은 곳곳에서 마주친다. 가까운 주변 매장 어느 곳을 들러봐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자. 인터넷 전자상가 다나와(www.danawa.co.kr)에서 지난 12일 MP3P 관련해 내놓은 보고서가 있다.

다나와의 DB를 이용한 300개의 연동 쇼핑몰의 5월 주문집계(온라인 주문 승인만 측정한 자료임)를 보면, 전체 MP3P 판매건수 가운데 무려 90%가 아이리버 브랜드였다.

MP3P 인기모델 순위에서도 1위부터 8위까지 모두 '아이리버 iFP' 시리즈가 싹쓸이했다. 다나와측도 "믿기 어려운" 결과였다.

삼성전자도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게임이 안되는 수준'이다.

아이리버 돌풍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인터넷전자상가 다나와 정세희 차장은 "아이리버 MP3P는 브랜드 아이콘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아이리버'는 MP3P 플레이어 시장에서 '보통명사'가 됐다는 얘기다. 정 차장은 일단 아이콘화에 성공하면 "상인들의 유통경로도 거기에 맞춰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아이리버의 아이콘화, 그것은 결국 마케팅의 힘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전자랜드21 관계자는 "현재 MP3플레이어 매출의 70%는 아이리버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리버 제품 자체는 삼성, 거원 등 다른 기업의 제품과 음질이나 조작기능에서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리버 제품은 브랜드 이미지와 디자인 그리고 감성 마케팅의 효과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GfK마케팅서비스코리아 강원민 연구원은 "아이리버는 MP3P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이용해 고가의 가격정책은 일관성있게 유지했고, 온라인 구전을 통한 효과도 톡톡히 봤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아이리버, "공격마케팅 멈추지 않겠다"◆

아이리버는 올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아이리버'의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총공세를 폈다는 얘기다. 실제로 작년의 5배에 달하는 마케팅 비용을 올해들어 쏟아붓고 있다. "중견기업인 아이리버가 '브랜드 마케팅'에 '올인'한 이유는. 당분간 MP3P시장이 급성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란 확신때문이다.

아이리버측은 "국내 MP3P 시장은 올해 100% 성장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해외의 경우 유럽, 일본을 중심으로 한국보다 더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MP3P는 이제 매니아 제품에서 휴대형 미디어기기를 대체해 나갈 생활용품으로 변신할 것이라는 분석, 이에 따라 본격적인 브랜드 싸움이 발발할 것으로 내다 본 것이다. 애플, 소니, 삼성 등 세계적인 '빅브랜드'와 경쟁에 기꺼이 나서겠다는 게 아이리버의 전략이다.

시장 전망에 대한 확신을 기반으로 '올인'에 들어간 것이고 현재까지 이 판단은 적중한 셈이다.

아이리버의 돌풍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코스닥에 등록돼 있는 아이리버의 모회사 레인콤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리버 돌풍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인 셈이다.

그러나 한 편에선 장기적으로 디지털음악 유통시장의 침체와 삼성과 애플 등 빅브랜드가 사활을 걸고 MP3P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등이 아이리버에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탄이 두둑한 삼성전자가 계속 마케팅 공세를 펼칠 것이고, 미국 시장에서 인기 폭발중인 애플의 MP3P가 국내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면 예측불허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대 실적 달성, "정점일까"◆

보수적인 비판론에도 불구, 현재 시장에서 아이리버 돌풍은 거침이 없다. 출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도 제품이 달린다.

레인콤은 지난 5월 월별 내수판매 실적이 10만4천412대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46% 늘어났다. 창사 이래 최대의 월별 실적을 거둔 것이다.

이래환 아이리버 대표는 "아이리버는 그간 국내 시장의 60%안팎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왔다"면서 "올들어 꾸준히 매월 7만~9만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5월에는 가정의 달 특수에 힘입어 10만대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레인콤은 올해 작년 매출의 80%가 성장한 4천123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또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57%, 54% 늘어난 545억, 413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아이리버=명품'에 도전◆

"아이리버는 신제품 출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동영상재생기능이 주력인 PMP, PMC모델을 7월 중에, 전자사전은 8월 중순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 중 위성 전용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MTV, WCG(월드 사이버 게임즈)와 공동마케팅, 지상파 드라마 '불새'의 제작지원 등 브랜드 노출 전략을 꾸준히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차별화된 TV 광고, 세계 명품 브랜드와 협력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MP3P 신제품을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와 연결시켜 '고급' 분위기를 연출하겠다는 '명품 MP3P' 전략을 진행중인 것이다. 아이리버를 다른 세계적인 브랜드 제품과의 동질감을 불러일으켜 소비자들에게 '아이리버=명품'임을 인식시키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의 '옙'은 아이리버보다 가격이 20%정도 싸다. 대기업 삼성이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중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이리버의 전략은 거침이 없다. '명품'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심화영기자 dorot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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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의 MP3CDP를 쓰고 있는데, 성능 면에서 불편을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내구성도 괜찮습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한 technical support 도 나쁘지 않고요.

오디오기기 잘 아시는 분들 중 이회사 제품에 대해 기술적인 측면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들려 주셨으면 합니다.

  • 배성원 ()

      호오... 후배도 하나 사서 들고 다니던데요. 내가 좀 보수적(?)이라 한 일년 있다 사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고거 참 인기가 대단하군요.

  • 99학번 ()

      낙원상가에서 콜트기타 흠집내는거처럼
    용산에서도 아이리버를 흠집내서
    다른 제품 팔려고 하는걸 느낀적이 있습니다.ㅎㅎ

  • 이민주 ()

      mp3는 기술자체는 별로 없습니다. 다만 깨끝한 음질을 얻기위한 아날로그 회로 설계단의 노하우와 디지털 EQ등의 처리등이 문제지요 그리고 금형기술과 무엇보다도 디자인입니다.

    명품과 어울려도 촌스러워보이지 않는 디자인이..상당히 어필한것 같습니다.  아무나 그런 디자인 만들어 팔수 있을것 같지만.

    실제 기업의 입장에서..일정 수준의 품질 제품을 만든다는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게 된다면 어떤 기업도 그만큼 클수 있습니다.

  • 이민주 ()

      삼성의 mp3도 자체 기술진이 개발한것이 아닌..중소기업에서 납품받아 파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리버의 품질이 더 우수할수 밖에 없겠지요..
    전문적인 기술인력을 쭈욱 보유 하고 있을뿐 아니라..
    안정 적인 연구 개발환경이 이루어지니..

    품질면에서는 삼성도 따라잡기 힘들것으로 보입니다.

  • 이민주 ()

      우리나라 대기업의 행태는 스스로 개발하여야 할 분야를..값싼 인력으로 대체되는 중소기업에 앵벌이 시키고..스스로는 상사의 역활만을 하게 되고....

    중소기업도 첨단 부품업체로서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IT인력 파견업체와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므로 기술 축적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대기업의 연구소에서는 실질적인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중소기업에서는 첨단 부품업체 체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만.. 요즘은 반대로 가고 있더군요..

  • 이민주 ()

      그리고 삼성이 플래쉬메모리를  가지고 원가 장난을 자주 치기 때문에..그것 때문에 요즘은 하드디스크 내장 MP3를  그에 대응하여 개발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대기업의 횡포는 여기서도 계속 됩니다.

    삼성이 열받으면 아이리버에도. 플래쉬메모리 납품을 아예 안해버릴 가능성도 있을듯 합니다.

  • 이민주 ()

      삼성에서 지금의 체제를 유지한다면 apple의 i-pod와 같은 디자인과 품질은 요원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걸 알아도 못고치죠..삼성은.."우리가 이따위로 경영해도 맨날 흑자나는데 뭔 개소리냐." 라고.    대놓고 직원들에게 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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