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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백약이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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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작성일2002-03-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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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국가에도 시장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거나, 또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심각한 문제가 예상될 때에 최소한의 안정장치라는 게 있거든요. 예를 들어 독점방지법, 최저임금제 뭐 이런 겁니다.

이런 법이 현실화된 배경에는 이런 법을 도입한 사람들의 노력도 있지만, 그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기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거든요.

당장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넒힐 수는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밑에서 포닥님이 어느 출연연구소 포닥은 1800 받고 일한다는 얘길하셨는 데,  이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먹고는 사니까 문제 없겠네" 이렇게 생각할까요?  "박사받고 그렇게 밖에 못 받으면 맨정신으로 연구가 될까?  좀 더 줘라!" 이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거죠.

어떤 연구소는 박사받고도 연봉 3천이 안된다.  같은 사람이 미국에서 일할 때의 1/4도 못받는 다.  이래서는 연구가 안되고, 우수한 인력을 모집할 수도 없다.  그런 좀 더 쓰더라도 맘편하게 일하게 해줘라.  이런 여론을 형성해야죠.

제 생각엔 사기업에 대해서는 이미 시장논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IMF 이후 한국 엔지니어들의 엑소더스가 있었죠.  이젠 한국에서 사람을 뽑으려고 해도 여간해서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내가 미국에서 어느 정도 받고 일하는 데, 왜 한국에 절반도 안되는 임금을 받고 돌아가야하나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거죠. (물론 산업별로 이런 예가 적용이 안되는 부분도 있을 텐데, 사기업보고 뭐라고 해봐야 소용없는 것 아닙니까?)  대만은 반도체를 처음 시작할 때, 미국 엔지니어들이 미국에서 받는 임금에 웃돈을 얹져서 데려갔습니다.  한국도 분야에 따라서는 이미 그런 일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대학, 연구소등 앞으로 과학과 산업의 기초가 될 곳이 정말 부실합니다.  출연연구소 박사가 3천 받는 다는 얘기듣고 놀랐습니다.  아무리 인력과잉이라도 헝그리 복서도 아니고 굶겨가면서 연구시켜서 뭐가 나오겠습니까. 

굶어죽는(물리적으로가 아니라 지적으로) 박사를 구제하기위해서라도 최저임금제와 같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합니다.  우리나라가 인공위성을 쏘고 싶으면 인공위성을 만드는 사람들을 팍팍 밀어줘야죠.  반도체 강국, IT 강국이 되고 싶으면 관련 연구자들을 팍팍 밀어줘야하고요.

지금까지는 이런 부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미국은 허접한 저질 코메디에도 허블망원경에 대한 뉴스가 다뤄집니다.  9시 뉴스에 매일 국외가 아니라 국내 과학계뉴스가 방송되는 분위기가 되야되는 거죠.  그러기위해서는 여기 오시는 분들이 모두 노력해야겠죠.  아, 과학계를 팍팍 밀어줘야 미래가 열리는 구나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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