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이공계의 위기- 속고 속이는 도박판

글쓴이
이공계2
등록일
2002-05-28 11:23
조회
4,6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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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구... 무슨 무슨 TTT 하는 것이 얼마나 않좋은 것이라는 걸 더욱 깨달으셨으리라
믿습니다. 더우기 무슨 첨단이라고 해서 미래산업에 선택과 집중 하는 것은 정말
막아야 합니다. 쉬운 말로 핸드폰은 못만들더라도 건설업 해외수주를 늘리는 것이
내실을 기하는데도 좋고, 실제 공부한 사람들의 장래를 위해서도 좋다라는 것입니다.
여기 사이트 게시판에 NT,BT 등등의 선택과 집중이 과연 옳으냐 하는 이야기와 유사하다고
하겠습니다.
몇가지 떠오른 소견을 써본다면..

1. 자연과학과 일부 공학논문에 대하여..
과학기술자 여러분이 사실 자신의 처지에서 꼭 알아야 하는 것은 과학과 기술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라는 점입니다. 앞글에서 처럼 많은 사기극(?)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물론 사기극으로 알려지다가 다시 각광받을수도 있지만), 이런 사기극(?)을 막으려면, 당장
사실 그 유명하다는 저널들.. SCIENCE, NATURE 등등부터 사기극의 근원으로 지목해야
합니다. 저 자신도 재현성이 없는 SCIENCE 논문 결과를 가지고 시간을 허비한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당시 논문을 발표한 그룹에 파견된 선배님이 실험의 진실을 알아 왔을땐 정말
미칠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쉽게 말하자면 이들 저널들도 실수가 있는 법입니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너무나도 대단한 아이디어로 실험결과를 특히 유명학자가 발표하면, REVIEWER들은 똑같이
실험을 해본다음 저널에 실어주는 것이 아니라, 개연성에 근거하여 논문에 실어줍니다.
즉 나중에 사실여부 문제가 터져서 결과가 엎어진 일은 셀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들 저널들은 이런 점을 인정합니다. 왜냐하면 상당수의 결과들은 혁혁한 일들을
해내었으며, 또 다른 상당수의 결과들이 불행히도 재현성에 문제가 있다라는 것입니다.
이런 점을 그런 저널들이 인정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시도에 그들은 더 점수를 주는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과학에 가까우면 (공대던 자연대이던)사실상
자신의 결과에 대한 재현성에 대하여 그다지 압박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이론에 근거한 discussion 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니 사기극이라는 과격한 말은 다르게 표현될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이런 저간의 상황도 모른체 첨단첨단 하니까 비전문가 과학기술자 그룹들이
무작정 달려들어 세월과 돈만 날린다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바람몰이식 무슨무슨 TTT 들은
안된다라는 것입니다. 이런 연구는 이론까지 뒷받침될만한 일부 대가 들만 해야 한다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2. 기술이란 무엇인지를 알자
기술이란 것은 이미 재현성이 확실화된 자연과학적 사실에 바탕에
실제 물건이나 용역서비스를 개발하는 작업 지식을 말하는 것이라 볼수 있습니다.
최근의 공과대학 상황은 상당히 자연과학대학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재현성에
의심이 되는 일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인데, 이는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런 재현성에 의심이 되는 일에는 조심스럽게 돈을 쓰면서, 기초 자연과학자들이
차분히 이론을 정립해 가면서 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는 그 시장성의 폭발력때문에 펀드가 상대적으로 많은 공과대학이
이런 일에 뛰어드는 경우가 현재의 상황이고, 선진국도 이렇듯 뒤죽박죽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공과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새롭지도 않고 비첨단이지만 기존의 산업에
해당하는 영역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부분들은 첨단이라는 영역의 그늘에 가려
펀드도 적고, 관심도 적은 편입니다. 이것이 바뀌어야 합니다. 기술력이라는 본질에
충실한 이런영역에 대한 지원이, 즉 현재에도 현금을 발생하는 굴뚝산업을 지원하는 일이
많아야 합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직장관에 입각하여 학생들 스스로 이런 연구를
게을리 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사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첨단에만 이목이 집중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메모리반도체를 만들지언정, 다리는 무너진다고 생각하고 역설해 왔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술이란 것은 무엇인지를 깨닫고 학생들 자신들도 첨단병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봅니다.

3. 자신의 연구에 대한 실용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한다.
사람들마다 과학기술에 종사하는 동기가 각양각색이겠지만, 자신이 지식과 실험결과를 알아냄으로서
당장에 사람들이 쓸수있는 연구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상당한 포부를 가지고 꿈을 먹고 사는 일을
하는가에 대한 자기반성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매우 어렵고 실용성에 뒤지는 일에 도전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면 다행이지만 모르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됩니다.
즉 시장성을 생각해봐야 하는데, 대개 각가정에서 쓸수 있는 품목과 대량생산의 용이함이
대박의 이유일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꿈같은 연구들에 대해 현실을 직시하자면,
ㄱ. 감자와 토마토가 같이 열리는 식물은 감자, 토마토 둘다 맛이 없다.
ㄴ. 액체질소를 각 가정마다 공급하지 않는한 초전도체의 대량 시장은 요원하다.
    (초전도체가 쓰이는 곳은 현재 고가의 분석기기(NMR 등등)이라고 보여집니다)
ㄷ. 조그만 잠수함이 혈관에 들어가 나쁜 암세포를 없앤다라는 것은 아직 먼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수술하는 것이 더 낫다)
ㄹ. 첨단 의약품도 한번 맞고 낫는 약을 만들면, 시장성이 적다
    (차라리 소화제를 개발하는 것이 낫다)
ㅁ. 항암제를 아무리 만들고 96 test well에서 암세포에 탁월하게 작용한다고 해도
    실제 암세포 덩어리는 섬유질로 각화가 되어있어서 약물의 효과적 투여자체가
    관건이다 (이점은 임상을 하는 의사들이 분자생물학자들을 순진하게 생각하는 원인임)
등등등 갖가지 많은 현실적인 점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대개의 과학기술자들이 자신들의 연구에 현혹되는 이유는 자신들의 경쟁상대들이
써내는 논문의 서문, abstract의 과장성에 기인한다고 생각됩니다.
즉 맨날 그런 논문을 읽고 자신도 그런 abstract 를 쓰면서 꿈은 더해져 간다고 봅니다.
사실 모든 해외 논문들이 더욱 그러한데, 여하간 과학기술자 스스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현실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수만명이 달려들어 한두개 대박이 터져서 될 일에 있는지,
아니면 기존의 탄탄한 기술력위의 학문을 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자신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상급학교 진학을 생각해야 된다라는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한두마디 써 보았습니다.
  • 임호랑 ()

      새로 이공인의 세계에 들어오시는 후배들께 꼭 필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끼리도 이런 부류의 얘기 조금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IEEE에 보면 전기전자공학분야에서도 첨단분야 즉 정보통신분야에는 인력이 과잉이고 굴뚝분야인 전기분야에는 인력이 부족해서 요즘엔 연봉이 굴뚝분야가 강세인 추세라는 지적입니다. 물론 결국은 시장이 모든 것을 설명해줄수도 있지만, 이런 시장의 자율적 조정에 기대기에는 기술인력의 양성과 수요에는 시차도 크고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시행착오할 여력이 적기 때문에 굴뚝산업 분야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상당부분 2년제 대학들이 이 역할을 해왔었는데, 요즘 이 분야도 첨단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서 글쎄...

  • 포닥 ()

      출판된 논문이 모두 진리가 아니라는 것은 이공인들보다도 정책입안자들이 먼저 알아야 합니다. 출판된 논문의 가장 많은 주제가 남의 논문 틀린것 찾아내기 이죠. 저도 여러번 그런 일을 한적이 있습니다. 권위있는 저널일 수록 엉터리가 많이 발표되고, 또 반박되어 교정되어 가지요. 하지만, 고의가 아닌 실수는 과학의 한 부분입니다. 그런 실수 덕분에 진리가 더 명확해 지는 것이니까요. 공학도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의 행복입니다. 논문 편수를 세면서 자기만족하는 것은 공학도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지요. 모쪼록 공학에 입문하는 분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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