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및 개선방안- 김가선님 보세요

글쓴이
고양이
등록일
2003-02-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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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게 많은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다소 장황하게 글을 적고자 합니다.

 1. 문제 정의
    장기적인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이공학이 많은 고등학생 뿐 아니라 대학생, 회사원들에게
    심각한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음.
    이 문제가 즉각적으로 개선되지 않을 경우 중국의 싼 노동력과 일본의 첨단기술 사이에 낀 한국은
  10년 안에 멕시코, 필리핀 수준의 후진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음.

 2. 현상들 (제가 체계적으로 조사를 할 시간은 없군요. 다만 사례, 일화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2.1. 고등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94년 당시 남자 고등학생 기준으로 70/30의 비율료 이/문과가 나뉘어졌음.
          '03년 현재 비율은 역전되었음.
          과고생들의 의대 집중현상
    2.2. IMF 이후 연구원 및 이공계 종사자들의 사기 저하
    2.3. 비슷한 노력을 요하는 다른 직종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낮은 보수
          이공계 석사 후 대기업 취업시 IT 종사자 평균 연봉: 2000~2700
          상경계 학사 후 금융계 취업시 평균 연봉 : 3200~3400
          약대 졸업 후 파트타임 약사 근무시 초봉 : 월 300~400
          이공계 박사 후 대기업 취업시 평균 연봉 : 3400 근방  (payopen 참고)
          의사: 더 말해 무엇하리...
          변호사: 할 말이 없음...
    2.4. 연구개발 국가 경제 기여도 상승 추세.
    2.5. 삼성전자 임원 승진자 평균 연령: 40대 후반 (임원이 되지 못하면 이 전에 짤림)
    2.6. 삼성전자 최근 국적 불문한 핵심 인력 스카우트 발표 (즉 국내 박사는 이제 쓸모없다는 뜻)
    2.7. 석사, 혹은 박사 후 재교육 기회 전무
    2.8. 94년도에 인터넷은 국내에 알려지지도 않았으며, 현재 인터넷은 한국의 정치를 바꾸었음
          95년도 CPU clock speed: 50MHz
          현재 : 1.2GHz  (도대체 몇배가 증가한건가??)
          -> 위와 같은 빠른 기술발전을 따라가느라 지쳐 죽을 지경일 것임...
                즉, 기술은 끊임없이 변하며, 너무 빨리 변해서 따라가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이
                요구됨. 책임있는 엔지니어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매우, 많이 큼.

    --> 현재 많은 수의 고등학생들은 이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음. Scieng의 공이 매우 큼

 3. 1차적 문제
    3.1. 국가 기여도 비해 낮은 보수 (본인 현재 연 26억 정도의 개선 프로젝트 마침)
    3.2. 노후 대책 전혀 없음 (공대나온 음식점 주인 및 닭집 주인 매우 많다고 함)
    3.3.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함 (본인 회사생활 3년차에 PC에 저장된 논문만 600MByte,
          전공서적 6권 독파. 특허 500여 건 검색. 독가스 누출 10회 이상. 더 말 안하겠음)
    3.4. 사회적 무시 (단무지=공돌이, 억울하면 너도 고시공부해, 누가 공대가랬냐)

  4. 근본적 문제
    4.1.정치부문
        박통 이후 공대생 양산 프로그램 진행. 현재 많은 수의 저질 공학도들이 양산되고 있음.
        따라서 현재 공급과잉 상태. '많은 보수를 줄 필요가 없다'
        또한, 공직 임용의 문이 좁은 상태임. 이공계인으로서의 장점을 공직 사회에 반영할
        길이 없음. (고시 공부는 이공계와 상관없음. 따라서 공학도가 사법고시 공부를 해서
        공직에 들어간든, 이공계인이라고 볼 수 없음.)
    4.2. 교육부문
        서울대. 실력에 의한 경쟁사회의 적. 포항공대, 카이스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별로 노력할
        필요가 없었던 학교. 공대 교육의 저질화에 상당한 기여를 함.(즉, 비 서울대인은 공부해도
        별 소용이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타대생들이 즐거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당화
        논리를 제공함)
    4.3. 기업
        재벌. "기술은 돈주고 사오면 된다" -> 김우중의 말
        현재 일본은 시장이 큰 중국에 기술을 팔고 있으나, 국내 기업에서 일하는 일본 기술고문
        들은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고 돈을 몇억씩 받음
        재벌은 기술적 우위에 의한 경영보다 자본의 우위에 의한 경영으로 국내 연구개발의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렸음. 자본을 제공한 자는 이 나라의 정치 모리배들임.
    4.4. 사회적 분위기
        기술적 개발에 있어서도 언론에는 회사의 대표, 연구소장 만이 소개가 됨
        정당한 노력에 의한 부의 축적으로 성공할 수 없음-비리와 부조리 만연
        오히려 정당한 노력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분위기
        법조인. 의사들에 대한 언론의 과장된 띄우기-각종 드라마를 보시길...
        공헌에 대한 정당한 평가 시스템 부재

  5. 해결책
    5.1. 이공계생 수급조절
        - 이공계 대학 구조조정
          -> 현재 대학으로 가는 국가 예산을 축소하고, 출연 연구소로 집중
                  공대는 너무 많아 말려죽일 필요가 있습니다.
        - 병역 특례 축소 (혹은 전문 연구요원 전직 요건 완화)
        - 이공계 수요 창출 (외국회사 연구소 유치, 출연연구소 확대)

          특히, 이공계인들이 활동할 무대를 넓혀주는 것이 중요함.
          외국으로 나가면 그 사람은 외국의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니 외국 회사일 지언정
          국내에 붙잡아 두는 편이 좋음. 전문 연구요원에 대해 전직을 '매우'자유롭게
          해 줄 필요가 있음. 다만, T/O를 개인에게 부여할 때 어떤 근거로 할 것인지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

          이는 이공계인들의 '제대로 된 몸값'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항임.

    5.2. 이공계 대우 상향 조정 (본인 회사에서 뺑이치는 엔지니어임. 대덕과 아무상관 없음.)
        -> 국가에서 민간부문에 관여하는 것은 옳지 못하므로 출연연을 통해 간접 공격 필요
        - 출연연구소 연구원 연봉 파격 인상 (50% 이상)
        - 출연연구소 연구원/행정직 차별 강화
        - 연구개발과 행정의 분리. 서비스, 지원 개념 강화
        - 민간 부문과의 스카우트 경쟁 (특히 국내 인력 중심으로)
        - 연구원 연금 및 재교육 활성화 (외국 기관과의 연계 하에 안식년 제도 도입)
    5.3. 정부의 장기적 과학/공학 전략 추진기구 활성화
        -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음. 단, 기술사들의 공직 임용을 늘여야 함
        - 현재 직/간접적으로 이공계와 상관있는 사람이 국민의 반을 넘을 것임...
        - 과학기술 전략 로드맵 작성 (매우 구체적인 사안을 중심으로)
        - 과학기술 관련 부처 상위 조정기구 신설
    5.4.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홍보
        - 황금시간대에 과학기술 관련 다류멘터리 방송
        - 생활에 가까운 '첨단'기술에 대한 이해를 위주로
        - 과학기술 홍보 광고 제작 (심지어 여성부에서 조차도 광고를 만들던데...--;)
    5.5. 재벌 구조조정
        - 더 말 안하겠음. 공인 정신보다 상인정신으로 돈을 벌어온 이땅의 재벌들 때문에
        이공계의 위상이 이렇게 하락한 것임. 또한 국가 경쟁력 역시 취약해 졌음.
        - 돈을 빨리 벌겠다고 핵심을 다 돈주고 사오니, 무슨 경쟁력이 생기겠는가~!!
    5.6. '많이 기여한 자가 많이 보상받는' 사회 시스템 구축
        - 의사/변호사 및 투기꾼등의 탈제자들에 대한 세무 조사 강화
        - 부의 세습 방지
        - 집단 이기주의 척결

  6. 이공계인들의 위상에 대한 측정 및 지표 모니터링
    6.1. 현재 과학기술의 결과물에만 관리의 잣대를 갖다댈 뿐, 이공계인들의 사회적 처우에
          대해 측정하거나 모니터링 하지 않고 있음.
    6.2. 사회가 과학기술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과학기술인들이 어떤 대접을 받고 사는지
          관리하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이공계를 유지,육성할 수
          있다고 생각함.
    6.3. 따라서, 이공계인들 중 몇몇 부류에 대해 소득수준, 사회적 위상, 생활수준 등을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안될건 또 뭔가??)
    6.4. 매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과물 및 과학기술인들의 위상에 대해 측정하고 평가해야만,
          국가의 장기적인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함.

  7. 첨언
    여기 전문인 포럼 대표분께서 자주 들르시는 것 알고 있고, 그분이 적은 글이란 것도 역시
    알고 있었습니다.
    매우 공격적으로 신랄하게 글을 적었는데, 당사자분의 반응이 제 기대만큼은 아닌 것 같군요.
    일단, '넌 참여도 안하는게 말이 많냐'란 대응에 대해
    '참여하기엔 내 삶이 너무 팍팍하다' 라고 답하겠습니다.
    네..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기에 아마도 이공계인들의 목소리가 작은지 모르겠군요.
    그러나, 비교적 살만한 현재 이공계의 선배들의 책임과 권한이 더 크지 않겠습니까?
    결자해지라고 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잘 살아남아서 대기업의 임원이 되고 사장이 되거나,
    혹은 교수가 되거나 한다면 한판 붙어볼테지만,
    연봉 2700으로 제 가족 셋을 부양하기엔 참 힘들군요.

    너도 참여하라.. 후후..
    좋은 말씀입니다. 작은 돈이나마 후원하고, 글이라도 많이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공계 상주기 프로젝트...
    그 논리어 허접함은 스스로 보시면 아실테죠. 본질을 꿰뚫지 못하는 어정쩡한 해법.
    그러기에 더 격분하셨는지도.

  • 고양이 ()

      이렇게 또 퇴근시간이 한시간 늦어지는군요.. ^^ 많은 지적 바랍니다. 이렇게 잰체하고 글올려보긴 처음이네.

  • 관전평 ()

      잰체라니요.  잘 읽었습니다.  이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겁니다.

  • 놀자박사 ()

      연구소 행정직들 월급은 연구직의 90%수준이며 동절기 4시30분이면 칼퇴근하는 행정직원들...구조조정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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