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출신이 핵심관리직에 있어야하는 이유.

글쓴이
인과응보
등록일
2003-02-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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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회식시간때 들었던 우스개 소리였다.

"(과학)기술자 출신이 사장이되면 회사 망한다." 이 말을하신 분 또한 이공계 출신이셨는데 그분의 뜻은 이러했다. "(과학)기술자들은 (과학)기술의 본질과 한계를 알기때문에 (과학)기술을 믿지않는다. 왜냐하면 직접 해보았으니깐... 하지만 위의 경영자들은 (과학)기술을 확신하지않으면 회사를 이끌어갈 수없고, 상품을 판매할  수없다. 자기가 믿을수없는 상품을 어떻게 남에게 권할수 있겠는가... 아니면 사기꾼이던가...  뭔가 알고있는 (과학)기술자들은 사장이 되면 소극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으므로 능력있는 경영자가 될수없다. 따라서 경영자는 뭘 모르는 사람이 해야한다..." 이 말은 옛 속담인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란 말과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그렇다.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사실처럼, 우리는 뭘 모르는 선무당들이 설치는 세상에 살고있는 것이다.

자동차를 관리해봤으면 엔진오일을 반드시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또한 공작기계를 조금이라도 다루어본 사람도 윤활유의 중요성을 안다. 정밀하게 제작되어서 대단하게 보이는 기계라도 눈에는 별로 띄지않는 윤활유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거나, 움직이더라도 금방 고장이 난다. 따라서 윤활은 여전히 중요 연구과제중 하나일 정도로 비중이 크다. 비유하자면 윤활유는 100% 완벽할것같은 시스템의 불완전성을 보충해주는 작용을 한다.

우리사회 시스템도 마찬가지이다. 또다시 반복된 참사사고에서 배워야할 교훈이 있다면, 우리 삶의 대부분을 지탱할 수밖에 없는 과학기술과, 그에따르는 법규란 것들이 사실 100% 믿을수는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것들의 취약성과 두려움을 교육받은 사람들이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윤활유가 시스템의 불완전성을 보충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과학기술의 취약성과 두려움을 알고있는 사람은 당연 과학기술을 배운 사람이며, 또한 책이 아닌 현장에서 근무해본 사람이다. 그들이 핵심적 위치에서 조언을 할수있을때, 우리사회는 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갈수 있을것이라 확신한다.

대구지하철의 핵심 관리자가 인간이 만든 시스템의 불완전성을 숙지하고있어서, 지하철 운전자가 마스콘 키를 뽑고 나갈때 한번만 더 지하철을 눈과 손으로 바라보도록 습관화 시켰다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생각해본다.  이제는 우리도 변해서, 겉으로는 쓸데없어 보이는 것들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뭐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우리삶을 지탱하는 과학기술을 마치 완전무결한 시스템인냥 국민들에게 선전하고 기만하는 행동은 과거역사의 유물이 되어야한다고 믿는다.





 
  • 임호랑 ()

      한마디로 이번 참사의 대책을 세우라면, '핵심관리직(시장, 국장, 사장 등)에 이공계를 앉혀라'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구성된다는 위원회 및 재난관리청의 최고위직에 이공계를 앉히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기술우위의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 최경환 ()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사회 곳곳의 안전기준을 "잘" 만들고 감독할 수 있는 능력이 정부에 있어야 하는것이겠죠...

  • 김세훈 ()

      물론 그 이공계인들이 그런 자리에 있으려면 관리 및 경영에 대한 마인드가 있어야 되겠죠.

  • 인과응보 ()

      맞습니다. 그런데 specialist를 generalist로 훈련시키는 것은 쉽지만, 그반대는 매우 힘들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렇다면 어떤출신들이 핵심관리직에 올라야하는지 자명해집니다. 미국,일본의 잘나가는 최고경영자중 이공계가 많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지요.

  • 이태경 ()

      ▶◀  無知 한 사람이 한글자 올립니다.

  • 이태경 ()

      경영자는 경영 마인드가 있어야 하고(돈 벌이를 잘 알아야 하고) 기술자 에게는 체계 혹은 기술,연구하는 자세가 필요 하다고 생각 합니다.

  • 이태경 ()

      경영은 경영자에게...........연구는 연구원에게...........단............확실하고 엄청난 투자????  지원이 필요 하겠죠. 오늘 모든 성과를 보일수 없는 여러분들 이기게.............말이 너무 많았나요.........미안 합니다.

  • 배성원 ()

      경영이나 연구나 항상 정보의 수집과 전문적 분석, 그리고 무리없는 의사결정 등이 핵심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세상 모든일이 다 그렇죠. 단지 스펙트럼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한 구석에서는 이런 기본이 안지켜지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경영자'라는 인간상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좀 있는거 같은데요. 경영마인드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있는 건 아니지요. 더군다나 불법적인 방법이나 비 상식적인 일까지 소위 경영'이라는 허울로 덧씌워서는 안될겁니다. 경영은 이공계의 연구작업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지극히 '상식적인' 직업영역이지요.

  • 배성원 ()

      우리나라의 종래 재벌 오너들이 때때로 '경영' 운운 하는것은 좀 의미가 다를거 같습니다.

  • 황인태 ()

      배성원님 말에 덧붙여서... 부도덕한 재벌이 있는데는 부도덕한 공무원, 정치인이 필수조건입니다. 결국 다시 돌아가 핵심관리직에 이성을 갖추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수 있는 사람이 골고루 분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두군데 실험삼아 또는 선심삼아 자리를 주어서는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사회 전반에 골고루 포진되기를 바랍니다.

  • 배성원 ()

      말씀하신 명백한 비리는 말할것도 없고요. 불법은 아닌데 '간행'이란 것이 경영자들의 머리에 많이 들어가 있으면 그것도 매우 곤란합니다. 옛날(?)의 무대뽀 식으로 밀어부쳐서 '빨리빨리' 해 치워야만 했던 시절의 추억에 젖어 있거나, 형님좋고 누이좋은 방식으로 두리뭉실 '우리가 남이가' 식 경영, 한보 정회장의 '니가 노가다를 아나?" 식..구태의연한 경영(?) 형태를 가장 '이익'이 많이 남는 경영으로 생각하는 꼴통 경영자도 있지요. 흔히 우리가 전문 경영인이라고 하는 사람은 경영에 오래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저런 구태에 물들지 않은 21세기의 세계기준에 맞는 경영자를 이야기합니다.

  • 배성원 ()

      오타: 간행 - 관행

  • 사색자 ()

      정주영이 경영학과를 나와서 현대를 키웠나요? 빌 게이츠는? 스티븐 잡스는? 경영대나 MBA, 경제학 박사 할아버지를 해도 경영에는 정답이 없는 것입니다. 안그러면 경영/경제학 박사/교수들이 주식시장에서, 회사 경영에서 전부 성공했겠죠? 따라서, "경영 마인드"라는 것은 general한 영역입니다. 이공계 인력이라고 해서 접근할 수 없다는 것도 아니고 경영학도에 비해 뒤쳐진 출발이란 것도 아닙니다. 인과응보님 말씀처럼 그 반대는 죽었다 깨어나도 맘대로 안됩니다. 기술자가 전문경영인이 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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