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풀고자 하는 문제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

글쓴이
Yong S Kim
등록일
2002-03-21 11:18
조회
4,5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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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 우리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우선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선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것들 중에 기억나는 것들을 열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공계 기피'
'낮은 과학 기술인의 경제적 처우' (다른 전문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처우라는 문제 포함)
'낮은 과학 기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산업 발전의 원동력 상실'
'전문연구요원 문제'
'짧은 연구원으로서의 수명'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풀고자 하는 문제는 '이공계의 인력의 질과 양이 현 추세대로라면 가까운 미래에 부족해진다' 인 것 같네요. 이 사실이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의 산업발전 (혹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과학기술로써, 이공계인들의 질과 양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라는 가정 혹은 전제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가정에 대하여 누군가 이의를 제기한다면 문제 자체가 성립되지 않겠죠. 예를 들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상경계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산업이나 혹은 판매기술이라면 이공계인들의 부족은 큰 영향을 주지 않겠죠. 또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공계인들의 양과 질보다도 자본이나 해외기술 수입등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보면, 문제 성립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이공계인들의 질과 양에 의해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중요하다는 가정에는 동의하신다고 믿습니다 (대응 논리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공계인들의 질과 양이 미래에 떨어지느냐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1. 우선 우수한 이공계인들의 해외 유출 문제
2. 우수한 고등학생들의 이공계 진학 회피의 문제 (의대, 한의대로의 집중만 생각해 보죠)
3. 이공계 진학 고등학생들의 자질 문제
4. 국내 이공계인들의 사기저하로 인한 태업의 문제

왜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게 되는지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1.1. 외국 (기업, 연구소, 학교) 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
1.2.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연구환경
1.3.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인식(?)
 
2.1. 의사나 한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
2.2. 의사나 한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적 안정성
2.3. 의사나 한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인식
2.4. 의사나 한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근무환경 (?)

3.1. 교차지원으로 인한 수학, 과학에 대한 능력 부족

4.1. 2.1 - 2.4
4.2. 계속적인 연구에 대한 지원 부족 (매니저가 되어야 살아남음)

이렇게 나누어 보니까 문제가 조금 명확해지는군요. ? 표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이제 몇몇 논쟁이 되는 문제를 선택해서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2.1. 의사나 한의사에 비해 낮은 처우 문제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다음의 사항이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2.1.1. 의사나 한의사가 처우가 너무 높다 (상대적인 개념이니까) - 제한된 공급, 수요자의 절박성, 등등.
2.1.2. 기업들의 연구개발비가 너무 낮다 - 산업구조의 문제
2.1.3. 대체할 사람들이 많다 - 이공계인의 공급과잉(?), 연구개발직의 절대적 수 부족, 전문인력이 필요하지 않는 연구개발이 많음
2.1.4. 병역특례요원들이 제 몫을 챙기지 못하면서 평균 처우를 떨어뜨림

여기에 대한 해답을 대강 찾아보면,

2.1.1. 의사나 한의사의 공급을 늘린다. (수요자의 절박성을 줄이기는 쉽지 않으므로)
2.1.2. 해답이 어렵네요. 기술집약적 지식집약적 산업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연구개발이 없는 기업의 자연스러운 퇴출, 등등
2.1.3. 이공계 정원의 축소 + 2.1.2 의 해답 (전문인력 필요한 연구개발이 많으려면 기술집약적 산업으로의 이행이 선행되어야 함)
2.1.4. 병역특례요원 수 축소, 혹은 처우 개선, 자유로운 이직 보장, 등등.

이런 식으로 문제를 분할해가면서 해답을 찾아보고, 해답들과 문제들 사이에 어떠한 conflict 가 없는지를 찾아보면, 좀 더 명확하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제가 제시한 분류가 MECE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한 분류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의 시작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문제에 대한 회원들의 인식을 같이한 후, 해결법에 대한 검토와 대안의 제시, 그리고 그 대안의 관철을 위해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어떤 것이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뒤따라야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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