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교육의 목표 -- 펜티엄이냐 ASIC 이냐

글쓴이
포닥
등록일
2002-04-05 07:22
조회
5,0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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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건
대학원 교육에서 배출할 석박사가 어떤 능력을 가져야 할까요?

박학다식하여 여러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할까요?
아니면 특정한 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도록 해야 할까요?

이것은 대학원 교육의 체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정책입니다.
공학의 경우에는 1980 년대말 부터 일어나기 시작한
concurrent engineering 이란 개념이 이미 보편화 되었습니다.
생산자와 구매자가 제품기획단계에서 부터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생산자의 입장에서 보면, 제품기획단계에서 부터 애프터 서비스를 생각하며,
행동해야 하고, 설계자와 제작자가 동시에 참여해서 제품을 설계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결국 현대 공학에서 요구하는 엔지니어는 이른바 만능-수퍼맨입니다.

컴퓨터 CPU 에 비유한다면, 범용 펜티엄과 같은 인재를 요구하는 것이죠.
특정용도로 특별하게 제작된 ASIC과 같은 인재는 현대 공학에서는 그렇게 각광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NT,BT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술에서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이제는 전공이라는 장벽이 사라져야 하는 시대로 변해가는 것이죠.

다시, 대한민국 대학원 교육으로 돌아가 봅니다.
교수마다 실험실을 따로 만들고, 따로따로 대학원생을 뽑습니다.
심지어 실험실과 실험실이 교수님들의 성향에 따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경우까지 있구요.
지도교수의 분야외에는 특별히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이제 대학원 교육과정이 어떤식으로 구조조정 되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할때가 되었습니다.
대학원 교육과정에도 퓨전이 필수입니다.
실험실을 통합하여, 여러교수가 함께 학생을 지도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석박사 과정을 통합하여 기간을 줄이고,
포닥과정에서 전문성을 가지는 형태로 바꿔야 합니다.


  • 소요유 ()

      옳은 지적입니다. 제가 그래서 수퍼바이저 & 어드바이저 제도를 '강제로라도' 두자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이건 양날 칼인데 연줄을 희석시키자와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자는 측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도교수는 만능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서 권위를 높이자는 것인지도 모르죠. 우라나라 대학원 연구실은 끊임없이 분화하는 암 세포분열과 같습니다.  문제는 그런 문화를 극복해야 하는데.....  그래서 저는 '강제'로  산학연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물론 끼리끼리 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래도 '영명한 지도교수' 하나 보다는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돌샘 ()

      외국의 수퍼바이저 & 어드바이저 제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수퍼바이저와 어드바이저의 차이점과 인원 수, 학생이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 대해 희망을 못 느낀다면 어떻게 시스템적으로 지도교수 전환이 되는지 등 말입니다.

  • 소요유 ()

      외국의 학생과 제자 개념은 '조훈연과 이창호'와의 관계로 이해하면 좀 맞을까 합니다. 학생이 박사학위를 받으면 지도교수와 동등한 '연구자'로서 대접받는 다는 점입니다. 이런 문화적 토양 때문에 다수의 수퍼바이저와 어드바이저를 두는 제도가 유지되는 지 아니면 그런 제도 때문에  문화가 생겨 났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소요유 ()

      미국쪽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호주의 경우는 전공마다 약간 다르긴 하겠지만 박사학위 과정에 들어가면  박사학위 테마의 성격에 따라  1~2명의 수퍼바이저를 두게 됩니다. 우리 식으로 하면 지도교수가 두명 정도 되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명을 제외한 수퍼바이저는 꼭 그 대학 교수나 연구원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 자기가 해보고 싶은 연구를 박사과정 동안 여러 명에게 배우게 됩니다. 이 외에 그 논문을 쓰기 위하여 어드바이저를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약 수퍼바이저가 한 명이라면  어드바이저를 꼭 두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어드바이저는 그 야말로  논문을 쓰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입니다.  이 역시 같은 대학일 필요는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자기가 속한 대학교수는 '명목상의 수퍼바이저'이고 실제 

  • 소요유 ()

      '수퍼바이저'는 다른 대학이나 연구소, 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좋은 연구자 여러 명과 일을 함께하니 (사실은 한명을 키우니) 능력을 갖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비슷한 구조를 갖는 것 같습니다. 제 분야의 경우에는  자신이 속한 대학의 학과 교수를 명목상의 지도교수로 하고  연구소 연구언이 실제적인 지도교수가 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즉 졸업생은 현장성이 뛰어나게 됩니다. 현재 정부출연연구소 쪽에서 학연과정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데 소위 SKY나 PKS들은 잘 안하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아직 정신을 덜 차린 것 같습니다.

  • 소요유 ()

      지도교수를 교체하는 경우를 제가 못봤는데 다만 둘 이상의 수퍼바이저 중에서 어느 사람과 좀더 자주 가깝게 토론하느냐로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지도교수 바꿨다고 해서 별로 문제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진행이 어느 정도 된 다음에 지도교수를 바꾸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겁니다.

  • 포닥 ()

      제가 있는 그룹은 교수 4+연구교수 1 이 학생들을 집단으로 지도합니다. 지도 교수라는 것은 펀딩소스의 과제 책임자일 뿐입니다. 모든 교수가 모든 학생을 지도 합니다. 논문 한편 쓰려면, 교수 5 명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 그룹에서 저널이나 학회에 논문을 내면 탈락율이 5 % 도 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는 교수들이 주고, 학생들은 연구를 하는데, 논문 교정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오류가 다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시스템의 생산성은 대단합니다. 현재로는 경쟁 그룹을 찾기 어렵습니다.

  • 류근호 ()

      기득권을 쥔 한국 교수가 피곤한 경쟁 시스템으로 가는 개혁에 동의할까요? 미국 연구 시스템이 좋은 것은 다 동의하는데, 어떻게 그 길로 접어드느냐가 숙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마키아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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