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할 때 시끄럽다고 펌프장 엔진을 껐다?

글쓴이
impala
등록일
2004-07-09 13:3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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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건
보고할 때 시끄럽다고 펌프장 엔진을 껐다?



 
"배수 펌프장 가동보다 보고가 더 중요하다" 전남 목포시가 태풍 '민들레' 북상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난 3일 현장을 방문한 전남지사에게 상황보고를 하면서 배수펌프장 가동을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용해동 남해배수 펌프장을 방문한 날은 지난 3일 오후 3시50분께. 이 시각은 목포지역에 시간당 64mm의 사상유례 없는 폭우가 쏟아진 직후로 목포시내 석현동과 용해동, 2호 광장 등 저지대 등은 이미 물바다가 됐다.

박 지사가 배수펌프장에 도착, 곧바로 목포시 부시장으로부터 피해 상황보고를받은 시간은 정확히 24분간. 박 지사는 근무철저 등을 당부한 뒤 30여분만에 펌프장을 떠났다.

그런데 이 시각 웬일인지 물바다가 된 저지대 물을 빼내기 위해 힘차게 돌아야할 배수펌프장의 모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목포시가 보고에 지장이 있다며 가동돼야 할 모터 스위치를 껐기 때문이다.

분당 2천34t의 물을 바다로 쏟아내야 할 500마력과 270마력 등 6대의 대형 모터는 멈춰섰고 같은 시간 목포시민들의 주택과 상가에는 물이 무릎까지 차오르기 시작했다.

김모(35.목포시 용해동)씨는 "단 1초도 쉬어서는 안될 배수펌프장을 보고를 한다고 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지사는 보고만 받고 다니면 물난리가 해결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시민들은 또 "침수피해가 잇따르자 시청에 신고 전화를 계속 했는데 어느 부서도 제대로 연결도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많은 간부들이 지사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모터가 가동될 경우 소음 때문에 도저히 보고를 할 수 없었고당시 빗줄기도 가늘어져서 가동을 잠시 중지했다"고 해명했다.

(목포/연합뉴스)
 

  • 배성원 ()

      뭔가가 목구멍에서 막 넘어오려고 합니다. (야 이 미친 개새X들아~~)

  • 사색자 ()

      제가 끄집어내드리겠습니다.

    "야, 개그와 다큐도 구분못하는 씁숑구리 이 미친 개새X들아!!"

    '매뉴얼대로!!'만 외치는 공무원이 매뉴얼에 적혀있지도 않는 일은 한 것을 보면, 지사에게 잘보일려는 공명심과 무지가 어우러져서 만들어낸 해프닝이군요. 판관 포청천시대때만 해도 개작두, 호작두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저희가 알 자르카위가 아닌 이상 이런 극단적인 처형방법은 지양하고, 간부급을 중징계해야함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 강동민 ()

      높은사람에 대한 과잉충성의 한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군대있을때 저런거 아주 많이 봤습니다. 높은사람 오면 요란떨면서
    부대치장하는거... 멀쩡한 상황판 뜯어내고 다시 만드는것.
    저는 주로 지통실에서 전선 정리하는 일 했습니다. 통신선로 깨끗하게
    모아서 묶고, 컴퓨터 전원케이블, 마우스선 이쁘게 정리했지요.
    오버가 심했죠.
    지금도 전선같은것만 보면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 강동민 ()

      제가 바랬던 진정한 군생활은
    효율적 업무처리를 위한 노력, 싸워이기기 위한 교리연구 및 실전적
    훈련, 간부들의 솔선수범.. 이런거였는데...
    실제로는 병사들 갈구고 쪼아서 어떻게든 마무리짓기, 연대장님께
    보여드리기 위한 전시적 훈련, 자기는 안하면서 우리한텐 이렇게 하라고
    협박하는 간부들..  이렇게 생활하다 왔습니다.

  • 강동민 ()

      전 공무원 사회에 대해 아는건 없지만, 역시 위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cantab ()

      알아서 기는자만이 출세할 수 있는 좋은 나라이다 보니... 내가 도지사였으면 침수된 지역가서 물퍼내는 일 도와줬을텐데. 브리핑하려고 일은 안하고 자리나 지키고 있던 넘들은 당연 죄다 잘라버리고... -_-;;

  • 한사람 ()

      ...

    한국 공무원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여실히 보여 주었군요. 이대로는, 아마 대책이 없을 것입니다.

    이 난관 돌파책은 한국 공무원의 슬림화( 전체 공무원 규모를 현재의 50%이하로 줄임, 단, 현장 인력은 예외로 함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배성원 ()

      저는 얼마전까지 이런 공무원의 근무태도가 일제하의 잘못된 관습과 관행이 청산없이 넘어온 까닭이라고 여겼더랬습니다. 그런데... 세대가 바뀌고 나서도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어처구니 없어지는 것을 보면 뭔가 더 근본적이고 태생적인 문제가 우리 사회에 도사리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정말 이대로는 가망이 없습니다.

  • 사색자 ()

      경쟁이 없이 큰 실수만 안하면 자리는 보전되는 시스템이 한 원인은 아닐까요? 공무원사회에 민간기업정도의 경쟁체제(즉, 짤린다라는 위협...)를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거의 짱돌맞아 돌아가시거나 혹은 사상 초유의 공무원 파업사태가 벌어지리라 봅니다만...

  • 한사람 ()

      ...

    공무원의 슬림화는 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추진할 수 있는데...

    이것이... 소위 정권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규모부터 줄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청와대 공무원 규모를 70%이상 줄이는 것 부터 시행해야 하고, 인권위/ 의문사위 등은 1~2명만 남기고 대폭 축소해야 하고, 중앙부처 공무원 규모는 60%이상 감축하고, 국가예산 지원으로 운영되는 관변 단체들은 대거 정리하고, 국책연구소도 실 연구인력을 제외한 부문은 역시 삭감 대상이고, 무엇보다 공무원노조 활동 등은 뿌리부터 뽑아야 할 것이니까...

    휴... 그런 일을 하려는 정권이 나올 수 있을지...


    공무원은 도덕성이 높은 소수정예 위주로 가고, 이공계 인력을 보충하고,( 왜냐하면, 이공계쪽에서 인문/사회계를 익히게 해서 성공한 외국 케이스가 있고, 이공계의 논리가 필요한 업무분야도 많음)

    그리고, 미국과 같이 "민간 정책연구소"들을 육성하여, 현재 공무원들이 탁상에서 수행하는 일의 상당한 부분을 민간 정책연구소들로 하여금 수행케 하는 것임. (물론, 민간 정책연구소들 사이에는 실력/실적 위주의 경쟁.협력체제)

    위와 같은 개혁( 이런 것을 개혁이라고 함)에 예외는 없음. 물론, 국방부도 국정원도 포함되어야 함.

  • daddlee ()

      뭐라 해 봤자인 사람들입니다. 관행과 책임회피에 쩔을 때로 쩔은 사람들인데. 까놓고 느네들이 조용한 펌프만들면 되잖아 할 사람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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