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중학생의 아버지 입니다.

글쓴이
이봉춘
등록일
2002-06-29 12:38
조회
4,459회
추천
1건
댓글
18건
아버지 된 사람으로서 아들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는 이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겁니다.
저도 가능한 공부하란 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녀석의 행동을 그냥 좌시만 하기에는 부모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과도 같아서...

 녀석의 꿈은 생명공학자 랍니다.
제가 보기엔 녀석의 능력을 벗어난 불가능에의 꿈이지요.
저도 이공계(전기공학) 출신이고 현재도 이공계에서 종사하는지라 이공계의 문제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사람이지만, 녀석이 원한다면 어떤 이공 직종이라도 허락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공인의 길, 아니 어떤 길을 원하던 기본바탕은 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 기본이 형편없으니 부모 된 저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공부하란 소리도 하고, 격려도 하고, 꾸지람도 하지만 녀석은 저의 말에는
도무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오직 잔소리로 생각하고 있군여.

 생각다 못해 이곳 싸이엔지와 한토마의 학력 차별화, 이공인 기피란을 소개해 주고,
현 사회현상을 몸소 느껴서 뭔가 생각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답니다.

사실 저의 속셈은
<사회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며 그 차이는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크다.
공부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왜 공부를 해야만 하는가?
공부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그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그리고 네게 가장 알맞는 공부 방법은 무엇인가?>
를 글이나 조언을 통하여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는 것 입니다.

아래 연구원님! 아들녀석의 질문에 조언하여 주심 감사합니다.
예전에  "게임을 그렇게나 하는 이유가 뭐야?" 라는 질문에
녀석 왈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 게임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하고
답변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기특하게 생각하고 컴학원에 보낸적이 있죠.
과연 가능성이 있는가 예의주시하며 지켜보았지만 그냥 핑계였습니다.
프로그램이나 해킹, 컴운용, 문제해결, 하드웨어, 보수 무엇하나 관심이 없더군여.
소위 게임도사라는 녀석이 정작 알아야 할 것은 40대 중반인 저 보다도 훨씬 못하군여.
얼마전 컴 사용을 금지 시켰습니다. 음_ 잘 하는 것인지...   

여러 이공인 여러분! 제 아들녀석에게 진솔한 조언 많이 부탁 드립니다.
여러분의 경험과 방법, 요령 등등 어떤 것이라도 도움 될 겁니다.
 
  • jang ()

      직접 맞부딪히는게 최고죠, 두번째로 좋은건 책을 통한 거고요.. 그냥 아버님께선 다소 힘드시겠지만, 직접 잔소리 하는 것 보다, 아이가 직접깨우치는게 최고입니다. 그걸 도와주세요.. 억지로 이거 저거 시켜봤자, 애만 혹사당 합니다..

  • 글쎄요 ()

      글쎄 좋은 답변을 못드려 죄송합니다만, 한가지를 시키는것보다 먼저 다양한 관심을 갖게끔 유도하는것도 좋을것 같은데요. 게임에만 빠져있는것은 확실히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다양하게 세상을보면서 사고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어야 하는데, 게임에만 빠지는것이 현실도피적인 것인지도 알아보아야 할것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특히 연구하는사람은 동기부여가 없으면 정말 하기 힘듭니다. 저도 가끔씩 연구하다가 슬럼프에 빠지고 동기부여가 잘 안될때면 정말 미치죠. 정말로 과학하려면 인내심이 있는지 살펴보아야합니다. 제 생각에는 먼저 며칠 아드님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관심을 다양하게 유도하는게 좋을것 같군요. 

  • 공대생 ()

      중 2한테 공부 부담을 주는 것은 별로 안 좋아 보이네요...그냥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잔소리 약간만 하시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두들겨 패면서 시키시면 됩니다 ^^;  가급적이면 의대 치대 이런 쪽으로 보내는게 좋구요..

  • 연구원 ()

      먼저 훌륭하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부모로서 생업에 종사하느라 아이교육은 엄마에게 맡기는 것이 거의 대부분일텐데.. 음 아버님도 이공계 출신이시니 말씀 안드려도 잘 아시겠네요. 당장 돈되는 것만 벼락 투자해서 본전 뽑으면 빼는 것이 우리 업계의 현실이며, 출연연도 그런 추세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라는 직업은 대한민국에 존재할 수 없는 직업이 되가고 있네요. 한국의 과학자라는 분들.. 제가 보기엔 과학자 아닙니다. 그냥 엔지니어나 개발자에 가깝겠죠. 아드님이 진정한 과학자가 되기를 소망한다면, 조기 유학을 보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본인이 싫은데 억지로 시키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다면 심사숙고해보심이..

  • 연구원 ()

      실제로 한국에선 산만하고 놀기 좋아하던 아이들중에도 캐나다나 미국 조기유학가서 상당히 높은 학업 능력을 보이는 아이들이 종종있읍니다. 한국은 과학자의 씨앗을 키울 그릇을 보유하지 못한 곳입니다. 하드웨어는 있을지 언정 잘 운영을 해나갈수있는 지도자가 거의 없읍니다. 히딩크가 없죠 ^^

  • 연구원 ()

      만약 한국에서 계속 키우실 생각이시라면, 과학자 시키는 것은 포기하시는 것이 좋으실 듯 싶네요. 저는 중학교때부터 컴퓨터에 미쳐 살았고, 컴퓨터만 있으면, 돈없어도 좋다고 생각했을 정도지만 지금은 솔직히 후회하고 있읍니다. 대부분 선후배, 동기들도 다 그렇죠. 아마 아버님과 아드님 모두 후회하실것으로 사료되네요. 차라리 다른 분들 말씀데로, 한국에서 키우신다면 의대,치대,한의대,약대등이 차라리 훨씬 나을 것 같읍니다.

  • 준형 ()

      제 얘기 처럼 들립니다 :)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군요, 제가 그런 시절을 떠올릴 수가 있다는게, 이제 학부 4학년 됩니다, 컴퓨터응 86년 부터 만져 봤구요, 이것 저것 안 해 본게 없고,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 내내, 컴만 좋아라 하고 살았습니다. 지금 전공은 화학입니다. 대학원은 물리화학을 생각 합니다만, 남들이 그러더군요, 컴 좋아 하니깐 그거 계속 해 보라고, 해봤죠, 아~, 왠걸 그렇게 싫어하던 수학이 딱, 걸려버리더군요, 그렇게 1학년을 전공을 못 정한채로 떠돌다가, 지금은 화학과 수학을 전공 합니다. 늦게 철들었다고 해야 하나요, 대학을 미국에서 다니기에 전공을 그렇게 바꿀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저에게는 참 좋은 경험 이었습니다. 적성이란게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만들어져 나가더군요

  • 준형 ()

      요점이 없는 글로 흘러 갔는데, -_- 좋아 하면 그냥 시켜 보세요, 얼마나 하나 아니면 선의의 경쟁 비슷하게, 주위에 프로그램 잘 하는 친구가 있으면 같이 이것저것 해 보는 것도 좋고, 동기유발만큼 중요한게 없었던거 같네요, 또 잘 하는 만큼 인정을 받게 됐을때 그 성취감을 느끼게 해 주면 좋을텐데, 하여튼 좋으신 아버지 이십니다. :)

  • 준형 ()

      아, 참고로 그렇게 12년을 쏟아부었던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지금 제가 공부 하는데 정말로 도움 됩니다, 중2때 C+ 인가? 시작했었습니다. :) 실험할때 C 나 JAVA 로 프로그램 짜는데, 전 도움 되고 좋습니다.

  • 이봉춘 ()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은 저도 8비트 시절부터 컴을 즐기고 베이직부터 공부했답니다. 그리고 현업이 전기전자제어이니 만큼 컴 관련분야에 어느정도는 지식이 있답니다. 이러한 제게 있어서 아들녀석의 행동은 사실 제 눈에 차지 않지요. ^^제 욕심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40대 중반) 이공인의 길을 걸어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초 입니다. 기초가 단단하면 어떤 환경하에서도 금방 적응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이봉춘 ()

      기초는 차근차근하게 다지는 것이 정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 아들녀석도 초등,중등,고등... 착실하게 다져나가길 원하지만 음...

  • 한철종 ()

      제 중학교 시절이 생각납니다. 국민학교때부터 미쳐있던 MSX 컴을 가지고 베이직을 배우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제 기억으론 "논리, 로직" 을 최초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확실히 컴퓨터를 배운다는 것은 기존 학교교육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것을 배울 수 있게 해주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교육이 아닌, 게임을 하는것은 약간의 지능발달에는 도움이 될 지 몰라도 어느 이상 빠져들게 되면, 마약중독과 똑같습니다. 제가 경험해봐서 압니다. 앞에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싫을때, 이것저것 핑계를 대면서 게임을 하는거죠. 그렇게 도망가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제대로 끝낼 수 없습니다.

  • 한철종 ()

      만약 자제분에게 게임이 그렇게 좋다면, 게임으로도 먹고 살 수 있으니 하루에 8시간식 게임을 해서 반 최고가 되고, 학교 최고가 되어 보라고 권해보시겠습니까? 저역시 프로게이머를 지향하며 학업전폐하고 스타크래프트에 매달린적이 있는데, 결국 스타크래프트로 국내최고, 세계최고가 된다는 것은 공부 열심히 해서 박사학위받는것보다 수천배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게임이든 만화든, TV 든, 스트레스 해소로 잠시 사용된다면 약이지만 도피처로 사용되어 중독된다면 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소견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제자분의 앞길에 많은 행운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꾸벅

  • 이봉춘 ()

      한철종님 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아들녀석 님의 글을 읽고 큰 소리 팍팍치더군여. 뭐 국내최고는 자신 있다나? 하긴 스타에서 이기석씨나 임요한씨 같은 분들과 맞짱뜨던 녀석이니... 오늘 수원화성을 다녀왔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집으로 가는 길에 서점에 갔었죠. 읽고싶은 것 마음대로 골라라고 하였더니 수학이랑 과학관련 서적을 선택했습니다. 음... 두고 봐야죠. 작심삼일이 되지않길 바랄뿐. 

  • 한철종 ()

      우와, 자제분이 그렇게 스타 잘하는줄 미처 몰랐습니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는데요. 스타든 게임이든 국내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재능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자제분이 그런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렇다면 그런 재능과 노력을 게임에 쏟아붇는지 의문을 가져 봅니다. 막말로, 프로게이머들 연봉 아무리 해봐야 3000 겨우 될까 말까로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어떤일을 해도 국내최고가 된다면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이 받습니다.

  • 한철종 ()

      프로게이머란 직업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재능과 꾸준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인재라면, 앞으로 어떤 일을 해서 먹고 살지에 대해서도 현명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것이죠. 세상도 스타크래프트 비슷해서 자기가 하고싶은 플레이 한다고 알아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맞춰 요구되는 테크트리를 타고, 유닛을 뽑고 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중학생이시라니 아직 많은 기회가 있고 많은 시간이 남아 있겠네요. 스타크래프트에서 자신의 부대를 가지고 전략 전술을 행하듯이, 자기 자신에 대해 전략 전술을 행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부지런히 미네랄 캐듯이 밥먹고 건강을 유지하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테크트리를 올려 할수 있는 능력치를 올리는 것입니다.

  • 한철종 ()

      그리고 그런 모든것이 실시간으로 친구들과 경쟁하면서 하고 있다는걸 깨달아야 하겠죠. 잠깐 마우스질 쉬는동안 적군은 자기를 깔아뭉갤 칼을 갈고 있다는걸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합니다. 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고, 자제분이 게임하는 동안, 미래의 경쟁자들은 꾸준히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다보니 횡설수설이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제 주위에서 보면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친구들보다는 게임같은 것에라도 집중할 수 있는 친구들이 결국 다른 분야에도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자제분도 그런 집중력을 가지고 있는 뛰어난 영재라고 생각됩니다. 더 늦기전에 자신의 인생의 빌드오더를 세워보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 이봉춘 ()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녀석에게 미련을 갖는 것도 바로 그 집중력 때문입니다. 아들녀석 윗 글들을 보고 많이 느낀 것 갑습니다. 다시 한번 글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타분야진출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327 답변글 답변 감사드리구여, 질문인데요.~~ 금융 07-06 4109 0
326 답변글 [re] 답변 감사드리구여, 질문인데요.~~ 윤하용 07-06 3908 0
325 어느.. 부산의 한고딩의 ... 고민.. 댓글 14 임동현 07-01 3950 0
324 답변글 '꿈★은 이루어진다' 댓글 3 유학파 07-01 3888 0
323 의대 정말 앞으로 괜챦을까요? 댓글 26 수험생 06-30 5148 0
322 한의대를 준비하신다는 분들께 충고한마디 올립니다. 댓글 18 한의대생 06-29 13421 1
열람중 아래 중학생의 아버지 입니다. 댓글 18 이봉춘 06-29 4460 1
320 중2인데요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답변좀.... 댓글 10 중학생 06-28 4222 0
319 답변글 [re] 중2인데요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답변좀.... 1 07-06 3340 0
318 기술영업이 도대체 뭔지 제발 가르쳐주세요^^ shower 06-28 6720 0
317 답변글 [re] 기술영업이 도대체 뭔지 제발 가르쳐주세요^^ 배성원 06-28 4717 0
316 여름 1 댓글 14 김용국 06-26 4128 1
315 변리사 vs 회계사 댓글 8 설공 06-21 12140 1
314 답변글 수평적으로 사고를 넓히시길 댓글 4 사연생 06-22 5063 0
313 제 생각 댓글 3 조언자 06-20 3880 1
312 기계공대 지망생 댓글 18 프뤼진 06-20 4579 1
311 한국 사람이 미국 방위산업체에 취직할 수는 없나요? 댓글 8 공대만세 06-17 13398 0
310 아~ 발을 잘못 들여놓은거 같습니다 댓글 12 electronics 06-16 4760 2
309 [q] 광통신 쪽으로 댓글 1 J. H. 06-12 3683 0
308 제 진로? 댓글 15 jang 06-12 4587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