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를 준비하신다는 분들께 충고한마디 올립니다.

글쓴이
한의대생
등록일
2002-06-29 13:40
조회
13,4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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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건
글 108,107, 93, 87등을 비롯해서 다시 "그냥 한의대나 가야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글들이 많은데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이글은 짧게나마 공대를 재학하고 현재 한의대에 재학중인 제가 진심으로 충고의 뜻에서 쓰는 글이니, 한의대(기타 의대,치대)를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참고하십시요.



1.학부생이라면 도전할 가치는 있다고 생각하나, 30대 이후라면 말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한의대도 전문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2009년 1월 1일부터는 한의계도 "전문의 표방"됩니다. 한의계에도 총 8개과(한방내과/한방부인과/한방소아과/한방재활의학과/한방신경정신과..등등)으로 표방을 허용하게 됩니다.
즉, 한의대는 이제 "6년만 마치고 땡이다."가 아닌, 실제적으로 "6+1(인턴)+3(레지던트)=10년제"가 되는 것입니다.



2.그래도 준비하시겠다면 성공가능성과 6년간 학비충당여부를 가늠하십시요.

2.1.성공가능성

최근 2년간 한의대에 문닫고 들어가는 컷트라인이 2.0%대(자연계 기준)입니다.
요새는 의료계열의 점수가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서 당분간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스스로 "1년"이라는 수험생활을 해서 이점수대가 나올 수 있을 것인지 한번 가능성을 타진해보십시요. 자신감이 있다면 도전하셔도 좋지만, 성공은 반드시 자신감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2.2.6년간 학비충당여부
실제로 저희학번에서도 공대졸업하고 연구소에 있다가 오신형님, 학원강사하다가 오신형님들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이제 5~6년의 생활을 하시다보니 정말 힘들게 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형수님께서 보험회사 다니시는 분도 계시고, 형수님께서 개인지도, 과외아르바이트해서 고학하시는분들도 많으십니다.

한의대는 국립이 없어서 대략 한학기 등록금이 320~340만원이며 유급없이 6년만에 졸업한다손 치더라도 4000~5000만원정도가 소요됩니다. 기타 책구입비나 잡비등으로 이보다는 훨씬 많이 소요됩니다.

2.3.기타 미혼의 경우..결혼문제
실제로 공대졸업하고 오신 형님들은 이제 30대를 훌쩍 넘어서 버렸습니다. 문제는 빡신 공부때문과 현재의 신분때문에 결혼하신분은 몇분 안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걔중에서는 결혼하신분도 계시지만 대부분 입학하기 전부터 사귀던 여자친구와 결혼하는 케이스가 전부입니다. 한의대 들어온 이후 사귀어서 결혼한 경우는 아직 못봤습니다. 만약 미혼인 남자나 여자 공대생은 이점도 염두해주십시요.


3. 공부가 나한테 맞는가? 평생 학문으로써 살아갈 자신이 있는가? 도 따져봐야할 것 같습니다.

한의학은 복잡계적 상황때문에 현재까지 알려진 메커니즘이 많지 않고, 의학이지만 자연과학에 기반하지 않고, 동양철학에 기반한 페러다임에 의해 자연과학적으로 설명되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때문에 자연과학의 패러다임이 두뇌에 박힌 공대출신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문제점도 많습니다. 물론 더욱 열심히 공부하시는 공대형님들도 계시지만, 도중에 학문적 열정이 식어서 대충대충 "졸업이나 하지 뭐~!"하면서 수업도 안나오시고, 시험만 대충대충 넘길려는 형님도 적지 않습니다.

한의사로 사는 이상 한의학이라는 학문을 평생 살아가야할텐데, 이점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한의대를 생각하시는분은 적어도 한의학 관련서적 두어권정도 읽어보시고, 학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고 도전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외에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글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이 계시면 아래 리플달아주십시요. 다음번에 들릴때 리플이 있으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p.s.혹시 내용중에 공대생들에게 무례한 내용이 있으면 너그럽게 이해해주십시요.


  • ozbbq ()

      공대졸업하고 한의대 가신 분들중에서 한의학이 정말 좋아서 가신 분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의 생활에서 미래가 어두우니까 청춘의 몇 년을 한의대에 베팅한거죠. 저도 음양오행을 좀 공부해본 적이 있는데 공학적 사고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더군요.

  • 공돌이 ()

      공대 졸업하고 다시 수능 보는 사람 중에 님이 열거하신 정도의 문제가 정말로 문제가 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님 혹시 한의대생?

  • 공돌이 ()

      앗 지성...다시 읽어보니 공대졸업하고 지금 한의대생이신 분이셨군요...그럼 아실만한 분이 왜 저런 글을 쓰셨는지 궁금...-_-;

  • 공2 ()

      재진학하는 문제의 핵심은...돈! 이겠죠...그 문제만 풀린다면야 적성, 결혼 같은 거야 다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뭐, 적성이야 공부 잘하는 사람이면 뭘 해도 될터이고, 한의사 부인되면 잘먹고 잘사니 여자들이 줄을 설테고...

  • 학생 ()

      공도리 부인되면 보험설계사되어 생활비를 벌어야 되겠죠.

  • 연구원 ()

      제 주변에 보면 요즘 이공계직업을 가진 남편과 부인사이에 이혼률 급증입니다. 최근에 2쌍 이혼 ㅋㅋ

  • 배성원 ()

      하옇든 졸업하면 선봐서 개업 + 5억이라고 합니다. 제 주변에 그렇게 선본 여자 집안이 있었는데....다들 그렇게 한다던데요?

  • 지나가다 ()

      하여튼 요즘 공대는 거지떼 양성소라고 생각됩니다.

  • 리플 ()

      전문의 제도는 몇학번부터 시행되나요? 그리고 그전에 있던 한의사분들은 어떻게 되죠... 다시 시험보나요?

  • 관련자 ()

      전문의 시험은 벌써 시행되었습니다. 그전에 대한 유예조치에 관해 진통중입니다. 개원비용+5억은 말도 안되는 말입니다. 설사 그렇다고 쳐도 그건 결국 처갓집 노예가 되는겁니다. 세상에 거저가 있겠습니까?

  • 공돌이2 ()

      위 공돌이님 말씀이야말로 무슨 소린지....

  • 공돌이 ()

      30 다 되서 공부 시작해서 40 가까이 되서 개업을 겨우 하는데 누가 개업 + 5억 주면서 시집옵니까? 돈많은 과부나 오지

  • 공돌이2 ()

      바로 위의 공돌이는 접니다. 잘못 썼어요.

  • 공돌이2 ()

      설사 과부라도 건진다면 다행이지만 그동안 데이트 한번 해줄 여자라도 있을까요? 노땅 학생에게 ?  전 첨 글 쓰신분의 말씀에 동의 합니다. 참고로 전 한의대에 전혀 관심없습니다만 저 또한 석사 + 전문연 이후에 다른 길(고시)을 걷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나마 고시가 가장 빠른 막판 뒤집기 더군요.

  • jang ()

      다 대학원으로 바꾸어야 할 듯.. 그리고 공대/자연대->의/치/한의 대학원으로 바꾸어야..ㅎㅎ 의사가 되서 돈 벌려면 고생 무진장 시켜야져.ㅡ.ㅡ;; 군의관 말고 보건의 같은 것도 한 5년으로 늘리고..

  • mhkim ()

      솔직히 공대다니다가 학문때문에 한의대 간 사람이 있나요? 돈벌러가고, 노후보장으로 가지 학문때문에 가는 사람은 본적이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40까지는 한의대를 졸업해도 손익분기점을 충분히 넘길수 있을것 같은데요... 2-3년만 하면... 본전 뽑는것은 문제도 아닐듯... 한의대 많이 가세요.(솔직히 똑똑한 사람이 가기에는 낭비라고 생각되지만 우리나라는 똑똑한 창의적 인재가 필요없는 나라이니...)

  • 거북이 ()

      울아파트(방배동) 상가에 한의원이 2개있었는데..드뎌 하나 망했습니다..제가 한의원을 두곳 모두 다녀봤는데.. 한곳은 정말 파리만 날렸죠.. 쩝..그 한의사아저씨 좀 어벙해서그렇지 정말 착했는데...

  • 거북이 ()

      요새 유심히 차타고 가면서 거리를 보면 주거지라고 분류되는 상가에는 어김없이 한의원이 하나,혹은 두개 들어섰더군요..그런거 보면 전 별로 경제적인 면에서 그분야에 매력을 못느끼겠더군요..차라리 월급쟁이 의사인 매형이 편해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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