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외국기업 한국R&D센터 성공시대

글쓴이
박상욱
등록일
2002-08-0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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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은
http://www.donga.com/fbin/output?f=totalb&code=b__&n=200208040112&curlist=90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프까지 잘 되어 있군요. 역시 고급 이공계인력이 있어야 외국기업도 들어오는거죠. 없으면 안들어옵니다. 역시 우리나라 과학기술인의 대우는 저평가되어 있습니다. 기사 뒷부분을 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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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포커스]외국기업 한국R&D센터 성공시대


모토로라는 세계 2위의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중 가장 잘 나가는 모델로 손꼽히는 ‘타폰’은 모토로라가 1997년 한국에 세운 휴대전화개발연구소(현재 디자인센터) 등이 개발한 것이다. 이 모델은 2000년 5월 미국과 남미 시장에 수출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000만대가 팔리며 모토로라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15%에서 18%로 끌어올렸다.


세계 1위의 엘리베이터 업체인 미국 오티스의 한국법인 LG오티스는 자체 개발한 에스컬레이터용 구동기를 올해부터 ‘기계산업의 고향’이라는 독일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4월 60대를 처음 선적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간 3000대(1000만달러 상당)를 독일 오티스에 공급한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가 만드는 굴착기는 한국 업체들이 만드는 다른 굴착기에 비해 미국 시장에서 2배 가까운 가격에 팔리고 있다.


자동제어시스템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하니웰은 1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연구소를 폐쇄하고 연구개발(R&D)센터를 한국으로 이전했다.


쓰리엠은 한국에 ‘아시아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를 세워 디스플레이 부품 분야의 아시아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본사에서 개발한 기술로 한국에서는 생산만 하고 있는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들과 달리 한국을 ‘기술 개발의 거점’으로 삼고 있는 외국 기업들이다.


이들이 한국에 R&D센터를 세워 성공을 거두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한국 기술력에 대한 평가〓미국 오티스가 1999년 말 LG산전의 엘리베이터 부문을 인수할 당시 임직원들 사이에는 오티스가 한국의 연구센터를 폐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미국 독일 스페인 일본 등 4곳에 R&D센터를 두고 있던 오티스는 이들 센터에서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 현지법인에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따라서 한국 R&D센터의 문을 닫으면 연간 수십억원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오티스는 인수 직전 ‘한국 기술이 세계 무대에서 통할 리 없다’는 내부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티스가 인수 직후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연구센터에 축적된 기술 수준이 의외로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결국 한국의 연구센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후 LG오티스는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도어시스템, 엘리베이터의 진동을 줄여 승차감을 높여주는 가이드 롤러 등 각종 첨단기술을 개발해 미국 유럽 등지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LG오티스 R&D 연구소장인 서종호 상무는 “오티스는 한국 R&D센터를 지난해 11월 세계 5번째의 글로벌 R&D센터로 지정, 매년 1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개발 프로세스의 선진화〓스웨덴 볼보가 98년 7월 삼성중공업의 기계사업부문을 인수해 볼보건설기계코리아를 설립한 이후 R&D센터의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기 시작했다.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몇 단계에 걸쳐 철저하게 검토함으로써 R&D가 반드시 회사 수익에 기여하도록 한 것.


연구소는 기술개발에 착수하기 전에 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제출해 본사 경영진의 기술개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에는 세부 개발계획 보고서를 제출해 이번에는 본사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시제품이 나오면 세계 각지 볼보 현지법인들의 마케팅, 애프터서비스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 양산을 하기 전에는 또 본사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은 과거에 비해 2, 3개월 길어졌지만 돈이 되는 기술만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 진종언 R&D센터 이사는 “과거에는 연구소와 경영진의 즉흥적인 판단에 따라 시장과 생산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기술이 개발돼 회사 이익에 도움을 못 주고 사장(死藏)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귀띔했다.


▽본사 연구소를 한국으로 옮긴다〓하니웰은 우주항공 자동차 빌딩 등의 자동제어장치 부문 세계 1위 기업. “한국에 고급 인력이 풍부한 데다 R&D 인프라가 훌륭하게 구축돼 있다”며 올 1월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R&D센터를 한국으로 이전했다.


이 회사 이승신 전무는 “한국의 고급 연구인력 보수는 연 3만5000∼4만달러로 미국이나 유럽의 70% 수준”이라며 “인건비는 낮지만 제품개발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대학이나 연구기관들의 질적 수준이 높은 것도 하니웰이 R&D센터를 이전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 됐다.


이 전무는 “미국의 다른 기업들이 하니웰의 연구소 이전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하니웰의 성공 여부에 따라 한국으로 연구소를 옮기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다국적 기업 R&D센터 이전의 최종 목적지가 한국’이라고 결코 자신할 수 없다는 사실.


모토로라코리아 정갑근 전무는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으로 R&D센터를 옮겼다면 임금이 더 싼 중국으로 못 옮길 이유가 없다”며 “기술력에서의 절대 우위를 지키기 위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 권대현 ()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LG오티스는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약간 상이하군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LG산전 출신 연구원들 대부분이 다른 곳으로 전직한 것으로 압니다. 특허도 필요없다고 하던걸요? 어느 것이 사실일지는 저도 궁금하네요. 이와 유사(?)한 사례가 대우 통신이 큐리텔로 넘어가면서 1년 고용 유지 계약을 맺은 적이 있는데 1년 지나자 대부분 연구팀을 없애버렸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 권대현 ()

      R&D가 외국 회사로 넘어가는 것은 정말로 조심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 과학도 ()

      매우 긍정적인 뉴스군요. R&D가 외국회사로 넘어가는걸 걱정하는건 단견입니다. 외국자본으로 엔지니어층이 유지되고 세계에 한국엔지니어의 명성이 올라가는등 여러 이익이 많습니다. 그렇게되면 국내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분야에도 외국자본이 투입되어 연구소를 설립할지 모릅니다.(이스라엘,스위스 등의 사례) 엔지니어들이 외국으로 나가는것보단 훨씬 유익한 상황인것이죠. 넓게 보십시요.

  • 권대현 ()

      제가 좁게 보는 것인지는 모르겠네요....하지만 몇몇곳은(사실은 제가 아는 곳은 전부) R&D를 보고 인수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단지 국내에 있는 영업망을 목표로 인수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것이 긍정적인 뉴스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상욱 ()

      문제는 이공계 기피가 계속되면 고급 연구인력이 줄어들거나 외국으로 다 나가버릴것이고 인력의 잇점이 없어지면 R&D 투자가 들어올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번 우리 강연회때 김태유교수님이 지적한 것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양질의 인력이 있을 때에만 외국기업이 옵니다. 외국인 연구인력까지 주렁주렁 달고 뭐하러 연구소를 이전해 오겠습니까?

  • 과학도 ()

      그리고 엔지니어의 이민추세가 심각해지기 전에 한국 엔지니어의 역량을 알려서 외국회사들로 하여금 연구소를 신설하는게 긍정적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외국인 연구인력을 달고 연구소를 이전해오기를 바라는게 당연히 아니죠. 적잖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IBM의 물성 관련 핵심연구소는 스위스 취리히에 있고 MS의 운영체제의 핵심부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현지인들에 의해 개발됩니다. 국제정치적으로봐도 이런 연구거점을 많이 가진 국가는 다국적기업이 로비를 해줘서 안전보장,비용절감 효과도 있을거라고 봅니다. 통신산업의 경우 연구거점으로 우리나라가 선호된다면 당연히 좋은일인거죠. 다른 분야로도 파급되는게 좋다고 봅니다.

  • 권대현 ()

      우선은 신문 기사 하나만 보아서는 정보가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신문 기사 내용의 대부분은 홍보팀에서 작성해 준것을 기자들이 받아 쓴 것으로 생각되고요. 이것을 판단하기 위하여서는 몇가지 추가적인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기사에 언급된 회사의 국내 R&D부분이 실제 R&D역할을 하고 있는지?현재 인적 구성은 어떻게 조성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좀더 알아본 후에 판단해야 할 것 같네요. 좀 더 지켜보죠.

  • 권대현 ()

      참..박상욱님이나 과학도님이 언급하신 원론적인 이야기는 저도 절대적으로 동감합니다. 다만 기사에 언급된 회사들은 국내의 사업 부분을 인수한 곳이 많아 보이고, 그것을 인수한 이유가  R&D가 우위를 차지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약간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 배성원 ()

      R&D도 여러종류가 있지요. 원론적으로 진짜 R 쪽에 가까운 일 하는데도 있고 D에 가까운 쪽도 있는데...우리나라는 D에 그래도 강점이 있다고 봅니다. D 중에도 여러가지 팩터를 구분할 수 있겠죠. 그중에 시효성' 측면...puctuality는 일본과 필적합니다. 시험.시작 미국이나 유럽 애들보다 한 2배는 빨리 나갑니다. 설사 trial and error 횟수가 늘어나더라도 proto전에 한번 더 만들어본다는게 상당한 차이를 가져다 주죠. '제조'가 중심이 되는 그런 기업이라면 한국 R&D도 그런 면에서 버리기엔 아까울 겁니다. 이도저도 아니고 당장 쓸모없으면 단박에 정리해 버리겠죠.

  • 백수 ()

      애구, 기자들이 실수한것 같아요. R&D 에 대한 투자는 회계상 유리한 점이 많이 있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말이죠. 그 때문에 유지하는 경우도 꽤 있을 겁니다. 

  • zecks ()

      하나만 말씀드릴께요..언론플레이 다들 아시죠? 아무튼 권대현님 거의 정확하게 알고 계십니다.한국 엔지니어들 명성이야 올라가지요, 그다음은 몬데요? 연봉을 달러로 준답니까? 아님 원화로도 더 준답니까? 싼맛에 쓰는거라구요 싼맛에..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별로 긍정적인 면이 없는 듯합니다..어떻하던동 파란눈 가진 놈들한테 잘보여서 한번 튀어볼라는 인간들만 득실대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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