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책에 기술자 대책이 없다니...

글쓴이
고영회
등록일
2002-08-06 10:0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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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대책에 기술자 대책이 없다니...

2001년 하반기부터 사회적 문제로 되어 온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하여 정부 각 부처에서 여러 가지 대책 또는 대책안이 난무하고 있다. 이들 대책을 살펴보면 이공계 기피현상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 같아 안스럽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쉽게 생각하면 쉽게 풀릴 수 있을 텐데 어렵게 접근하고 있지 않나 싶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본질은 이학과 공학을 전공하여 사회에 나와 봐야 법조계, 상경계, 의학계를 나온 사람보다 인생살이가 힘들기 때문에 일어난 사회현상이라고 이해한다. 반면에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은 과학기술능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학기술분야로 우수 학생이 진출하지 않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스러워 부산을 떨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여러 가지 이공계 대책을 살펴보면 그 대상이 학사, 석사, 박사 등 연구인력을 중심의 대책으로 기술자 대책은 빠져 있다.

국가기술혁신을 끌고 나가는 4대축은 국가, 학교, 연구기관, 산업계이다. 학교에서는 학생의 자질을 높이도록 잘 교육시켜 배출해야 하고, 연구기관에서는 고도의 기술개발을 위해 석박사급의 고급인력이 필요하겠고, 산업계에서는 고급 기술자가 필요하다.

연구계에서 박사, 산업계에서 기술자격의 최고 장인인 기술사의 사회적 지위는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이공계를 선택하느냐 마느냐의 판단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학생이 자기의 진로를 선택할 때 내 미래의 모습은 무엇이 될 것인가를 생각할 때 어렵게 공부해서 박사, 기술사되어 봐야 별 볼일 없다는 판단이면 이공계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공계 기피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에는 연구인력과 동시에 산업계에서 활동하는 기술자 대책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

또 이공계 기피를 막기 위한 대책이라고 하면서 나온 것이 병역특례 확대, 장학금 지급 확대, 과학기술자상 제정 시상, 과학자에 대한 인식을 좋게 하기 위한 우수한 과학교사 양성 배치, 연구개발 투자 확대 등 어느 것 하나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지위 향상이라고 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 일시적인 사탕발림으로 일관하는 대책이라 딱하다. 과학교사를 배치해서 어떡하겠다는 것인가. 어린 학생들에게 (현실은 엉망인데) 과학자란 참 좋은 것이야 하여 이공계로 유도한다면 이는 순진한 학생을 상대로 한 사기라고 한다면 지나친 말인가. 장학금, 병역특례 등 일시적인 사탕발림에 속아(?) 이공계로 가서 혜택을 누렸다 치자. 사회로 나오면 금방 현실의 벽에 부딪혀 길을 잘못 선택했구나 이제부터라도 방향을 바꾸어 버린다면 이런 대책은 의미가 없다. 실제 이런 현상은 이공계 학생이 사법시험에 매달리고, 연구경력이나 직장 경력 4-5년된 사람들이 다시 입시를 준비하고 사법시험으로 뛰어 들고 있는 지금 현실이 되풀이 될 것이다.

이공계 기피 대책마련에 기술자 문제를 포함시켜라. 그리고 이공계를 진학한 사람들이 일정한 경력, 학력을 쌓으면 사법시험을 통과한 사람과 비교할 때 사회적 신분이 결코 뒤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국가경쟁력 확보에 이공계 기피현상이 장애가 되기 때문에 인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면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 아니면 망가지게 내버려 두라.

  • 임도진 ()

      지금의 기득권은 이공계 인력을 단순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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