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교육개혁 비웃듯 입시학원 급팽창

글쓴이
정문식
등록일
2002-08-1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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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 비웃듯 입시학원 급팽창
 
사설학원이 급증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집계한 학원 및 교습소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전국의 각종 사설학원은 모두 6만1704개로, 지난해말 6만1202개보다 500여개 늘어났다. 이 가운데 학생의 입시준비를 위한 입시검정학원은 지난해말 1만4135개에서 올해 1만5830개로 1695개 증가했다. 입시학원과 보충학습을 겸한 종합학원도 2839개에서 3037개로 198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입시나 학교수업을 보충하기 위한 학원이 1893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날마다 10개가 넘는 학원이 새로 생기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학원 수강생과 학원강사도 크게 늘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학원수강생은 지난해 4월 154만명에서 올해 4월에는 199만5천여명으로 45만여명이나 늘어났다. 학원강사도 6만4천여명에서 8만8천여명으로 2만4천여명 증가했다.

상반기 입시.보습 하루 10곳꼴 우후죽숙
"정부정책 겉과 속 달라 공교육 불신키워"


이와 같은 학원의 급증은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남 목포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사설학원이 2.8배 늘어났다. 새도심 개발로 인구가 늘어난 탓으로 지난해 6월 33개 였던 학원이 올 6월에는 94곳을 헤아리게 된 것이다. 여수도 같은 기간 94곳에서 155곳으로 1.6배 증가했고, 순천 역시 65개에서 110개로 1.6개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처럼 주요 도시의 급증현상으로 말미암아 전남지역 전체의 사설 보습학원이 2001년 6월 339곳에서 2002년 6월 589곳으로 한해 동안 73.7% 늘었다.

경기도에서도 성남시 관내에서만 지난해 1년 동안 270개에서 300개로 늘어나는 등 신도시지역의 학원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도 목동단지를 끼고 있는 강서지역의 경우 98개에서 518개로 늘어나는 등 지난 1년 사이 대부분 지역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런 입시학원의 급증 추세는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이 사실상 물거품으로 끝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 교육계의 중론이다. 정부가 90년대 중반부터 대학입시제도 개선과 제7차교육과정 실시 등 갖가지 교육개혁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거의 실효가 없었던데다 장관의 잦은 교체를 거치면서 추진력마저 상실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이경희 대변인은 “정부가 입시위주 교육을 완화한다고 하면서 사실상 강화시키고 있는데다 공교육 강화정책도 실효를 거두지 못해 학부모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자립형 사립고 지정 및 특수목적고 지정 확대 등으로 말미암아 이런 불안심리가 더욱 커지고 사설학원 급증현상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기태, 광주 성남/안관옥 김기성 기자 folium@hani.co.kr 
 

초등생·유치원생도 “학원으로…”
 
 
초등학교 5학년생 김아무개(서울 강남구 대치동)양은 요즘 미술·웅변·영어·글짓기 등 4개 학원에 다니고 있다. 이번 방학중에 7개 학원에 다니는 친구도 있다고 김양은 말했다.

학부모 이아무개(서울 서초구 반포1동)씨는 중학교 2년생 아들을 영어 수학 등 4개학원에 보내고, 초등학교 5학년 딸도 국어 영어 등 5개 학원에 수강시키고 있다. 1개월 학원비가 아들 55만원, 딸 80만원 가량 들어간다. 이씨는 “학원비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다른 학부모들이 다 보내는데 내 아이들만 안보내면 뒤쳐질 것 같아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의 학원수강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개발원이 펴낸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문리계열 학원의 초등학생 수강인원은 지난해 21만6천여명에서 올해 46만2천여명으로 배 이상 급증했다. 유치원생의 학원수강도 3만8천여명에서 8만9천여명으로 역시 배 이상 늘었다. 예능분야나 기술분야 등의 학원까지 다 합치면 초등학생은 115만5천여명에서 145만6천여명으로, 유치원생도 44만8천여명에서 50만9천여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중고교생의 학원수강인원이 81만7천여명에서 90만8천여명으로 늘어난 것에 견줘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의 학원수강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이 학원에 다니는 것은 주로 영어 수학 등의 선행학습을 위한 것이다. 요즘 들어서는 선행학습에도 경쟁이 붙어 갈수록 진도가 빨라져 대학입시를 벌써부터 대비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학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강사는 “최근 서울대에서 논술을 부활하자 논술을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늘어나고, 일부 학원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 대학입시 심층면접을 잘하는 방법까지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학원이 크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어나 라틴어를 가르치는 경우도 등장했다고 학원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처럼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의 학원수강이 급증하자 이들이 강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고등학생을 대신하는 주요 고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 학원 관계자는 “고등학생들이 자율학습 등으로 학원에 다닐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대치동의 학원들은 초·중등학생을 주된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장명림 연구위원은 “취학전 어린이 학습이 과거 한글과 수학 중심이었으나,요즘은 국제화 바람을 타고 영어로 바뀌고 있다”며 “대학입시에서 영어경시대회 입상기록 등이 중요해지면서 초등학생과 유치원의 영어학원 수강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기태 정혁준 기자 foli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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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이트가 말해 주듯이, 어렸을 때부터 소위 '과학 영재'로 선발되어 국내외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도,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도 못하고, 전문가로서의 능력도 사장되고 있는 실정인데, 이렇게 '우등생'의 메리트가 없어져 가는 판국에서도 갈수록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는 모순된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여? 

대학 자체의 부패 및 정부의 무계획적인 인적 자원 관리로 인한 고학력 실업 사태로 인해 소위 일류대부터 지방의 대학까지 대학(원) 교육 자체가 붕괴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몰락에 '정비례'하여 사교육이나 입시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 같습니다. 써먹을 데가 없는데, 그렇게 죽어라 공부 시켜서 어디에 써먹으려고? 남들이 하니까 배가 아파서 '폼'으로 시키려고?

그리고 한쪽에서는 '학교의 우등생이란 죄'로 지금과 같은 '형벌'을 받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사교육으로 아이들을 몰아붙이는 모순이 버젓이 벌어지는 원인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학부모들이 '바보'여서 그런 건지, 이공인들이 사고가 '삐딱한' 것인지, 둘 중에 하나일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많은 답글 부탁드립니다.







  • mhkim ()

      저수지를 짓고, 관개 수로를 공사해야지 방울샘 아무리 파봐야 가뭄을 극복할수는 없죠...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없이는 힘드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지금 그것을 시도해야 할때라고 봅니다.

  • 정문식 ()

      전에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현재 한국 교육이 파탄 지경에 이르게 된 데는 소위 교육전문가라는 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고기만 주고, 고기잡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아서'가 아니라, '고기잡는 방법은 '제대로' 가르쳤지만, 허술한 어장 관리로 인해 어족이 고갈되어 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좋은 예로 1980년대 열풍을 일으켰던 소위 '과학 영재 교육'의 결과가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보면 알 것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대중들은 이러한 현실을 알면서도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극히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사교육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져... 마치 말기 암 환자에게 아무 효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항암제를 계속 투여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

  • 정문식 ()

      다. 문제의 해결책은 교육개혁이랍시고 입시 제도나 누더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장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인데, 기득권층이 그런 일에 나설 리 만무하져... 결국 그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보는 것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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