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오고 싶어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

글쓴이
임호랑
등록일
2002-09-20 10:57
조회
4,2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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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건
한겨레 '영국테마기행기' 에 올렸던 글인데, 이공인 문제와 관련이 깊어서 이곳에도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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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장총리 지명자 및 대선후보 중 한명의 특권층적 과거행적 때문에, 조기유학이나 병역기피, 이민 등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여론입니다.

현재 1년에 만오천명이 이민가고 오천명 정도가 역이민 오는 상황입니다.
캐나다로 이민갔다가 결국 취직문제 때문에 1년만에 5000만원 까먹고 되돌아온 사람을 저도 봤습니다. 취업이 어려워서인지 캐나다 본토사람들도, 영국사람들도, 호주사람들도 미국으로들 많이 이민가는 추세더군요.

그런데, 이러한 취직문제 때문에 엄마와 아이들만 외국에 보내고 국내에 남아 돈만 보내는 소위 '기러기 아빠'도 어림잡아 20명중 한명꼴이나 되어보입니다. 어떤 직장은 10명 중 2명꼴로 교육이민을 준비 중이거나 '기러기 아빠' 신세인 곳도 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저는 이 정도로 심각하게 교육이민이 많은 것을 최근 주변에서 직접 보고 느끼며 사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문제는 이민 문제만큼이나 남이 말리기 힘든 문제는 없다는 것입니다. 누가 뭐래도 이민 갈 사람은 가고, 또 누가 뭐라 안해도 한국에 되돌아오고 싶은 사람은 되돌아 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최근 이민가는 사람들이 소위 특권층들도 아니고, 옛날처럼 못살아서 혹은 정치적인 탄압때문에 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산층들, 특히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영어와 기술, 자격을 갖춘 인력)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민 통계에 의하면, 90%이상이 대졸학력 이상이고, 이 중 과반수가 이공계라는 추산입니다.

이쯤되면 더 이상 개인문제도 아니고 이민가는 사람 개인을 마냥 탓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현재 미국에 인력을 계속 빼앗기고 있는 러시아, 중국, 유럽의 경우 대통령이 나서서 챙기고 정상회담의 이슈도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우수 기술인력 문제인데, 우리나라는 정치 지도자들이 이 문제에 무관심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언론이나 학계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나 통계 자료하나 제대로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유야 어쨌든, 우리 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높여 이민오고 싶어하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이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생각입니다. 교육, 의료, 정치, 문화 등에 있어서 전 세계인을 상대로 하지는 않더라도 한국출신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국가로 한국을 만드는 것만이 해결책인 것입니다.

한 해에 만명씩 그것도 우리 사회의 중산층 이상이 전 재산을 들고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것은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만도 매년 몇 조원에 달하고, 간접적인 손실까지 고려하면 매년 10조원 이상의 국익에 타격을 안겨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이민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 중 하나는, 같은 능력과 노력을 한다면 한국이 훨씬 성공하기도 쉽고 더 성취감을 많이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여건과 상황이라면, 한국을 이민오고 싶어하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 꼭 불가능한 일로 보이진 않습니다.

더 늦기 전에 이 문제가 공론화되고,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 분석이 뒤따르길 기대해봅니다.



  • 정문식 ()

      한겨레 게시판을 보면 '이민'이라는 것이 꼭 장밋빛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캐나다 이민과 관련하여 구직의 어려움은 상당히 많이 알려졌더군여... 현재 한국의 경제력과 성장 잠재력을 볼 때 '이민 오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냉정하게 분석해 보는 것이겠져... 사족입니다만, 정치인과 재벌들의 비자금과 각종 탈세, 그리고 부동산투기만 때려잡아도 과학기술을 비롯한 기초학문에 투자할 돈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소요유 ()

      외국에 있다보면 제가  이민 생각이 없는 지에 대하여 묻는 현지인들과 교포들이 많습니다. 물론 여러가지로 유혹되는 점이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중에서도 '자녀 교육문제'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이 자녀교육 문제에 들어가면 제 주위에서는 10이면 거의 10명 다  이민생각을 해보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교육수준이 높을 수록, 중산층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 소요유 ()

      이민 문제에 있어서 현재 거론 되고 있고 이민 가능한 나라들은 대개 인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반면에 생활 수준은 높은 나라들 입니다.  인구가 부족하다는 것은 그 만큼 직업을 잡을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전문직이 아니면 좀더 살기 힘들고 (제 주위에 보면 그렇습니다),  전문직이라 하더라도 나라 사정에따라 직업을 찾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분야도 많습니다.     

  • 임호랑 ()

      제가 가급적 한겨레 코너에는 이공계 얘기를, 이곳에는 영국얘기를 안하려고 합니다. 이공인이 영국문화 칼럼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심한 두드러기 증세를 느끼는 분들이 있어서..... ^^  다만, 불가분적으로 서로 엮이는 일은 가끔 소개하겠습니다. 회원분 중에 두드러기 나는 분이 별로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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