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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원전 문제를 보고 생각난 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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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작성일2002-09-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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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원전 국감과 관련한 일련의 글을 보니 생각나는 일화가 있군요. 과학자적 양심과  크게는 국가 이익, 작게는 부처, 혹은 연구소 이익과 상충문제에 대하여 우리가 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 3~4년전에 고리 원전 근처인 울산 앞바다 근방에서 리히터 강도 3인가 4인 지진이 발생하였다는 보도가 기상청으로 부터 나왔습니다.  울산은 활성단층이 근방에 있다, 없다로 학계에서 이슈가 되는 지역으로 이 근처에서 지진이 발생하였다는 것 자체가  지진 자체의 문제 보다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과 관련하여 아주 커다란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기상청 발표는 울산-포항 앞바다 멀리 어디로 되어 있는데 이 발표가 사실을 숨겼느냐가 논란거리였습니다. 이전 같았으면 기상청에서 '정치적'이유로 문제를 피하기 위하여 미리 '가공'해서 발표했을 수도 있었는데 그 사안은 상황이 좀 달랐습니다.

기상청의 지진 관측팀 (팀인지 과인지 실인지 모르겠지만) 책임자가 미국에서 지진관계로 갓 박사학위를 받고 부임한 과학자였다 합니다. 그는 언론에 설명하는 자리에서 과학적 관측 사실에 의거해서 진앙지를 형산강 지구대 근처로부터  포항-울산 앞바다까지 광범위하게 언급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렇치 않아도 형상강 지구대의 양산단층의 활성화 문제로 시비가 끊이지 않던 원전 입지 문제에다가 반원전 문제가 겹쳐서 첨예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 과학자의 설명은 국내 지진을 측정하는 지진계는 진앙추정 오차가 최대 수십~ 100km 정도 나는 것으로 어디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따라서 오차를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는데 아마도 기상청 내부의 발표에 대한 의견 조율 과정에서 어긋나서 사건이 불거져 나온 것 같습니다.

결국은 정부, 언론과 정치권, 그리고 시민 운동권의 '과학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이 문제가 논란에 휩싸이다가 결국 그 과학자가  사표를 내는 것으로 끝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모르고 떠드는 것'과 더불어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닐까합니다.  정부는 국가 기관, 혹은 기업은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과학에 대한 몰이해한 단체는 무조건 문제가 있다는 식의 '정치적' 접근은 결국 진실을 알 기회를 잃게되고, 우리는 위험에 노출되게 됩니다.

원전 문제만 해도 우리는 우리의 생존을 위하여 다른 대안보다 좀 더 나은 '원전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과 '이런 생존의 이익을 가져오기 위하여 위험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고, 한편으로 이해해야하며, 문제가 있다 없다가 아니라 이 위험한 것을 어떻게 안전하게 잘 다룰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원전에 의한 위험으로부터 결국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정치가 아닌 과학기술'이라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인간이 만든 것 중에 위험하지 않은 것이 없고,  따라서 이를 잘 다루어야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힘쓰도록 과학자들을 가만 놔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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