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주의의 폐해

글쓴이
공대대학원생
등록일
2002-09-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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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건
얼마전에 학벌을 대상으로 한  한겨례 토론 게시판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 우리나라의 학벌의 폐해가 이렇게도 심한 것인가하고 느끼게 합니다.
서로 자기네 학교가 잘났다고 최고라고 일류라고 자랑을 하고 남의 학교를 비꼬어서 얘기를 합니다.
예를 들면 소위 말하는 일류대학(?) 출신인 사람들은 삼류대학(?)이나 지방대학을 비꼬어서 네들이 뭘알아 삼류인 주제에...하고 비꼬기 일쑤이고 삼류대학(?)이나 지방대학 출신자들은 일류대학 출신자들을 공부만 잘하고 자기만 아는 사람, 성격이 모난 사람, 주변의 일반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 자기 잇속만 챙기는 집단이기주의자들이라고 비꼬기 일쑤입니다.
참으로 우리나라는 지역감정 뿐만 아니라 학벌의 폐햬가 참으로 큰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결국 국가경쟁력의 상실을 가져와서 다같이 망하자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똘똘 뭉쳐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진해도 부족할판에 이러니 국가발전이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볼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학벌의 폐해를 고치지 않고서는 결국 살기좋은 나라가 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 회전목마 ()

      고칠 여지나 있습니까?  솔직이 어떻게 교수되는지 그 과정을 듣고나니, 왜 우리 교수가 자신을 육두품이라고 했는지 이해가 갑니다.  거쳐온 과정에 따라서, 능력과는 상관없이 골품이 정해지는 루트들이 있더군요.  저사람 저 과정 거치고 나오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다가 정해져있더군요, 그것도 모르고 "저는 교수하렵니다" 하는 꿈을 가졌다가 접는 친구들 많이 봤죠.  P 대학원에 간 친구인데, 1년후에 갑자기 자기는 취직한다더군요.  그 친구, 공부만 생각하던 아주 고지식한 어린이여서 당시에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죠. 

  • 회전목마 ()

      학벌주의, 그 뿌리가 얼마나 깊게 박혀있는지  저같은 사람은 끝도 보이질 않습니다.  아무리 열려있는것 처럼 보여도, 그 얼마나 폐쇄적인 집단이 학계인지 처절히 실감하는 중입니다.  대학원 가는 이 길을 선택한게, 후회는 아닌데 무슨 멍에를 지고 가는것 같네요.  언제까지 노예생활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언제 고기로 잡혀먹힐지도 모르고......

  • 백수 ()

      제 생각에는 학벌주의란 잘못된 오해입니다. 실제 기득권을 가진자들이 선호하는 것은 학벌이 아닙니다. 학벌은 필요조건일 뿐이죠. 지금 대학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지도층에 뿌리내린 천민자본주의의 악영향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죠. 우리나라 100 대부자들이 모두 인척관계로 얽혀있다는 기사를 보신적이 있을 겁니다. 대강 이런 분위기로 가고 있다고 느끼시면 틀리지 않을 겁니다.

  • ()

      굉장히 비관적이겠지만 우리나라의 학벌주의는 그 끝이 안 보입니다. 이건 나이 많은 기득권 얘기가 아닌 젊은 사람들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 이어가고 있더군요. 즉 희망이 없습니다. 대접 받지 못할 바엔 외국 나가 눌러 앉을 궁리나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

      그리고 백수님 의견과 좀 다른데 우리나라 100대 부자는 부자이고 그 계급(?)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전반에 학벌주의가 엄청나게 만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너무나 당연한 얘기인가요?) 다시말해 100대 부자 문제가 아닌 사회에서 보편적인 기득권층 형성에 관해서는 학벌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저는 봅니다.

  • 공대대학원생 ()

      원님 말씀에 한표. 학벌이 높을수록 일류대 출신일수록 기득권층이 될 가능성이 휠씬 높습니다. 왜냐하면 서로 도와주는 잘나가는 인맥들이 많기 때문이죠. 나쁘게 말하면 자기들끼리 다해먹을려고 하죠. 그래서 높은 학벌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능력이 있어도 출세하기가 어렵죠. 학벌이 아닌 진정으로 능력으로써 인정받는 사회가 되었으며 좋겠습니다. 자기네 학교출신끼리만 뭉치는 것은 국가적으로 볼때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손실이 많다고 봅니다.

  • 소요유 ()

      앗, 학벌과 학연을 혼동해서 쓰시는 것 같네요. 그러니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계신 거죠.  상류측에 갈 수록 학벌이 높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예를 들면 현재 떠오르는 이름들 중에서 박사학위 소지자 (명예학위 말고)가  많습니까 ?  그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학벌이 높아 부자나 기득권이 된 것이 아니라 부자나 기득권층이기 때문에 학벌이 '다소' 높아진 것일 뿐일 겁니다. 오히려 학벌문제는 소수 기득권의 문제가 아니라 다수 일반인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학벌을 높이면 '기회가 늘어난다'는 보장이 있었는데  현재는 '학벌'로는 안된다는 것이죠. ex. 백수님 (죄송! ^_^).

  • 소요유 ()

      물론 학벌이 어느 정도를 보장해주기는 합니다. 그러나 박사급 택시기사 (또 택시 기사님덜에게 죄송!)가 출현할 가능성을 생각할 수도 있어졌다는 말입니다.  즉 이 학력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문제는 기득권이 아니 일반인들의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위에서 설명하시는 것들은 학연의 문제이고요. 게시판에서 박사가 너 학사이니 까불지 마라, 이렇게는 나오는 것이 아직은 아니니 아직은 학력의 문제가 아니라 학연의 문제이지요.

  • 소요유 ()

      예를 들면 저랑 친한 선배하나가 같은 과 후배랑 결혼하려는데 후배네 집에서 반대했답니다. 그 이유는 박사가 뭐 중요하냐  상대편 집안의 '집안수준, 집의 경재력, 사회적 지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즉 기득권이라는 것인 연줄에 의하여 유지된 측면이 있고, 이 연줄 중에 학연이 많이 작용한다는 것 뿐입니다. 예를 들면 유신이나 5,6공 때 지연+학연이 학벌 (학력)을 우선했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 정문식 ()

      소요유님께서 제가 생각한 바를 너무나도 정확히 써 주셨네여...(혹시 독심술-_-) 아무튼 1990년대 이후 한국 사회에서 교육이 신분 상승의 수단으로서의 기능은 거의 상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일단 사회 전체적으로 '가방끈'이 길어져서, 또 교육의 국제화로 인해 예전에는 공부를 특별히 잘 하거나 집에 돈이 많아야만 가능했던 외국 유학의 기회가 확대되어서, '공부'로 자신의 입지를 상승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져... '가방끈'에 있어서 차별화가 적어지니, 사람들은 '공부' 외의 다른 변별 수단을 찾게 되고, '학교의 우등생'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전에는 학교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면 학생이나 부모나 기가 죽어 지냈지만, 지금은 돈만 있으면 조기 유학 보내는 세상 아닙니까?

  • 정문식 ()

      그러나 이러한 한국 사회의 '향학열'이 순기능적으로 작용했다면 한국의 교육과 학문의 수준이 크게 높아질 수도 있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했고, 오히려 그 반대로 간 것이 현실입니다. 요즘 국내 대학 교수 사회의 부조리와 타락의 실상이 여기저기에서 폭로되고 있는데, 이것이 한국 사회의 '교육열'이 남긴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앎'을 위한 공부가 아닌 '남과 차별화되기 위한 공부'가 과연 인간과 학문과 사회와 역사에 무슨 기여를 하겠습니까? 한 예로 고등학교 때 몽둥이찜질을 당하면서 강제로 '외웠던' 확률 이론보다는, '짤짤이'를 통해서 얻은 확률에 대한 지식이 훨씬 요긴한 것이 이와 같다고 할까여?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샌 것 같습니다만은, 분명한 것은 이제 '학벌'이나 '가방끈'을 위해서 공부하는 자들은

  • 정문식 ()

      자신과 사회에 해만 가져올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특권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이러한 사태를 알면서도 '대안이 없어서' 자기파괴적인 '교육을 빙자한 광란'에 스스로를 몰입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슬플 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요즘 대학원 기피가 심각해지자 궁지에 몰린 교수들이 '대학원은 필수'라는 망언을 일삼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쩌면 '학력 인플레' 또한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발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이러한 광기가 없어지지 않는 한, 이공계 개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 한국의 대학은 사회의 보루이기보다는 근치수술을 통해 잘라 내야 할 암세포 덩어리로 전락해 버리지 않았나 하는 헛생각도 해 봅니다.

  • 백수 ()

      교육에 대한 열의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교육입니다. 교육열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내용이 나쁘다고 해야죠.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이지만, 자녀교육을 위해 유학을 선택한 분들이 외국에서 당하는 황당함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죠. 한국사람들이 몰려사는 곳은 한국과 비슷한 과외학원이 성업중이고, 늘 한국과 비교하며 자녀들이 배워야할 과외과목의 수를 늘여만 간다는 얘기가 사실이랍니다. 그러나, 한국인의 교육에는 중요한 것이 늘 빠져 있죠. 부모나 사회의 관심입니다.

  • 백수 ()

      교육내용에 대한 관심이 결여된 체, 과목의 수와 학위의 숫자만 늘여가는 것이죠. 그래서, 많이 배울수록 사회적응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양산해 내며, 사회를 더 사람살기 어려운 곳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죠. 모든 것은 시간의 문제로 돌아가게 됩니다. 바르지 못한 생각을 가진 선생에게서 배운들 바른 학생들이 나올 수가 없거든요. 그렇다고, 선생들을 모두 바꿀 수도 없고, 선생들을 다시 가르치는 것도 단시간에 되는 일이 아니죠. 더 중요한 것은 교육에 있어서 가정과 사회의 역할이 절반이 넘는 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른 선생이 가르친다고 한들, 그릇된 부모와 사회에서는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니까요. 교육은 백년의 대계이며, 평생의 과업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 백수 ()

      그렇다고 해서, 자녀들을 유학보내면 올바른 교육을 받은 바른 사람을 만들 수 없습니다. 가정과 사회의 역할이 빠진 절름발이 교육이거든요. 제대로된 교육을 가장 근접하게 시킬 수 있는 방법은 가족이 모두 이민을 가서, 가족이 모두 재교육을 받고, 이주한 곳의 시민으로 인정받으며 정착하는 것입니다. 기러기 가족은 절대 차선의 방법이 아닙니다.

  • 인과응보 ()

      앞으로 5~10년만 지나면 실패한 기러기가족들의 비참한 사례가 온 신문,방송을 덮을 것입니다. 지금 가족전체가 이민간 교포들도 세대간 갈등이 심각한데 기러기가족은 오죽할까요. 떨어져사는 가족은 이웃사촌만도 못합니다. 자식은 부모등을 보고 자란다는 일본속담도 있읍니다.아빠가 타지에서 어렵게 돈벌어 송금한다고, 성장해서 알아주는 자식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인생이 생각보다 짧으니 현명하게 살았으면 좋겠군요.

  • 정문식 ()

      백수님의 의견에 100% 공감합니다. 다만 저는 지금과 같이 남을 누르기 위한 '교육열'을 빙자한 '악무한적 경쟁'이 아닌, 자기 자신의 본질적 가치를 높일 수 있고, 또 그러한 것을 장려하는 진정한 '교육열'이 확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교육 풍토로는 예루살렘 성전을 본 예수의 탄식처럼 겉은 화려하지만, 속에는 해골과 온갖 오물로 가득찬 사회가 될 것은 명약관화한 것 같습니다. 아니 지금이 바로 그러한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 송세령 ()

      리플을 보다보니 얼마전에 듣게된 이야기가 하나 생각나는군요. 장애인 아들을 둔 학부모가 있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의 대우가 열악하므로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더랍니다. 그중에 유명한 장애인 학교가 있어서 학부모가 그곳의 교장을 만나러 갔지요. 학부모의 생각으로써는 혹시라도 안받아줄까봐 교장을 만나서 "우리애는 무엇을 할줄알고~ 무엇을 할줄알고~" 이런식으로 잘하는 것을 열거했답니다. 그러니 그것을 듣고 있던 교장이 학부모에게 물었다네요. "그애는 무엇을 하고 싶어합니까 ?" 학부모가 갑자기 아무 할말이 없어졌더랍니다. 한번도 뭐가 하고 싶은지는 물어보지 않았기때문이죠.

  • 쉼업 ()

      학벌과 학력을 구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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