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통합네트워크로 대학평준화 시작을

글쓴이
korn
등록일
2004-05-29 19:16
조회
4,727회
추천
0건
댓글
0건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로 대학평준화 시작을

[학벌없는사회 학생모임 신문 봄호에 실린 글입니다]


국공립대 평준화로 대학평준화 이루자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안 내놓은 정진상 교수 인터뷰 ‘바다 속 물고기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


학업에 대한 부담으로 목을 맨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일기에 남긴 말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입시지옥, 그 무거운 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수많은 학생들. 그동안 이러한 무섭고 끔찍한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우리의 사회현실 바꾸고자 진보교육운동진영에서는 많은 논의들이 있어왔고 대학평준화로 의견들이 좁혀졌다. 이런 가운데 정진상교수가 대학평준화를 이루기 위한 체계적이고도 구체적인 안을 내놓아 주목이 된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 학생모임은 정진상 교수의 안을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 구축’


정 교수는 학부제도에서 △기존의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성 △서울대 학부 개방 △지역의 국립대학들은 현재의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학구별로 통합하고 몇 개의 캠퍼스로 조직 △학부과정은 4년으로 하되 1기과정(2년)과 2기과정(2년)으로 구분하여 운영 △법학, 사범, 의학, 약학부 등 전문직을 위한 학부과정 폐지 등을 주장했으며, 대학원은 학문을 위한 일반대학원과 전문직 진출을 위한 전문대학원으로 구분했다.


통합네트워크의 신입생 선발제도에 대해서는 △인문계, 사회계, 자연계로 나누며 학부 모집단위를 확대 △기존 수능을 폐지하고 고교내신 성적과 대학입학자격시험으로 신입생 선발 △학부 1기과정 졸업정원의 120%선발 △각 계열 입학정원의 70%는 고교 내신 성적으로, 30%는 대학입학자격시험을 통해 선발 △캠퍼스는 학생들의 1,2,3지망에 따라 추첨 방식으로 배정 등을 중심으로 하는 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면서 대학의 공교육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원칙에 따라 사립대학을 국립대로 전환하거나 편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의 효과에 대해 △입시위주 교육의 지양되어 중등교육 정상화 된다 △서열에 의한 대학 평가가 질에 의한 평가로 대체되어 경쟁력이 강화 된다 △우리사회의 고질병인 학벌주의가 타파되고 능력에 의해 평가되는 사회가 된다 △교육인구로 인한 수도권 집중이 해소되고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 △사교육비가 감소되어 교육형평성이 제고 된다 △노동시장에 지나치게 종속되어 있는 대학교육이 학문을 목적으로 하는 본연의 기능으로 정상화 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해 사회정의가 실현된다고 밝혔다. 이상 간략히 살펴본 안에 대해 정진상 교수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하였다.





1-간략하게 정진상 교수께서 구상하고 있는 대학평준화의 상에 대해 설명해 달라.

대학서열체제를 깨는 것은 대학입시를 매개로 나타나고 있는 현재 한국 교육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선결과제이다.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가 그 방안이다. 이는 서울대를 포함한 전국의 4년제 국공립대학을 하나로 통합하여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졸업장을 '국립대학 학사학위'를 수여함으로써 대학 간 서열을 깨는 방안이다.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에서는 대학입학정원을 전체 국립대학정원(현재 약 7만3천명, 비교적 건실한 사립대가 네트워크에 편입되어 준국립이 되는 경우 약 20만명 예상)으로 하여 선발한다. 다만 서울대는 자체 학부생을 두지 않고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에 속한 모든 학생들이 지원에 의해 학부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한다.

입학자격은 총정원 중 70%는 고교 내신성적으로 30%는 대학입학자격시험으로 선발한다. 선발된 학생은 선지원 후추첨의 방식으로 각 대학캠퍼스에 배정된다. 학부 1기(1,2학년: 주로 교양과정)에는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계열로만 나누고 학부 2기(3,4학년: 전공과정)에 전공을 선택하게 한다. 전문직과 직결되어 있는 법학과, 의학과 등은 학부를 폐지하고 전문대학원 제도로 운영하며 학부 1기를 마친 후 진학한다.


2-각 계열별 대학입학정원 중 30%는 내신을 보지 않고, 대학입학자격시험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안을 보았는데, 이것은 예전 수능의 '특차'를 연상케 한다. 부작용은 없을까? 다른 점이 있다면?


고등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여 내신성적으로 선발되지 못한 학생,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 특목고 학생, 대안학교 학생, 직장인 등에게 대학입학의 기회를 열어둘 필요가 있다. 수능의 특차는 먼저 선발하지만, 이 경우는 반대로 내신선발 이후에 선발한다.


3-대학입시과열의 원인 중 하나가 전문직종을 얻기 위해 법대와 의대에 들어가려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교수님은 학부에서 의대 와 법대를 폐지하고 전문대학원을 만들어야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런 조치는 단지 과잉입시경쟁을 대학원 입학 때로 넘기는 것 아닌가?


의학대학원과 법학대학원 등의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입학정원을 대폭 늘이고 학구별로 인구비례에 따라 조정함으로써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가령 법학대학원의 경우 대학원 졸업자(석사학위) 모두에게 변호사 자격증을 주어 현재의 사법고시를 대체하고 그 정원을 약 3천명 정도(현재 고시합격자는 1천명)로 늘 이면 경쟁이 상당히 완화될 것이다. 현재의 무한경쟁을 제한적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4- 국공립대에 무상교육을 실시한다면 정부는 지금과 같이 모든 대학에 재정지원을 계속해야하는가? 만약, 국공립대 무상교육을 위하여 사립대에 일반재정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사립대학은 부족한 재정을 충원하기 위해 등록금을 대폭 올릴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가 시행되면 거의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이 네크워크에 편입되리라고 예상된다. 왜냐하면 국가가 부여하는 자격증(변호사, 의사, 한의사, 약사 등)을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의 전문대학원 제도와 연결하면, 서울에 있는 사립대학들이 이 제도 밖에서 순수 학문으로 버티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이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에 편입되어 준국립화되면 국립대와 동등한 재정지원을 받을 것이므로 사립대 등록금 문제는 자연적으로 해소될 것이다.


5-서울대는 학부를 폐지해야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사회의 개혁은 과거의 유제를 일거에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점이 자연과학 실험실과 다르다. 서울대 학부를 그대로 둘 때 비록 추첨제를 통하더라도 선호가 집중될 것이고 기존의 서울대 동문관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서울대는 학부를 개방하고 대학원 대학으로 전환해야 한다.


6- 서울대 학부를 폐지하고 연구중심의 대학원으로 만든다면 서울대 권력의 해체가 아니라 서울대에 또다른 상징권력이 부여되는 것은 아닌가?

서울대가 문제가 되는 것은 대학에 있을 수 있는 모든 학과가 있고 전체 규모가 커서 학벌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학문의 중심으로서 서울대에 거는 기대가 있고 서울대 교수들의 저항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서울대를 기초학문 중심으로 대학원대학으로 자리매김하자는 것이다. 전문대학원의 경우 서울대학교에도 설치하되 인구비례로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두면 그 숫자가 제한될 것이고 상대화될 것이다.

7-지금 한국사회는 경제, 교육, 문화 등 서울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있다. 그래서 대학네트워크가 될지라도 서울 쪽 지원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방대의 문제는 더 깊은 고민과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문대학원의 경우 지역별로 인구비례에 따라 정원을 배정하면 별 무리가 없을 것이지만, 학부의 경우에는 젊은이들의 성향으로 보아 서울을 선호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러한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같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비록 서울에 대한 선호가 있다 하더라도 추첨에 의해 배정될 것이므로 서울과 지방 대학의 평준화만으로도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균형이 줄어들 것이다.


8-학부를 1기 2기로 나누었다. 현재의 학부제와 큰 차이점이 있을까? 기존의 학부제와 어떤 차이가 있고 학부제 문제에 대한 생각은?


학부를 1기와 2기로 나눈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대학입학 시기에 전공을 정하면 소위 인기학과에 지원이 몰릴 것이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 교양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로 전문대학원으로의 진학시기를 고려한 것이다. 현재의 학부제는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입학 당시에 서열이 정해지는 데 비해 학부 1기는 인문사회계열와 자연계열로만 나누기 때문에 서열이 없으며, 1기를 마치고 1기 성적을 기준으로 전공을 선택하게 되면 지금과 같은 무한경쟁을 줄이고 대학교육의 내실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9-정부는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의 시장화가 만연된 상황이다. 혹자는 신자유주의 노선을 깨는 것이 중요하며 학벌은 작은 영역이라고 비판하는데 선생님의 생각은?


신자유주의 노선을 깨는 것이 현재 정치경제투쟁에서 핵심적인 과제이다. 교육 부문에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교육개방, 교육의 상품화, 수월성 교육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를 통한 대학의 공교육화가 중요하다.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는 비단 학벌을 타파하는 방안일 뿐 아니라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기본노선을 근본적으로 변경하려는 중요한 시도이다.

................................................................................................................................

인터뷰를 마치면서 정진상 교수는 거대한 학벌의 벽에 파열구를 내려는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고 전하면서, 대학생들의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학벌없는사회 학생모임 유유자적연구소

목록


펀글토론방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99 로버트 김,"상처뿐인 조국사랑" 댓글 3 고비 05-31 4812 2
98 日서 유전자 조작으로 광우병 안걸리는 소 탄생 -_-; 05-31 4244 9
97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로 대학평준화 시작을 댓글 1 revolution 05-30 4993 28
열람중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로 대학평준화 시작을 korn 05-29 4728 0
95 [한겨레] 코넬대 합격 아들 등록못시켜 ‘눈물’ 댓글 3 offaxis 05-29 5889 0
94 신입사원의 마음뺏는 '감동경영'에 이직률도 뚝 댓글 4 ㅎㅎㅎㅎ 05-29 5826 1
93 [한겨레21] 한국엔 '애국적' 과학밖에 없는가? 댓글 4 이승철 05-29 4059 1
92 KAIST총장에 노벨상수상 로버트 로플린 교수 댓글 6 정우성 05-28 4958 0
91 [한겨레] 경상대 또 세계를 놀래다 댓글 8 쉼업 05-28 4821 0
90 [중앙] 이공계 자리와 몫 ; 홍성욱 교수 기고문 댓글 3 김덕양 05-28 4713 0
89 이공계 병역대체근무 3년으로 단축 댓글 10 문병근 05-27 5607 9
88 모든 대학이 무상 평준화된 독일을 찾아서 댓글 1 korn 05-27 4440 1
87 [경향] 삼성경제硏 베스트·워스트 CEO 유형 소개 cantab 05-27 4221 3
86 [연합] 전문연구요원 병역 1년단축 추진 댓글 2 박상욱 05-27 3599 1
85 북한 해킹부대,남한정보 수집 사실 첫 확인 이공클럽 05-27 3833 2
84 당신들이 원하는 게 진정 경쟁력인가 korn 05-27 3585 2
83 노무현정권의 경제정책과 규화보전.. muroi 05-27 4240 1
82 우리 사회의 학벌 신화: 그대로 두면 50년 뒤에도 깨지지 않는다. korn 05-27 3570 1
81 내가 생각하는 '경쟁' 과 '학벌사회' korn 05-27 3732 1
80 대한민국과 선진국들과의 차이 korn 05-27 3481 1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