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인생! 주어진 조건에서 선택을 하는 방법

글쓴이
보통상식
등록일
2002-08-02 11:37
조회
3,9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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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건
===이 주제가 A4용지 몇장으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고 수조GB의 용량으로도 표현할수 없는 것이지만 한번 해 보겠습니다. 의견이 있으신 분은 주맥락에 대해 리플을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분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군요. 저는 detail한 내용보다는 약간 형이상학(?)적으로 말해보렵니다. ‘늙은 공도리’님의 인생에 영향을 주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고 참고가 되었으면 하고 글을 씁니다.

잠깐 잡설 하나
운명과 숙명의 차이를 아십니까?
위고의 노틀담의 꼽추 서언에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당시에 피난처로 사용되기도 했던 성당의 벽에 누군가가 긁어 놓은 아낭케(숙명)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그가 그 책을 썼다는 군요. 사전을 보고 운명과 숙명을 구분하는 사람과 꼽추나 신부, 에스메랄다나 그녀의 어머니같이 인생전부를 바쳐가며 그 단어의 뜻을 느낀 사람은 차이가 나겠죠.
여기서 이 표현의 인용이유는 인생이란 겪어봐야 알며, 절대로 되돌릴수 없다는 것입니다. 프루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에서도 보듯이 두 길을 동시에 갈 수는 없는거고 나중에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서 다시 갈수도 없는게 인생입니다. 더 심하게 말해서 당시 최선의 선택을 했는데 나중에 운명의 장난으로 최악의 것이 될수도 있겠죠. 즉 모른다는 겁니다. 인생은.
그러나 자기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으로서 주어진 조건에서 최고의 선택을 하고 최선을 다해야겠죠.

호구지책으로서 직장을 택한다고 할 때 학위에 비교한 취직시의 나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예외는 있는 법이고 확률로 나타나겠지만 전 인생이 걸린 개인으로서 그 확률의 의미는 없죠. 높아야 한다는 겁니다. 40에 박사? 돈만 가지고 논할때는 기회비용으로 환산하면 득실을 따질수 있죠.

그러나 모든 부자가 행복하지 않고 모든 권력자가 만족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좋아하는 공부만 하는 사람들도 행복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님의 인생의 목표 또는 님의 행복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오로지 대한독립이라면, 즉 하나뿐이라면 아주 쉽습니다만 그러지 않을때는 복잡해집니다.
돈. 명예. 권력. 행복한 가정. 지식욕. 취미생활. 등등등.
서로 환산이 가능한 것도 있지만 불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나중에 돈은 많은데 집안은 엉망이고 남에게 손가락질 받을 때 아! 이게 아니었구나 하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명예는 얻었는데 자기가 원하는 취미생활 할 돈이 없어서 50 되어 연구실 한구석에서 담배 빨면서 18 18하면 어쩔겁니까? 아이가 울면 외식에 컴도 사줘야 하는데, 거기에 마누라 바가지까지 견딜 자신 있습니까?

물론 돈이 (또는 부패한 나라에서는 권력이) 많은 부분을 해결해 줍니다. 야망이 크지 않다면 봉급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며, 경험상 2000년대 초의 한국에서는 돈의 비중이 큰 것 같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의사 한의사 하는게 그 탓이죠. 게다가 나이 들어가면 포기하는 것도 늘어나고 인생을 나름대로 해석하니까 기준도 바뀌어 가죠.

정답은 없습니다.
모범답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확률싸움이며, 지내봐야 압니다.
그러나 시간은 되돌릴수 없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후회적게 살아라. (잘못 해석하면 조폭이나 양아치 표현이지만 좀더 깊이 숙고 하시기 바람)
인생의 목표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직/장/은 없다. 그러나 일부분씩을 만족시키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확률이 높거나 판돈이 대단히 클 경우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으면 배팅을 크게 하라.
자신이 비중을 많이 두고 있는 것에 대해서 노력을 집중하고 나머지에 대하여 배분하라.
결혼을 할 작정이라면 배우자선택도 목표달성을 위한 과정의 하나로 보든지 (써놓고 보니 잔인하군) 또는 납득시켜라.
매년마다 (또는 신상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매6개월마다) 자기자신을 되돌아 보고 필요하면 진로를 수정하라.

진로가 결정되면 매진하세요. 필요하면 제2, 제3의 여유를 남겨 두시고.

모든 것은 자기 자신에게 달린 겁니다.

  • 보통상식 ()

      제 개인적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은 백지 몇장하고 관계되는 자료들을 들고 한 며칠 산에 텐트 치고 낙서하고 정리하면서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정말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알 수가 있고 방법은 이 사이트 곳곳에 널려 있으니 남은 것은 자신의 자질과 노력이죠.

  • 소요유 ()

      동감입니다. 뱀다리 하나 달면 보통상식님이 운명과 숙명을 말슴하셨는데  숙명은 필할 수 없는 것, 운명은 노력에 따라 바꿀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삶에 있어서 숙명과 운명을 잘 구분하면 성공한 삶일 겁니다.  또 한가지는  전 '연애' & '결혼'을  과학적으로 '화려한 일반화의 오류' (상대방의 한두가지가 자기의 맘에 들면 나머지도 다 맘에들므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핑크빛 선택효과의 오류' (왜냐하면 일부, 경우에 따라서는 극히 일부,  행복한 순간이나 일을 부각시켜가면 살아가므로)라고 표현합니다.  그럼 성공한 인생은 뭘까요 ?  전 역시 핑크빛 선택효과의 오류라고 보고 싶습니다.     

  • 보통상식 ()

      소요유님 지성의 깊이는 어디까지이며, 촌철로 문장을 조각하는 것은 어디서 배우셨습니까? (여기 올때마다, 글을 볼때마다 제 부족함을 느끼곤 합니다.) 질문자 본인이 리플을 달면 쓰려고 몇 개 남겨 놨는데 부족한 제 표현으로 한번 더 해 보겠습니다. '운명아 비켜라 내가 간다'라는 표현은 쓰고 있고 또 젊은이((!)주*1참조)는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그러나 숙명에 대해서는 이 표현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죠. 오자사전을 가진 나플레옹 빼고는. *** 첨언: 운명, 숙명 그런 것 모르고 그냥 열심히 살아야 합답니다. 그건 신의 영역입니다. ***

  • 보통상식 ()

      *주1 : 사나이, 가장, 어머니, 고무신 거꾸로 신으려는 애인을 앞에 둔 남자, 빈털터리에 실직하여 아내는 도망가고 폐결핵걸린 남자가 술에 취해 세살난 아이의 배고파 잠든 얼굴을 쳐다 보고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하늘을 보며 울부짖을 때. 사이엔지의 사람들.

  • 보통상식 ()

      학위수준에 관한 취직시 나이문제를 판단하는 건 쉽습니다. 일단 입사하고 싶은 기업들의 모집요강실적에서 나이제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세요. 이건 계속 비슷하게 적용될 거고 그럼 이 건에 관하여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되고 안되고가 결정됩니다. 안되거나 아슬아슬하면 학부졸업후 취업은 제외해야죠. 석박사후면 10년인데 강산이 한번 바뀐후의 일을 누가 예상하겠습니까? 그래서 필요한 순간에 주어진 자료로 최선의 판단을 하고 필요시 수정을 하라는 말도 안되는 표현이 성립하는 거죠.

  • 보통상식 ()

      일단 조직체에 속하게 되면 한국은 군대와 비슷한 특성이 있어 나이 몇살 아래 위는 받아 들일만 하고 다들 그러하고 있습니다. 또 생물학적인 나이도 나이테가 얼굴에 나 있는게 아니니까 별 문제 없습니다. 님의 현재 소속이 학교이며, 상대적으로 ‘늙은’ 편이니까 그에 관해 비중을 많이 둘 수도 있습니다. 나이 두어살. 별거 아닙니다. 단 정량적으로 표시되는 물건이 되놔서 법이나 규정에는 얽매인다는 거죠. 님의 나이에 관한한 제 의견은 입사조건이나 나이찼으니 결혼하라는 잔소리 듣는것의 문제지 50-60까지 공동체 생활을 통한 인생에서의 목표를 전적으로 바꿀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갑자기 웬 손님. 0.2M

  • 소요유 ()

      하하하. 그정도는 아니고요,  나이들어가면 느껴지는 것일 겁니다.  제가 *주1에 해당하는 것이 사나이 (50%, 스스로 사나이답다고 생각해본적이 없거든요), 가장 (100%), 어머니 (0%), 고무신... 남자 (70%?, 군에 졸병으로 갔다왔거든요.),  빈털.. (0%), 사이엔지 (100%).  생물학적 나이는 '머리가 안돌아 손발이 고생하는 경우'배고는 별로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정말 그일이 좋다면 늦게한만큼 스스로 '어리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그렇게든요 (동기들 보다 많게는 10년 적게는 5년 늦게 가고 있습니다). 

  • 소요유 ()

      아참 제가 만든 '말'은 스스로 합리화하여 이해하는 방편으로 언어적 유희라 별로 권하고 싶지 않네요. :-)

  • 보통상식 ()

      멋진 답변 감사합니다. 이 리플글 가운데서도 인생에 관해 배울것이 있군요. '언어적유희'에 관해서는 걱정마십시오. 한때 문학소년(우웩, 웬 욕지기)이었고 지금도 소일거리중의 하나가 읽기랍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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