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中 짝퉁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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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  (80.♡.2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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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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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中 짝퉁과의 전쟁"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가 중국산 짝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국과의 마찰이 우려돼 이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중국 가전업계는 세계적인 업체의 제품을 복제해 시장에 내놓고 파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등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복제품을 내놓는 사이클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복제품이 나올 때까지 6개월~1년이 걸렸으나 최근에는 1~3개월 정도면 따라온다"며 "무엇보다 중국 복제품은 기능, 디자인, 품질 면에서 별차이가 없으면서 가격이 훨씬 싸기 때문에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짝퉁 '위험수위'


이달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멀티미디어 가전 박람회 'IFA 2007'. 중국 하이얼 전시관을 찾은 삼성전자 관계자는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는 '보르도 TV'가 줄을 지어 서 있었기 때문이다.

하단을 곡선으로 처리한 검정색 테두리와 푸른 LED 조명까지 영락없는 보르도 TV와 닮은꼴이었다. 이 관계자는 "전체적인 검은 색, 디자인, 아래 들어간 문양까지 같다"며"우리 제품이 왜 여기 있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하이얼은 LG전자 LCD TV인 '퀴담'처럼 TV 본체와 받침대를 잇는 붉은색 고리 모양을 붙여놓기도 했다. 특히 하이얼은 TV 화면에 나오는 영상도 한국 방송사가 제작한 HD 가요 프로그램을 돌려 한국 관계자들의 빈축을 샀다.

LG전자 관계자도 "디자인을 보면 우리 제품을 따라한 것들이 많아 너무 놀랐다"고 밝혔다. 행사장에서 세계 주요 가전 업체들은 카메라를 목에 건 중국인들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소니 등 일부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이런 노골적인 '베끼기 전략'에 반감을 갖고 중국 취재진의 출입을 막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미리 등록한 고객·파트너사만 전시장에 들여 보내고 일반 관람객의 입장도 막아 버렸다.

짝퉁을 앞세워 가격질서를 무너뜨리는 중국업체들의 시장교란 행위가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중국 우루무치시 공안당국과 함께 가짜 LG상표를 부착한 에어컨과 컬러TV 생산 현장을 습, 짝퉁 에어컨 400여 대와 컬러TV 430여대 등을 적발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중국 행정당국이 공식적으로 압류한 모조품만 2만점이 넘을 정도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추격이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면서 "현지화되고 차별성있는 기술개발 및 상품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등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얼, 틈새 뚫고 한국 공략


하이얼은 올해 상용에어컨 시장에 진출하며 철옹성같은 한국 가전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 전초작업으로 최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07 한국국제냉동공조전'에 상업용 에어컨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냉난방 겸용으로 소음이 적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으며 깔끔한 디자인으로 호텔·백화점·오피스텔 등 대형건물 내에서 사용하기 적합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현재 한국 상용에어컨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0~9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하이얼의 국내시장 진출에 대다수 시장전문가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리미엄급 제품에 익숙해진 한국 소비자들이 '싸구려' '짝퉁' 이미지가 강한 중국산 가전을 외면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하이얼은 틈새시장을 파고 들며 일단 선전하고 있어 귀추과 주목된다.

하이얼은 한국시장에서 매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여 지난 2월까지 에어컨과 세탁기 수입이 전년도 동기 대비 각각 168.3%. 97.8% 증가했다.

조만간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국내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매출액은 크지 않지만 영업 신장세만큼은 내세울 만하다는 본사 차원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이얼 관계자는 "삼성·LG의 기술을 따라 잡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앞으로는 중저가의 복제품이 아닌 독자개발 프리미엄 제품의 출시를 크게 늘려 부가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책마련 시급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하이얼을 상대로 보르도 LCD TV 디자인 모방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했으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중국 정부를 자극할 염려가 있고, 중국과 마찰을 일으키면 삼성의 대중국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LG도 지난 5월 그룹 차원에서 '짝퉁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중국 내 짝퉁 제품 출현 예방과 제재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

짝퉁을 공급하는 소규모 제조자 및 유통상 등 워낙 유형이 다양해 일일히 단속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그나마 자체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뾰족한 방법 조차 없는 실정이다.

산업자원부와 특허청 등에 따르면 반도체와 자동차 등 국가 주요 산업에 걸쳐 독버섯 처럼 퍼져있는 중국의 '묻지마식 짝퉁' 은 연간 1000여건에 달해,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액은 무려 17조원을 넘어선다. 브랜드이미지 손상은 물론이고 매출 감소, 가격 하락, 소비자 불만 등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1년간 반도체를 팔아 올린 매출에 육박하는 규모다.

정부와 유관기관이 짝퉁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또 짝퉁 단속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법 제도도 미흡해 정부의 처방전 마련이 절실한 상태다.

산업계는  최근 "중국산 모조품으로 인한 국내기업들의 피해가 매우 커 우리 정부가 한중경제장관회의 등 양국 정부간 채널을 통해 중국측에 이를 적극 제기해 줄 것"을 건의했다.


김진오 기자 jokim@
아시아경제신문 | 기사입력 2007-09-25


중국의 짝퉁제품 생산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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