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StrongKorea] 이공계 1천명 국비 유학지원 정책

글쓴이
박상욱
등록일
2002-09-10 22:32
조회
3,731회
추천
1건
댓글
14건
"경쟁력있는 우수 인력의 이공계 유인효과가 기대되므로 적극 찬성한다", "국내 이공계 대학원을 몰락시키는 길이므로 절대 반대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이공계 1천명 유학생 국비장학금지원정책"에 대해 찬반론이 팽팽히 맞서고있다.

기획예산처는 내년부터 이공계 대학출신 유학생 1천명을 선발,1인당 2만~3만달러씩 모두 3백억원을 국비장학금으로 지원키로 했다.

설문조사 결과 기업체 CEO들과 정부 관료들은 대부분 찬성쪽이 많았다.

"선진국의 앞선 기술습득을 통해 우수한 자원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대기업 L사장은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란 관점에서 바람직한 조치"라며 "국가간의 장벽을 넘어 우수한 인재를 적극 육성해 국가연구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부처 한 관료는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세계일류급 연구인력을 확보하는 데 국내 이공계 대학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세계적인 안목을 키우고 최고급 과학자,엔지니어들과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국제감각을 지닌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조건부 찬성의견도 내놨다.

대기업 Y사장은 "국내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국외에서 배워오는 것은 좋으나귀국후 처우 등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두뇌유출"과 "국내 대학원 고사"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특히 교수들은 대부분 "국내대학원 교육을 파탄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며 적극 반대했다.

서울공대 K교수는 "대학에서의 연구활동은 주로 대학원생에게 의존하고 있는데 1천명의 우수학생들을 해외로 보낼 경우 국내 이공계 대학원이 고사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원 L교수는 "국내 대학에도 연구비와 시설 등을 지원하면 국제적인 업적을 낼수 있는 과학자들이 충분히 있다"며 "국내 가장 중요한 인력을 외국으로 보내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외국의 연구를 지원한다는 발상은 이해할수 없다"고 털어놨다.

포항공대 H교수도 "국비유학생 1천명을 늘린다고 이공계 기피현상을 치유하지는 못한다"며 "오히려 해외유학후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두뇌유출현상만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설문 응답자들중 상당수는 "원론에는 찬성하지만 해외 유학생 지원 못지않게 국내 대학원 육성책도 시급하다"며 "이공계 기피를 막기 위해선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근본적으로 과학기술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임호랑 ()

      역사는 반복되는가? 25년전에도 비슷한게 있었죠. '졸업생 전원 일본유학', 박대통령이 세운 '금오공고'에서 였죠. '공고'하면 최하위권 성적의 아이들이나 가는 곳으로 알고 있는 지금 초중고생들에게는 전설이 되겠지만, 당시 전국 중학교에서 전체성적 1-2위(0.1-0.3%정도)되는 사람들이 지원을 했으니까, 지금의 과학고, 외국어고보다 더 세고, 한 영재학교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줄 아십니까? "기술하사관으로 군5년복무" 당근 '일본유학'은 소문으로 끝나버리고, 공고 거품은 붕괴되기 시작... 그게 박통이 살아있을 때였고 곧이어 1980년대로 이어졌죠. 병은 치료 못하고, 상처만 가리는 식으로는 이공계 기피는 해결될 수 없습니다.

  • 배성원 ()

      재계와 관료들의 의도란.....유학보내고 남은 나머지 대다수는 그냥......알아서 인생 살라는 거겠죠? '너희들에게까지 과분한 대접 해주고 싶지 않다"는 완곡한 표현 같습니다. 하하하...'나는 우수한 인재다'라고 자신에 찬 학생들은 환영할때고, 약간 처지는 학생들은 아예 이공계 안 올겁니다. 속으로 "너희들끼리 다 해 먹어라." 이러겠죠. 그렇게 유학 보내서 반이라도 돌아와 준다면....반은 돌아오겠지요?

  • 백수 ()

      돌아와서는 무얼 할~까~요~? 애들 팰려구~?

  • 백수 ()

      그나저나, 교수들은 뭐하는 걸까요? 사방에서 북을 두들기는데, 그소리가 안들리나부죠? 이쯤되면, 각 대학 총장들이 성명이라도 내야죠. 교과과정을 획기적으로 개편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는 학생들을 배출해서 사회의 요구에 부흥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야하지 않습니까? 스스로 안된다고 판단되면, 다 문닫아야죠. 배웠으면, 배운데로 행동하는 게 선비아닙니까? 왜, 못배운사람들이 몸으로 때워 벌어들인 외화를 귀한 집 자식들 가르치는데 쓰는게 어느나라 법도입니까?

  • 소요유 ()

      이번 조치는 결국 국내 대학(원)의 '사망 선고'나 다름 없습니다. 기업은 그렇게 주장할 수 있으나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바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 조치가 지난 1월 산자부 장관의 '대학졸업생 출신대학 warranty론'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 정부의 이런 결론은 정부 존재를 특히 교육부의 존재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논리적으로 크게는 교육부, 작게는 해당 부처를 징계하는 의미로 해체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협지 활극에서나 봄직한 국내 대학원 역시 시쳇말로 '접시물에 코박고'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소요유 ()

      다시 이야기하지만 1000명을 국비유학 보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결론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국내 대학원 교육의 실패를 서로 알고는 있었지만 이야기하기 꺼려한 곳으로부터 이제 확까발려진 상태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한데 침몰해가는 배를 구할 것인가 그냥 내버려두고 보고있을 것인가 입니다.  명확한 것은  국내파든 국외파든 국내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절대 다수는 같이 빠져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외국에 나(갈)간 수천명이 돌아올때 쯤이면  고상하게 폼잡을 자리는 국내에서 불과 몇자리만 남아 있을 테고 대다수는 40대 이후에 낭인 생활을 할 것 같습니다.

  • SoC ()

      그렇죠. 유학갔다와서 남 밑에서 일하는 건 싫은테고, 교수하자니 부려먹을 학생이 없고,(누가 대학원 가겠읍니까?) 아마 국내파던 해외파던 도토리 키재기죠. 아이구~ 공돌이 죽네

  • 트리비어드 ()

      이대로 가면 정말 다 같이 죽습니다. 이공계가 죽어도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일부 기업들은 데려올 유학생만 있으면 되니까 좀 더 수명이 유지되겠죠. 하지만 그들도 이런 현상이 되풀이되면 부득이하게 R&D를 외국으로 옯기려 할 겁니다. 한국에는 그지 떼들만 남겠군요.

  • 박상욱 ()

      우리의 문제제기의 초점을 국내 대학원쪽으로 잠시? 맞출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운영진에서 설문조사를 준비중입니다.(곧 시작됩니다.)

  • 소요유 ()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내 대학원 살리기가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그러기 위하여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대우가 향상되어야함이 자명합니다. 이게 결국은 국내 기업도 살아갈 길일 겁니다.

  • 소요유 ()

      결론은 이번 조치는 '언발에 오줌눋기'나 '죽기전에 반짝 살아나는 회광반조'가 되겠습니다.

  • 소요유 ()

      뱀다리 하나 달면  가뭄에 작물에 물을 줄때는 찔끔 주면 오히려 더 가뭄을 타게됩니다. 가뭄에는 물을 아주 흠뻑 줘야합니다. 그 이유는 찔금준 물이 식물에 도달하기전에 증발하면서 오히려 잠열을 빼앗아가 식물을 고사시키게됩니다. 이번 정부의 조치는 이와 비슷합니다.  오히려 정부가 해야할 일은 국비유학 비용을 지원하기보다 (조폭교수들이 많아 주장하는게 내키지는 않지만)  대학원생과 박사학위자의  해외 연수기회를 늘리는데 그 예산을 써야합니다. 그게 국내 대학원을 살리고 한편으로 국내 대학원의  정상화를 이루는 길입니다.

  • 상식이통하는사회 ()

      전에 논의가 된바와 국내이공계출인이 미국의 로스쿨리아 MBA로 진학하는 경우에는 장학금이 주어진다면 찬성해야할 일이지만(우리나라의 고위공무원의 마인드를 고려해볼경우에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봄), 단순히 미국 이공계대학원으로 진학하는데에 장학금을 주는 것이라면 차라리 그 돈을 국내에 있는 국책연구소 연구원들의 연봉을 인상하는데에 쓰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상식이통하는사회 ()

      전에 양신규님이 이야기하신데로 앞으로 할 예정인 설문조사 또는 논평에서는 양신규님의 의견(국내이공계인력이 미국의 로스쿨이나 MBA진학시에도 장학금을 주도록 할것)도 반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이공계가 발전하려면 이공계의 연구인력외에 이들의 생각과 마인드를 이해할 수 있는 정관계 인사와 언론계인사가 많이 배출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목록


자유게시판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522 답변글 [re] 대학원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양신규 09-11 3407 2
열람중 [한경StrongKorea] 이공계 1천명 국비 유학지원 정책 댓글 14 박상욱 09-10 3732 1
520 광주과기원 교수가 대학원생 상습구타 댓글 19 tatsache 09-10 4892 1
519 [한경][STRONG KOREA] 제1주제 : `미국에서는`(과학기술 법안 대부분 의회서 내놔) 댓글 4 Myth 09-10 3228 1
518 외국박사학위 신고를 하고나서 댓글 5 보스 09-10 14918 0
517 국제경쟁력 지수를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지? 댓글 2 양신규 09-10 3565 1
516 이공계 인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다는 발상에 대해 댓글 8 백수 09-10 3398 0
515 [연합] 산기협, 'R&D 조세지원 축소에 우려' 댓글 6 김덕양 09-10 3365 0
514 이공계의 문제점과 해결책: 장점과 그것을 살리는 길 댓글 14 양신규 09-10 5006 0
513 답변글 기어코 한마디하게 만드는 군요. 관전평 09-10 3494 2
512 답변글 [re] 웃음을 선사하시는 관전평님 댓글 15 양신규 09-10 3784 0
511 우리나라에는 이공계 총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댓글 3 임호랑 09-10 3559 0
510 대학과 출연연의 지원부서들을 아웃소싱하는게 어떨까요? 댓글 2 백수 09-09 3763 0
509 답변글 [re] 법대, 상대, 행정 전공자를 이공계가 잘 활용해야... KAIST교수보다 더 많은 봉급받는 행정직은… 댓글 8 임호랑 09-10 3982 0
508 답변글 [re] major job versus minor job 댓글 8 보통상식 09-10 3268 0
507 퍼왔습니다. 댓글 3 임종관 09-09 3156 0
506 [한경]전문가 좌담 "10년 내다보는 인재수급 시스템 갖춰야" 댓글 2 Myth 09-09 3136 0
505 이게 정말 현실입니까? 댓글 4 임종관 09-09 3354 5
504 [펌,과기부]"프론티어사업단장 불공정 선정 의혹" 기사에 대한 과기부입장 댓글 1 Myth 09-09 3327 3
503 유학이라... 신경 09-09 2879 1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