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기업의 화해의 길은 없을까요?

글쓴이
백수
등록일
2002-10-01 20:17
조회
2,8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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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
댓글
10건
저는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할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드러나지 않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존재하는 문제이죠.
왜 드러나지 않는가는 여러분도 잘 아실겁니다.
대학의 지도자들과 기업의 지도자들이 학연으로 엮어 있어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는 절대 속 마음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대놓고 해외인력유치, 유학을 위한 장학금,
거기다가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여 세금으로 유학을 보내는 정책까지 만들려고 하지요.

기업들의 이런 생각들은 여론에 큰 영향을 끼치고,
이런 여론들은 조기유학과 기러기 가족들을 양산해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대학사회만이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지요.

대학의 붕괴는 상당히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 분명합니다.
더 늦기전에 대학의 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하고,
그 출발점은 사회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이 되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 정문식 ()

      저를 비롯한 이 사이트의 멤버 대다수가 한국 대학의 현주소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넘어서 아예 붕괴되고 새로 시작하기를 바라고 있져... 그런데 이렇게 지탄을 받는 한국 대학들이 '진짜로' 무더기로 망해 없어진다면, 한국의 교육계와 사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가상 시나라오를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수험생 수보다 대학 정원이 많은 세상이라 하지만, 왜 그렇게 많은 청소년들이 사회로부터 '사기꾼 소굴', '쓰레기장', '실업자 양성소'로 지탄받는 '대학'에 들어가려고 몸부림을 치는 보이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여?

  • 인과응보 ()

      아마 쉽지않을 겁니다. 교육에 불고있는 시장원리가 대학을 궁지로 몰고있죠. 아무 변화가 없다면 수년내 대학쪽이 패배할것이라 예상됩니다. 이미 산업자원부에서는 논문박사제도를 만들려고하는 것같습니다. 일본제도를 본떠서 기업,국립연구소에서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수여한다는 제도지요. 중요한 것은 교육및 논문작성권을 민간기업,국립연구소가 가져간다는 점이지요. 그렇게되면 이공계 대학이 가지고 있는 가장중요한 권한중 하나를 기업이 가져갈수있게 됩니다. 민간은 아니더라도 대덕연구단지의 연합대학원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해야 할것입니다. 앞으로도 이공계 석,박사학위자의 주요 수요처에서 대학원이 계속 생겨날 것입니다.

  • 인과응보 ()

      이렇게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일류대학이나 지방대학들이 먼저 타격을 입기 시작할 것입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미 시작되었지요. 하지만 교육개방과 맞물려 미국유명대학 한국분교가 생기거나, 인터넷등 화상강의 -이번 달부터 MIT에서 시작합니다-과 연결된 세계초일류대학들의 한국경영이 시작되면, 기존의 일류대학들도 무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벌써부터 대학원에서는 시작되었고, 과학고등 일부 고등학교에서도 최우수학생들이 미국이나 일본문부성장학생으로 외국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지요. 학생들사이에 입과 입으로 퍼지는 소문은 무섭습니다. 그리고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다시 되돌리지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교수들도 영어권국가에서 온 교수나, 인터넷에서 강의하는 세계최고대학의 교수들과 경쟁하게 될것입니다.

  • 인과응보 ()

      그리고 그 결과는 시장원리에따라 학생및 학부모들이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대학이 이런 곤경을 빠져나갈 길은 기업과의 유기적 결합밖에는 없읍니다. 기업이 원하는 교육과 연구를 대행하고 학생들을 공급하는 유기적 시스템이 절실한 실정이죠. 다시말해 기업과의 유기적 연결은, 한국 대학의 사활이 걸린문제지요. 하지만 기업의 입장은 다릅니다. 원하는 우수인력을 미국등 해외에서 공급받겠다는 뜻을 다양하게 표시하고 있읍니다.  제가 보기에 기업과 대학은 평등한 수평적 관계가 아니라, 일방적인 갑을관계로 변할것입니다.

  • 무소유 ()

      한편으론 인과응보라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인과응보님. ^^ 즉 그동안 상아탑이라는 보호막안에서 경쟁력없이 자라온 그러면서 비이상적 권위주의로 무장한 채 커버린 대학이라는 사회가 스스로 만들어낸 위기입니다. 이젠 대학들이 그삐둘어진 자존심을 과감히 버리고 몸을 낮추는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자본주의시대에 살면서 그게임의 법칙을 무시하며 살아온 우리나라대학.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려는지 걱정입니다.

  • 백수 ()

      그렇다고 해서, 대학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기반사회로의 진입에 대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대학의 역할은 지식 민주화의 주역이 되기 때문이거든요. 비록, 현재 그 역할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고 해서, 이를 포기하게 되면, 지식이 곧 권력이 되는 상태로 대한민국은 후퇴하게 됩니다. 대학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해법을 찾아보기를 원합니다만.

  • 인과응보 ()

      대학이 완전 없어지지는 않겠지요. 철학,인문학,순수예술,자연과학을 발전시킬 곳은 대학밖에 없으며, 대학은 앞으로도 영원할것입니다. 문제는 대학이 수적으로 너무 많아졌으며, 크기가 비대해져서 구조조정을 하지않으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더구나 교육의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분야인 이공학은 반드시 대학에서만 다루어야만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학부만 대학이 맡고, 대학원등 연구개발은 기업으로 아웃소싱하는 시스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백수 ()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는 진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연구개발을 독점하게 되는 상황이 지식이 권력화되는 과정이죠. 마이크로 소프트나 인텔의 예를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업이 연구개발을 독점하게 되면, 후발주자들의 시장참여가 많은 제한을 받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죠. 이것은 지식기반사회로의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됩니다. 모든 권력은 분산되어야 하고, 항상 견제되어야 하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역사적인 교훈입니다. 대학이라는 존재는 이러한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인력양성기관으로서  의지를 가진 후발주자들에게 지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대학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봐야합니다.

  • 인과응보 ()

      가까운 미래에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실용교육 분야는 모두 민간기업으로 아웃소싱하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과외, 학원등 사교육이 번창하는 이유가, 공교육의 경쟁력이 떨어져서 학생,학부모들의 외면을 받기때문인 것처럼, 학생이 아닌 전문가로 봐야하는 변호사, 의사, 경영전문가, 연구개발자같은 전문가 양성등은 결국 대학의 손을 벗어나 민간기업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공교육기관은 시장원리가 적용되지않는 분야로 축소,개편되리라 봅니다.

  • 인과응보 ()

      물론 대학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죠. 기업의 대학화에 어떤식으로든 대응할 것입니다. 영국과 일본에서 진행되는 대학의 agency화, 미국에서 번창하는 특수목적대학원등이 예입니다. 곧 우리나라도 '주식회사 XX대학원'이 생길 것이고, 그런 대학원 주식회사들이 기업과 경쟁하게 되겠죠. 하지만 분명히말해 그런 기관들은 본래 의미의 대학이라기 보다는, 이름만 대학을 빌린, 시장원리에 충실한 기업쪽에 가까와 질것입니다. 시장원리가 모든것을 망쳐놓거나, 아니면 모든것을 다시 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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