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나! 사이언티스트 (25) 류성언 생명공학硏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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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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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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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성언 박사(41)는 지난해 국내 과학분야 5개 상을 휩쓸면서 학계 주목을 끌었다. 지난 98년부터 연구해온 노력이 3년 만에 결실로 이어진 덕분이다.

류 박사의 논문이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과학잡지 '셀'과 '네이처구조생물학'에 소개되면서 그의 유명세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생명공학계로 번져갔다.

미국과 영국 등 외국학회에서 강연 요청도 쇄도했다.

한국인의 독자적인 논문이 셀에 실린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로 한국학계에서는 경사였고 한 해에 5개 상을 그에게 몰아줄 수밖에 없었던이유였다.

그의 연구성과는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인 활성산소의 세포 내 역할을 규명해낸 것.

활성산소가 몸에 해를 끼친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경로를통해 어떻게 해를 끼치는지는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

류 박사가 이 과제를 세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그의 논문 제목은 '산화환원 스위치 단백질인 옥시-R(OxyR) 및 열충격 단백질-33의3차 구조규명'.

활성산소에 의한 발병 메커니즘을 요약하면 이렇다. 산소흡입→활성산소→세포 내 단백질구조 변화→세포기능 변화→발병.

이 메커니즘 가운데 두번째부터 네번째까지 과정을 류 박사가 밝혀낸것이다.

류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제 세포기능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활성산소가 많이 있는 암세포 등 질병세포들만을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류 박사는 지금도 연구와 공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강단에 서 달라는 학교측 요청도 많았지만 연구가 더 좋다고 한다.학자가 연구실과 실험실을 떠난다면 퇴보를 의미한다고 그는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생화학을 택한 전공도 매우 만족해한다.

그는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는 한 암 치매 심장병 뇌졸중 등질병을 극복하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일에 일생을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어릴 때부터 그는 공부벌레였다. 그래서 수석자리를 거의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의 적극적인 관심이 책상을 붙들게 된 원인이었지만 천성적으로 공부 외엔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한국화학연구원 천혜경 박사는 그의 아내 이상이다. 학문세계에서도서로 말이 통한다.

첫눈에 들어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했다.

퇴근 후 집안에서도 연구동료를 만나는 기분이란다.

"우리는 단백질 기능에 공동의 관심이 있습니다." 아내와의 공동연구는 다른 동료들에게 불공정한 것 같아 삼가려고 했으나 언젠가는 시도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부가 공통관심사를 다루다보니 단점도 있다고 고백한다.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서로 필요 이상 간여할 때가 있어 독립적인프라이버시 공간을 가질 수가 없다고 한다.

이공계 기피 현상을 되돌리기 위해 사기진작책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그는 약간 회의적이다.

그는 과학도들을 지망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를 첨부한다. 사회적 대우를 좇아가기보다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는 것이 재미있고 여기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지를 자문해 보라고….

■약력■

△62년 서울 출생 △84년 서울대 화학과 학사 △86년 서울대 화학과석사 △91년 미국 컬럼비아대 박사 △91~94년 미국 하버드대 박사후연구원 △94~2000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 △2000~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98~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스위치단백질구조연구단(창의연구단) 단장 E F

<한배선 기자 doubles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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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역시 연구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는 모범생 출신이시군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는 것이 재미있고 거기에서 보람을 느끼던' 많은 연구자들이 왜 제대로 연구할만한 일자리 하나 못잡고 있는지 생각해 보셨을까요? 연구에 대한 열정은 기본이죠! 한국 사회의 부조리 때문에 땅을 쳐 본 경험이 없는 아주 드문 경우이신 모양입니다.

  • 소요유 ()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분들이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과학기술인 누군가가 해야할 일이라고 봅니다.  언론이 잘 포장했다고 해도 다른 것은 어디갔든지  "학자가 연구실과 실험실을 떠난다면 퇴보를 의미한다"는 그의 지론은 일부 다른 길론 나아가야 하는 과학기술인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더라도 세파에 휩쓸리지 않는 학자로서의 자존심으로 보면  신선하기 조차하네요.  생명공학연구소가 다른 연구소에 비하여 그래도 긴장감이 있고 활동적인 이유가 있긴 있었군요. 

  • 임호랑 ()

      저는 일부 잘나간다는 과학기술인들이 온실속에서 자란 화초처럼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 사회(=국가)를 주도하는 리더그룹을 보면, 꼭 학력이 높지도 않고(즉 석박사 아님) 대신 험한 일 포함하여 여러 방면에 두루 경험이 있고 몇 몇 업무에는 정통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일부 연구개발에만 전념하는 이공인도 있어야겠지만, 이들이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또 사회에 과학기술이 순기능을 하려면, 다양한 이공인 세계가 활성화 되어 있어야만 한다고 봅니다. 즉 관료, 연구행정, 언론, 정치, 법조, 기업 등에 이공인들이 활발히 진출하여 제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지요. 그럴려면 너나없이 편하고 광내는 일만 하려고 해서는 어림도 없고, 절대 사회의 주역도 될 수 없습니다.

  • 박병훈 ()

      연구 결과물과 과정에서 자부심을 갖는다. 좋은 이야기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타인과 어울리며 삽니다. 그들을 만났을때, 난 열심히 연구했고, 회사에 돈도 많이 벌어 줬는데, 적당히 일한 사람이 더 높은 연봉과 여유 시간을 갖는다면, 아무리 연구가 좋다해도, 남아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그런 길을 후배들에게 말할수 있을까요? 이공계 사기 진작책이 필요한게 아니라, 이공인이 일한 만큼 사회에 기여한 만큼 적절한 보상을 해달라고 하는건데, 사회가 이공인을 밥 그릇 찾는 사람으로 보는거 같네요.. 좀 슬픕니다.

  • 박상욱 ()

      아침부터 가슴이 콱 막히는 답답한 문장을 하나 읽게 되는군요.. 기득권 언론은 저런 말을 해줄 '성공한' 과학자를 애타게 찾는 것 같습니다.

  • 박상욱 ()

      결국엔 돈을 엄청 번 과학기술인이 나서서 '후배들이여. 과학해서 인류에 공헌도 하고 돈도 억수로 버십시오. 과학은 할만 한 것이죠?' 라고 자꾸 말해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과학기술인은 영원히 자본에 예속되어 기득권자들의 노예노릇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 인과응보 ()

      이기사를 읽고 이해할수있는 비이공계 일반인이 몇명이나 될까요? 올바른 기사라면, 처음 활성산소에대해 알기쉬운 예를 들어 자세한 설명을 하고, 활성산소가 몸에해를 끼치는 메커니즘을 설명한 다음, 그중에서 류성언박사가 한 공적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유성언박사의 논문제목은 유박사와 공동저자이외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기때문에 맨뒤에 사족으로 덧붙여야하고, 관심있는 사람은 찾아보라는 식으로 넘겨야지요. 그리고 유박사의 공적을 관련분야의 전문가들은 어떻게 높게 평가하고 있더라라고 보충을 해줘서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여야하고요. 그리고 유박사의 사생활이나 이공계기피현상에 대한 소감은 따로 기사를 만들어서 그의 공적과 차별을 두어야지요. 개인적 소감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를수있기때문이지요. 

  • 인과응보 ()

      이공계기피현상을 만드는 전형적인 뉴스가 바로 이런 형태의 기사입니다. 어려운 말을 나열해서 아무도 이해를 해주지않으면, 유감이지만 유성언박사는 아무것도 하지않은것이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이공계에 관심가질 이유가 없지요. 지금 이공계기피현상은 이공인 스스로가 만든것인지도 모릅니다.

  • 최성우 ()

      인과응보님의 (특히 첫번째) 덧글의견에 동감합니다.  아무튼 기사를 보니 학문적 업적으로 보아선 류박사님이 매우 훌륭하고 뛰어난 과학자인 것은 맞는 듯한데, 이런 분들이 '사회적' 발언을 할 경우에는 좀 더 신중하고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꼭 옛날에 제가 학교 다닐때에 "자네들이 조국과 민족에 기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서 노벨상 받으라"는 얘기 만큼이나 답답하게 들립니다. 

  • 최성우 ()

      물론 류박사처럼 연구에만 몰두하고 "사회적 대우보다는 새로운 현상의 발견에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 과학자들도 많으면 좋겠지만, 남들에게도 다 그렇게 하라고 '충고'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만약 뛰어난 업적을 이룬 의사가 "의사는 모름지기 허준이나 히포크라스테스처럼 돈 보다는 인술을 추구해야한다" 라고 말한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의사지망생들이나 일반 사람들에게 씨알이나 먹히겠습니까?

  • 트리비어드 ()

      제 자리에서 자기일만 하면 저렇게 됩니다. 열심히 업적을 쌓으신 진정한 연구자에게 저같은 풋내기가 할 말이 아니긴 하지만 제자리에서 자기 할 일만 묵묵히 하는 것은 사회분위기에 따라서는 죄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멸망과 파시즘의 등장이 그러한 경향을 잘 보여주는 것이죠. 사람들이 역사를 왜 배우는지 모르겠습니다.

  • 아햏ᕛ… ()

      한편으로는 류박사님의 말씀이 맞는 말이지만, 유독 과학기술계에만 강요되는 ' 대가리 터지게 연구나 해라'는 대책없는 언론의 message는 이제 더 이상 보기 싫군요.

  • 아햏ᕛ… ()

      그리고 위의 임호랑님 말씀에 찬성 한 표. 잘 나간다는 분들 중에서는 간혹 전체 system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경험만으로 극히 제한된 시각으로 판단하는 분들이 있습디다. 아무래도 엘리트 코스만을 밟고(요즘은 이것도 잘 안 통하지만 ^^;), 부당한 대우나 험한 일, 잡일, 조직의 실무 등을 별로 접해 보지 않고 나름대로 특권층이라고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러니 이공계 기피가 어쩌구 저쩌구 해도 ...  '어험~  이 바닥 일은 하고 싶은 사람만 하는 거야. science~ 얼마나 아름답고 보람된 일인가?' 라고 하겠지요. 아마 공장에 끌어다놓고 한 달만 살아보라고 해도 그런 말이 쑥 들어갈 겁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도 봤구요. 오히려 매스컴에서는 과학기술자로서 오랜 기간 산업계에 종사하면서

  • 아햏ᕛ… ()

      실무경력이 화려한 분들을 찾아내어 그 분들의 경력, 소감, industry의 전망 등에 대하여 좀 기사를 내 줬으면 좋겠습니다.

  • 아햏ᕛ… ()

      아...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표현력이 딸리는군요. 댓글을 써놓고 보니 무슨 말인지 모르게 범벅이 되어 버린 것 같아서..  ^^;  다들 개천절 휴일 잘 쉬시길 바랍니다.  꾸벅~

  • 백수 ()

      그는 결국 평범한 사람일 뿐이군요..... 스스로가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살아온 얼치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계급의식의 부족, 더 나아가 우리나라 교육의 기형성에 기인합니다. 또다른 기회주의자의 모습을 보니, 대단히 서글프군요. 생명공학을 이 땅에 띄우기 위해 그동안 노력해 왔던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그의 한마디에 물거품이 되어버리죠. 그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겠지만, 과학하는 사람의 사고방식으로는 낙제입니다.

  • 배성원 ()

      사기진작책에 회의적이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군. 그가 실제로 이런 말 했을까요? 아마 기자가 살살 유도해서 그 엇비슷한 뉘앙스로 약간 기울었을 뿐인데 그냥 그렇게 써버린 모양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제정신 박힌 이공계인이 지원하겠다는데 회의적이라고 대놓고 그랬을라고요. 진짜 지원이나 하고 그러면 정말 나서서 지원하지 마라고 데모할 사람 아닌 다음에야...

  • 정문식 ()

      류박사님도 현재의 한국 과학기술계의 실상을 보고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엄청난 한탄을 느꼈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류박사님은 유능하고 양심적인 표준적인 과학자로 생각되는데, 난세에 필요한 사람은 '범생이'가 아니라 '문제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외도-즉 사회 현실에 대한 관심과 참여 의욕-를 더욱 장려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소요유 ()

      앗 그렇고 보니 배성원님이 지적하신 그 부분이 이제 눈에 띄네요.  자기 등이 따시면 남이 추운줄 모를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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