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률 20-30% 의 진정한 의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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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n
등록일
2004-05-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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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진학률 20-30 % 의 진정한 의미 1

조동섭






내가 서구 여러 선진국들이나 사회주의(?)를 경험한 동구라파 국가들마저도 고졸자의 20-30% 정도만이 대학에 진학한다는 내용을 예로 들며 모두가 대학을 나오려고 난리를 치는 우리나라의 지나친 학력주의를 비판하였다. 이 비판에는 적성이나 조건에 대한 고려보다는 가능하면 서울에 소재하는 대학으로 나아가 한 단계라도 높은 점수대의 학교(학과)를 지향하는 서열화 된 학벌사회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그 비판의 대상은 당연히 개인의 선택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고 그것을 강요하고 강제하는 국가(사회)에 맞춰져 있다.






엊그제 ‘학벌없는 사회‘ 연대위원장인 이철호 선생님과 그에 대한 대화가 있었고 조언을 받았으니 구체적인 얘기를 한번 해 보기로 하자. 이 선생님의 의견 요지는 두 가지 차원인 듯 하다. 20-30% 대학진학률이라는 것의 의미가 모든 청년(고등학생) 혹은 노동자들이 연장하여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교육배제 제도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 좁아진 문이 결국 가진 자나 특권층들만이 계급 재생산을 위해 진입하는 경로가 되어 버리는 후퇴된 공공시스템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학벌차별만이 아니라 사회 내 제차별이 없어지는 세상을 꿈꾸는 단체의 연대위원장으로서 마땅하고도 당연한 생각이다. 따라서 전체의 20-30% 만이 대학에 진학한다는 그 ‘한정’이 주게 될 ‘선택받은 사람들이 대학에 가게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부정적 의미를 없애 줘야할 필요성이 생겼다. 내가 생각하는 그러한 대학진학률은 학벌사회라고 불리지 않는 다른 일반적인 국가들 특히 벤치마킹 해 볼만한 선진국들과의 비교의 개념이다. 다시 말해 한 사회가 학벌사회냐 학벌사회가 아니냐를 비판하는 근거의 하나는 될 수 있을지언정 그것을 결론짓는 절대적인 조건으로 제시되는 어떤 기준치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특히 학벌문제를 논할 때 교육의 가치만을 맹신하며 주장하는 사람들 중 잘못 인식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 그들의 주장은 인간은 많이 배울수록 좋은 것이고 모든 국민들이 대학까지 마치는 그래서 학력(?)수준이 높다 면 개인이나 국가경쟁력에 나쁠 것이 하나도 없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학벌문제를 논하는 토론에서는 논점을 이탈한 것으로 교육일반론이고 인간진화론적인 차원에서나 옳은 얘기일 뿐이다. 우리의 쟁점은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한국의 교육상황-학벌(학력)사회-학벌차별-학벌문제로써 야기되는 각종 사회문제이다.






쉽게 얘를 들자. 어느 지역에서 수학의 구구단을 초등학교에서 마치고 다른 지역은 유치원에서 마친다고 하자. 만약 다른 조건이 다 동일하다면 자, 유치원까지만 공부한 학생이 초등학교까지 공부한 학생보다 구구단(수학) 경쟁력이 낮다고 말할 수 있는가 ? 교양이나 문화나 정서적인 면도 비교해 보자. 고등학생이 되면 캠퍼스를 거닐며 이성적 감성적 존재를 느끼며 독립된 자아와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시민의식을 갖추는 성숙한 청년이 되는 것에 비해 대학생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존한 삶에 그제 서야 지성인입네 사유하기 시작하는 청년이 같은 수준인가? 굴종적인 입시공부에 매달리느라 대학생이 되어서야 성숙하니 말이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졸업수준과 선진국 고등학교 졸업수준의 학생이 어느 면에서 같고 어느 면에서 차이가 나는가를 따져보자. 기초과학, 기초지식, 기초상식, 세계관, 사회관, 인생관, 우주관, 자연관, 철학, 사유능력, 자주성, 독립성, 공동체 의식, 인간성숙도를 비교해 보자는 것이다. 수학능력이나 과학능력 면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결과에 종종 접하곤 한다. 그러나 그 이후 세계적인 과학자나 세계적인 철학자나 세계적인 예술가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대적인 평가기준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사람을 제대로 키우지 않는 어떤 사회구조나 시스템에 봉착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






패러다임이 거세된 인재육성, 그리하여 단순히 매달려 숙독하고 암기하여 시험을 보는 결과에는 월등하지만 그 이후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어떤 ‘창조’를 기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교육제도와 교육내용 그리고 비민주적 교육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은지 짚어보자는 것이다. 결국 현재와 같이 선진국 고졸수준과 큰 차이 없는 전 국민 대졸자화는 국가경쟁력이나 개인의 성장에 별로 큰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학력인플레일 뿐으로 학력(학벌)사회이기에 다 대학 가려는 열풍이 자연스럽고 그래서 추가되는 천문학적인 (사)교육비를 보듯 사회적 기회비용 차원에서도 백해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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