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선진국들과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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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n
등록일
2004-05-2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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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선진국들과의 차이 (조동섭)


- 대학 진학률 20-30 % 수준 -




외국에서는 ‘학벌’문제에 관해 들어보고자 시도를 하면 우선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한다. ‘재벌’이라는 용어와 마찬가지로 한국적 의미에 가장 적합하게 번역되는 말이 없거나(academical cliquism ?) 아니면 내가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그 나라들은 ‘학벌’ 이라는 것이 그리 크게 문제가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대화에 끌어 들일만큼 상식화 된 사회적 언어가 아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래서 일반적인 교육제도나 교육문제를 넘어서는 대화에는 한국 사회에서 의미하는 ‘학벌문제’ ‘교육문제’를 대충이라도 이해하고 있을 한국인 가이드나 교포에게 묻게 된다. 그러면 의외로 진지하고 자세하게 그에 관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대체로 한국에 살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을 경험하고 떠난 사람들이기에 그럴 것인데, 특히나 자식을 키우는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는 것으로 그 나라가 한국과 가장 차이 나는 분야가 바로 교육 분야이기에 그럴 것이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들이나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 그리고 뉴질랜드와 호주 등지를 두루 여행하며 들은 얘기 중 우리가 경청해 볼 만한 공통적인 얘기가 있다. 물론 그곳에서 교육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거나 직업적으로 관계된 사람들로부터 들은 것이 아니기에 피상적이거나 특정인의 주관적인 얘기에 불과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그곳으로 이민을 떠나 5년에서 1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 이야기이니 나름대로 유의미한 내용으로는 충분했다.




공통적인 내용이란 경제적으로 대체로 풍요롭거나 선진국들이면서 사회적으로도 안정적인 그런 나라들의 대학진학률이 전체 고졸 학생의 20-30 % 수준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호주나 뉴질랜드 경우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전체 학생의 20 % 미만이라고 한다. 대학은 꼭 가고자 하는 사람들만이 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런 국가들의 국제적 지위를 낮게 보거나 경쟁력을 낮게 볼 것이며 대학을 나오지 않는 그 국민들의 평균적인 지식수준이나 교양수준을 낮게 볼 것인가 ? (한국의 학벌주의자들은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이기에 달라야 한다고 주장하겠지만, 그러한 획일 과 집중이데올로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생각해 보라)






뉴질랜드에서는 대학과정이 5 년인데 3 년이 지나면 누구나 사회로 진출 할 수가 있다고 한다. 3년 과정만 마치고 사회에 나아가도 대졸자로서 그 역할을 하는데 아무런 차별이나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5년 이상까지 가는 사람들은 공부를 계속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전문적인 분야의 직업군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한국인 교포들은 대부분 전문분야 특수성에 대한 고려는 뒤로한 채 자식들에게 5년 과정을 다 밟도록 교육을 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진국들 일수록 초등학교 때는 공부를 거의 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집에서 해야 할 과제물도 크게 없고 따라서 만약 학교에 와서 조는 학생이 있다면 학부모에게 전날 늦게 재웠던 어떤 사유가 있었는지 사유서를 받아 갈 정도라는 것이다. 그런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저녁 9시만 되어도 애들을 억지로라도 재워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어릴 때는 열심히 뛰어 노는 것 특히나 친구들과 원만하게 잘 사귀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공부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중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하여 고등학교 들어 갈 때는 대학을 가는 진로를 택할지 사회로 진출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된다. 공부하는 과목도 기초과목 이외 자기가 전공으로 하고 싶어 하는 과목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젊음과 인성을 충분히 성장시킬 만한 여유가 있게 된다. 누구라도 대학엘 갈 수 있지만 대학에 가서는 치열하게 공부를 해야 졸업을 할 수 있기에 불필요하게 너나 나나 대학에 가질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대학 졸업자와 고등학교 졸업자에 대한 사회적 대우나 평가 그리고 문화정서적인 면이 크게 차이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최근엔 좀 달라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학에 가면 고생 끝 행복 시작, 그런 나라는 행복 끝 고생시작이다.)



그리고 예를 들어 누군가 의사가 되기 위해 의대를 가고자 한다면 공부를 잘해 해당 시험을 아무리 잘 보았어도 면접에서 얼마든지 떨어질 수 있다. 그것은 의사가 갖춰야 할 여러 가지 덕목을 함께 보는 것으로서 사람의 품성이나 됨됨이 등도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학창시절 사회 봉사활동 경력 같은 것이 충분치 않다면 합격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손에 쥔 시험점수만 높으면 사기꾼도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인간도 사회 상층의 대우받는 전문직에 진출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의 차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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