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어외(先始於嵬)의 교훈 - 김선영

글쓴이
scieng
등록일
2004-12-30 17:10
조회
7,845회
추천
33건
댓글
1건
중국 전국시대에 연나라 소왕은 현자를 두루 구했습니다.
당시 연나라는 작은 나라였으므로 부국강국을 하기 위해서는 현인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제나라에게 침략당해서 나라가 쇠퇴하여 안으로는 사람을 구하기 힘들고 밖으로는 위기에 쌓여서 발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중에 고심하던 소왕은 재상 곽외에게 현인을 구하는 방법을 물었습니다.

곽외는 대답하길

"신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사옵니다. 옛날에 어느 왕이 천금을 가지고 천리마를 구하려 했으나 3년이 지나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잡일을 맡아보는 신하가 천리마를 구해 오겠다고 자청하므로 왕은 그에게 천금을 주고 그 일을 맡겼습니다. 그는 석 달 뒤에 천리마가 있는 곳을 알고 달려갔으나 애석하게도 그 말은 그가 도착하기 몇 일 전에 죽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그 죽은 말의 뼈를 오백 금이나 주고(死馬骨 五百金:사마골 오백금) 사가지고 오자 왕은 진노하여 '과인이 원하는 것은 산 천리마야. 누가 죽은 말뼈에 오백 금을 버리라고 했느냐'며 크게 꾸짖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이제 세상 사람들이 천리마라면 그 뼈조차 거금으로 산다는 것을 안 만큼 머지 않아 반드시 천리마를 끌고 올 것'이라고 말했는데, 과연 그 말대로 1년이 안 되어 천리마가 세 필이나 모였다고 합니다. 만일 전하께서 현인을 구하여 하신다면 먼저 저 곽외부터 스승으로 모시기 바랍니다. 저같은 자도 후하게 대접하면 어찌 천리를 멀다하고 저보다 뛰어난 자가 모이지 않겠습니까?"

이리하여 소왕은 곽외를 위하여 황금누대를 쌓고 천금을 주었습니다. 그 일이 중국전역에 알려지게 되자, 마침내 천하의 인재가 다투어 연나라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중에는 천하의 명장인 조나라의 악의도 있었으며, 극신과 같은 군사도 있습니다. 후에 소왕은 이들의 보필을 받아서 제나라에게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선시어외를 말하는 것은 종종 사람들이 이공계를 말할때 너희들이 먼저 능력을 보여라 그러면 대접해줄 것이다. 라고 합니다. 하지만, 가까운 인재조차 대접하지 않는데 어찌 무엇을 믿고 능력을 보이겠습니까? 그리고 먼저 인재를 찾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대접을 하는 것을 보여야 함을 왜 모를까요? 이것을 잘 생각해보면 외국이나 선진국에서 인재를 찾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지 강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것에는 인과관계가 있습니다. 그 인과관계를 무시하고 무조건 조건과 결과로서만 판단하면 안되는 것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는 것이고 그중에 하나가 바로 사람을 구하는 것입니다.


 
 

 
 
under elite (2004-08-14 15:57:22) 
 
항상 제가 생각해 왔던건데 잘 정리해 주셨군요.
앞으로의 자신은 좀 더 그쪽으로 앞서 있는 사람을 보고 가늠하기 마련인데, 지금 졸업하고 뭐하고 살지,,, 라고 고민하는 박사 말년차를 보면, 왠지 두려움이 앞서는 군요.
천리마를 굶겨 죽인 곳에 백리마도 올 리가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김창구 (2004-08-14 17:30:27) 
 
인재가 없는 탓을 하지말고.
인재가 있는 시스템을 못 만든 자기(사장, 지도자) 탓을 하는게 옳다고 보입니다. 
 
 
 
innovation (2004-08-14 19:51:31) 
 
흠... 세계적인 어떤 회사는 "동종업계 수준 3배의 대우, 동종업계 수준 3배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는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만... 경험적으론... "먼저 3배 대우"가 "3배 가치"를 실현할 확율이 훨씬 더 높습니다. 
 
 
 
공도리... (2004-08-14 20:20:03) 
 
천만표... 
 
 
 
song (2004-08-15 19:31:57) 
 
투자없이 공짜로 과학기술의 성과를 얻으려는 발상은
공부안하고 성적 잘나오게 기도하는 것과 같겠지요. 
 
 
 
임호랑 (2004-08-16 19:58:22) 
 
가슴에 필이 꽂히는 고사성어군요! 
 
 
 
innovation (2004-08-17 13:14:50) 
 
사원 처우 개선은 기업 성장의 원동력
=================================

사원 처우 개선은
회사의 이익을 깍아먹는 추가 비용이 아니라
한 사람의 리더가 비전을 제시하는 것 보다 훨씬 크게
기업을 키울 수 있는 원동력으로 봐야만 한다.
한 사람의 리더로는 기업을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사원들의 복지수준 향상은 자부심을 배증시키고,
직장에서의 안정감을 높임으로써
이직율을 낮추게 됩니다.
이것은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고객들과의 유대관계 강화로 이어집니다.
물론 급여와 복지수준 제고가
최고의 유일한 동기부여 수단은 아니지만,
그만한 배려는 직원의 충성심 배가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조영탁의 행복한 경영 이야기, 2004.8.17) 
 
 
 
sucker (2004-08-20 23:19:17) 
 
옳은 말씀 

  • 익명좋아 ()

      이공계 일꾼들 돈 좀 많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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