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출의 주범은 누구인가 - 관전평

글쓴이
scieng
등록일
2004-12-30 17:14
조회
10,5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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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
기술유출이란는 네 글자때문에 신문,잡지들이 난리다.  피를 본 굶주린 상어떼들처럼 너도 나도 시리즈니 기획기사니 하면서 과학기술자들을 금전에 팔려 조국에 해를 끼치는 집단이나 철부지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

마치 한국의 기술이 세계 제일이라서 전 세계의 산업스파이들은 다 몰려들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망하겠다는 위기감을 조장해서, 과학기술자들의 인권과는 상관없이 여론을 조장하는 자들이 원하는 상황을 연출해내려고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이제 좀 내세울 만한 기술이 있으니까 중국이 다 훔쳐가서, 곧 나라가 망하게 된 상황인 줄 아는 모양이다.  철부지 국회의원들이야 원래 머리가 비어있으니 뉴스의 촛점에 따라부화뇌동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제 기업가들까지 덩달아 무슨 무슨 모임하면서 난리를 친다.  기업인들은 물만난 고기처럼 어떻게 직원들을 괴롭힐 까만을 궁리하지 어떻게하면 최대한으로 자유로운 개발환경을 유지하면서 기술유출을 방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않는다는 게 내 경험이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이런 문제가 한국에만 있는 유일한 상황일까?사대주의적인 발언은 정말 하지 싫지만, 사실이니까 미국이나 일본을 좀 생각해보자.  미국이나 일본에서 이렇게 난리친다는 얘기들어본적 있나?

멀리갈 것도 없이 이 글을 쓰는 노트북 컴퓨터에는 연간 350억을 쓰는 프로젝트의 모든 내용이 들어있다. 지금까지 투자한 돈과 미래의 값어치로 치자면 아마 요즘 말하는 1조는 족히 나갈 지도 모른다. (시비를 걸자면 사실 몇 십조원으로 부풀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미국에 지금까지 있는 동안 이걸 가지고 시비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삼성 기흥공장에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마치 공항 검색대처럼 엑스레이에다 마그네틱센서(디스켓 사용하던 시절)까지 달아서 난리를 친다.  종이한장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게 지상과제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차이가 생길까. 내가 경험한 미국회사는 기술을 유출되면 그만큼의 보복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기술을 훔쳐서 잠시 돈을 번다고 해도 잘 못 걸리면 몇 배로 토해내야되기때문에, 함부로 나서는 사람들도 별로 없다.  미국 변호사들이 끈질기다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여러분들도 잘 알 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한국의 지배층들은 이렇게 난리를 칠까.  한마디로 중국이나 미국에 가서 배상금을 받아낼 능력이 없기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고의적으로 지적재산권문제를 외면하고 있고, 그런 제도도 잘 되어있지 않다는 게 이유다.  배상금을 받아내고 지적 재산권 문제를 협의하는 게, 기술유출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과학기술인들만의 일이었나?

도둑을 잡아야 될 경찰이 도둑을 잡을 방법이 없으니 범죄를 방지하기위해 예비 음모차원에서 부터 범죄를 방지해야겠다고 나서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칼을 가지고 고기를 썰면 살인미수가 된다. 은행에만 가도 강,절도미수가 되고... 범죄없는 세상, 살 맛나는 세상이 아닌가.

회사에서 종이 한 장 가져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 일은 일대로 무지하게 시켜댄다.  나같은 경우엔 집에 와서 가족들과 쉬고, 놀다가 밤이 늦어 애들이 잠이 들면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국회사의 경우에는 조그마한 일이 있어도 시간이 안 맞으면 밤 열시, 열한시 관계없이 회사에 붙어있어야 된다. 아직도 주말을 반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그렇게 뼈빠지고 일해주다보면 머리고 비고 사십대가 되면 퇴물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요즘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 파렴치범에 부도덕한 집단, 철도 없고 세상물정을 몰라서 집중관리가 필요한 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다.

이게 다 무능력한 문돌이들의 책임이다.  그들이 중국과 협상을 할 능력만 있었어도, 배상을 제대로 받아낼 능력만 있었어도 이렇게까지 난리를 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자신들의 무능력을 죄다 과학기술인에게 뒤집어쒸우는 정부, 경찰, 기업가들을 보면 누가 나라를 말아먹는 집단인 지 분명하지않은가.

아래 박상욱님의 글을 보라.  예비음모죄라니...  이건 전직제한보다 더 심한 제약이다.
회사문을 나서면 바로 예비음모죄로 걸고 넘어질 수 있는 데, 털어서 먼지 한톨 안 나올 자신이 있지않은 한 누가 감히 전직을 꿈꿀 수 있겠나.
한국회사에 취직을 한다는 것은 미래의 파멸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빠져나오려 할 것이다. 과연 이게 이따위 언론 플레이를 해대는 집단이 생각했던 일일까?  아마 그들은 온간 제제장치, 위원회, 보안관리사등등의 밥그릇수를 늘려서 자신들의 감투와 영달을 보장받는 것외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국가의 핵심기술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상황을 파국으로 몰고가는 이들이야 말로 가히 기술유출의 진범이라고 불릴만하지않는가?


 
 

 
 
기술인 (2004-12-12 10:49:08) 
 
회사의 기밀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으려면 이 방법이 있습니다. 퇴근시에는 직원의 뇌를 회사에 반납하고 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그까짓 프린트물, 파일들 가져가지 않는다고 해서, 마음만 먹는다면 회사밖에 나가서 그것들을 다시 재생해낼 능력이 없을까요? 이미 그 부분에 대한 모든 지식은 사람의 머리속에 있고 얼마든지 재생해 낼수 있는 부분인데, 그런 부분들을 가지고 기술자들의 숨통을 쥐어오는 것이 너무도 답답하고 숨이 막히네요. 국가나 기업에서 정말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이러한 인력의 유출부분이겠고, 인간의 행복추구권을 말살하는 전직금치처분 같은 알량한 제도나 만들지 말고, 쓰레기 같은 곳에 쓰여지는 그 많은 돈을 과학 기술자의 처우 개선과 기술 개발비에 투자한다면 조금이라도 경쟁력 발전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지요 

  • Psychedelist ()

      만약 정부가 그딴식으로 처음부터 나왔다면 중국에게 하이닉스와 쌍용을 정부차원에서 넘기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쌍용은 사실 현대보다 더 빨리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했다고 하죠. 현대보다 개발능력도 더 뛰어나구요.

  • 익명좋아 ()

      기술 유출에 따른 국가 피해 액수(언론 추산)하고, 기술 유출한 분들이 받은 댓가가 너무 차이가 나요. 요즘 한국 부자 기준이 현금 30억이라는데, 걸리더라도 최소한 30억은 받고 넘겨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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