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출이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 관전평

글쓴이
scieng
등록일
2004-12-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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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를 쳐 보면 친구들의 인간성이 드러난다.  온간 블러핑을 해가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넘, 간땡이가 배밖에 나온 넘, 막가파, 생전 처음 쳐본 넘, 아무 생각 없는 넘, 남따는 거 배아픈 넘 등등...

밥맛 중의 하나은 조금 따 놓고는 판끝날때 까지 그걸 지키려고 계속 죽는 넘이다.  이런 부류는 엄첨 치사한 놈에다가 별로 미래도 없는 놈이라서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않은 게 내 개인적인 평가다.  친구들 사이의 놀이를 놀이로 끝내지 못하는 앞 뒤 분간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즘 기술유출을 둘러싼 행태를 보면 바로 이런 부류들의 사람들이 생각난다.  한국, 많이 컷다.  내가 한국을 과소평가하거나 비하하는 것을 좋아하지않는 다는 것은 여기 게시판에 오시는 분들이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얼마 안되는 알량한 기술을 지키려고 아둥바둥할 때인가.  그걸 위해 황금알을 낳는 닭의 배를 갈라야 할 때인가?

한국이 많이 크기는 했지만, 아직 멀었다.  두어달전에 한국에 가보니 대학의 연구 인프라도 엉망이고, 산업계와 학계의 연관 체제도 엉망이고, 학생들도 세계에서 제일 앞서가는 연구를 한다는 자부심을 가진 학생은 별로 보지 못했다.  한마디로 개판이었다.  적어도 내가 잘 아는 분야에서만은 그랬다는 얘기다.  아직도 잘만하면 같은 비용으로 두배, 세배의 연구 결과를 낼 수도 있는 잠재력이 있는 데, 모두들 포기하고 살고 있었다.

그러니까, 씨바, 기술유출이 진짜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가족도 주말도 낮도 밤도 없이 온 몸으로 때우는 과학기술인의 고혈을 짜서 이루어 놓은 얼마되지도 않는 조그마한 성과를 지키려고 쫀쫀하게 모든 과학기술인을 잠재적인 파렴치범으로 몰아봐라.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를 말이다.  이젠 한국에 계신 아버님마저 회사 옮기는 놈들은 쳐죽일 넘이란다.  그런 아버님이 나보고는 빨리 한국에 들어오라고 한다.  쳐죽일 넘을 만들려고 말이다.

기술유출 방지법, 난 한 번도 반대한 적 없다.  제대로만 된다면 말이다.  누가 거기다가 회사옮기는 넘은 파렴치범이라고 써놓으라고 했냐.  내가 기술유출음모가 있는 없는 지 니네들이 옷을 벗겨봤냐?  니네들 법에 따르면 회사만 옮기면 무조건 적어도 음모죄에 해당한다.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넘 봤냐.  우리 집 뒤지면 내가 있었던 회사 기밀자료 한두쪽 정도는 쉽게 나온다.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인간들아. 나이가 들면 나이 값을 해야지 이게 뭐냐.  온 동네 창피하다.  한국이 기술유출 보호한다고 나서면 웃을 사람 아직 많다는 걸 알아둬라.


 
 

 
 
Simon (2004-12-07 22:51:31) 
 
저는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동안 제 모교에 다녀왔습니다. 은사 님 두 분께 양주 1병씩 들고요. BK 21이후, 그러니까, 제가 막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서울 지역 웬만한 대학들의 이공계 연구실은 핵폭탄을 맞았다고 하더군요. 학생들이 BK로 돈 주는 실험실 찾아 떠나다 보니, 정작 필요한 후배 대학원생들이 나오지를 않아서, 제가 졸업할 당시 박사를 땄던 선배형님이, 교수님이랑 둘이서, 그 실험실을 이끌어가고 있었습니다.

제 은사님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해당 학회에서 많은 논문 쓰시고 이제는 작지만 의미있는 학회도 만드신 입장인데, 정작 자기 밑에 학생이 없어서 아직도 따가리 사장님에 따가리 부장(1호 제자) 데리고 학회하러 다니는 모습 보면서, 맘이 무척 안스럽고 죄송했습니다. 한국 이공계 대학원 개 좆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심지어 국내 최고의 대학원들도 죽을 쑤고 있는 판이라고 하니, 얘기는 끝났다고 봅니다. 지금 똘똘해 보이는 학생들 국내에서 어느 정도 공부한 다음, 해외 선진국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 좋은 일 시키기 위하여 존재하는 교육 기관, 그것이 대한민국 대학과 대학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더러,

"미국서 열심히 좋은 논문 많이 써라..."

고 한마디 던지는 선배 형의 눈동자를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이공계가 망해가고 있는 첫째 이유 중 하나는 문돌이들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그 반증이 기술유출 방지법과 같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말아 먹어 주십시오. 똑똑한 후배들은 더더욱 일찍 해외로 나올 것입니다. 성장 동력은 개뿔이 성장 동력이요. IT 업체와 쌤쑹 잘되는 꼴 보기 싫어서라도 가전 제품과 컴퓨터 등등 절대 구입 안 할 예정. 유교가 죽어야 나라가 살고, 쌤쑹의 영향력이 작아져야 나라가 삽니다. 
 
 
 
Simon (2004-12-07 23:03:56) 
 
노 대통령은 이희범 장관 같은 사람을 무슨 이유로 끼고 있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는. 도대체 도대체 도대체, 왜?

대통령은 산자부에 약점 잡힌 것 있는지? 
 
 
 
이민주 (2004-12-07 23:21:02) 
 
요즘은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거의.. 일용직 모집하듯 모집하고.. 대전에 카모대 같은곳은..임시직으로 타 공대학생들을 직원으로 실험실에 고용도 하더군요.. 
 
 
 
REVOLUTION (2004-12-07 23:21:34) 
 
관전평님...저도 전직제한법에 반대합니다. 연구인력자체가 스카웃되어 이직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되지만 얼마 전 있었던 것처럼 퇴직하면서 회사기밀을 하드디스크에 담아서 대만에 넘기려 했던 것은 적어도 제 눈에는 잘못되었다고보며 따라서 이를 막아야 한다고 봅니다.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인가요?

그리고 Simon님. 그럼 BK21을 중단해야 합니까? 
 
 
 
REVOLUTION (2004-12-07 23:26:00) 
 
[ IT 업체와 쌤쑹 잘되는 꼴 보기 싫어서라도 가전 제품과 컴퓨터 등등 절대 구입 안 할 예정.]

뭐 Simon님께서 구입 안하시겠다는데 제가 뭐라 말씀드릴 것은 없습니다만 이 말씀을 보고 갑자기 도올이 TV에서 노무현이가 밉다고 국가를 미워하면 어떡하냐라고 말한 것이 생각나는군요.
 
 
 
 
Simon (2004-12-07 23:34:25) 
 
레볼루션님) 저는 하루는 도올 김용욱이 좋다가 그 다음날은 싫은 그런 냄비 근성이 강한 사람입니다. 도울 김용욱이 뭔 개소리를 한다고 했든, 그거는 그 아저씨 생각이고, 전 제 생각 가지고 전진할 뿐이옵나니이다. 
 
 
 
REVOLUTION (2004-12-07 23:41:56) 
 
Simon님 물론입니다..^^ 
 
 
 
Simon (2004-12-07 23:46:41) 
 
그리고 하드디스크 담아서 넘기려 했던 건에 관해)

그것도 기존 형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처벌하라고 하세요.
그런 죄를 짓는 사람을 위해 기존법으로는 처벌이 약소하다는 둥,
그런 언론 플레이 하려 들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법이라는 것은 인간이 만든 가장 불완전한 것 중 하나입니다. 즉,
코에 걸면 코걸이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인 그런 불완전한 것을 가지고,
행정직 종사자(공무원)들의 "업무 완성도 높이는데" 악용되어선
곤란하다는 얘기입니다. 대만에 하드 디스크가 아니라 종이 한장도 함부로 넘겨선 안되고, 그런 작자 있으면 기존법으로 강하게 처벌하라 이 말이에요. 엄하게 언론 플레이 중단하라는 뜻이고요.

레볼루션님 같이 쉽게 넘어가는 분이 있으니, 문돌이들이 계속 언론플레이에 재미와 흥미를 느끼는 것입니다. 지난 9월 20일 이후 산자부가 들어간 모든 신문의 모든 기사를 찾아 봅시다. 지난 5월 이후 산자부와 기술 유출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모든 국내 기사를 검색해 보십시오.

언론 플레이의 정수가 거기 있습니다.

우리 관료들은 "한번 하겠다고 하면 꼭 하고야 마는"

그런 멍청한 "곧은 의지와 충성심" 때문에 나라를 말아 먹곤 하지요. 
 
 
 
REVOLUTION (2004-12-07 23:47:22) 
 
Simon님 여전히 전직제한법에 반대합니다. 서명을 동참했던 것도 반대했기에 때문이구요.

따라서 자유로운 전직 역시 적극 찬성입니다. 
 
 
 
긍정이 (2004-12-08 01:35:54) 
 
아.. X바, 대체 문제가 머란 말이냐... 답답하다.. 왜 이나라는 이따위로 흐를까나... 대체 문제가 뭐란 말이냐.. 아니 문제는 둘째치고 해법은 무엇이냐 말이냐.. 아~~~ X바... 짜증난다. 
 
 
 
관전평 (2004-12-08 07:37:06) 
 
레볼루션님, 기술유출을 방지하는 확실한 방법은 뭘까요. 일할 맛 나는 직장, 공부할 맛 나는 학교, 평생을 바칠만한 연구소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그게 진짜 답입니다. 살 맛 나는 세상, 물론 어렵죠. 하지만, 어려운 길은 마다하고 쉬운 길로만 돌라가려고하는 얄팍한 사람들 때문에 사는 게 어려워 지는 겁니다.
경영자는 경영자 나름대로 얼마든 지 기술유출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하드디스크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인력유출이 걱정되면 기술정보의 확산범위를 제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핵심인력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줄 수 도 있습니다. 그런 거 하지 말자는 사람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자꾸 이런 치사한 언론 플레이를 해서 멀쩡한 사람들을 잠재적인 파렴치범으로 만드냐 이겁니다. 쉬운 길로만 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몽땅 가둬놓고 꼼작 못하게하고, 시키는 데로 일만하는 바보들을 만들고 싶기때문입니다. 멍청하고 일하기 싫은 사람들에게는 그 방법만이 유일한 길로 보입니다. 바로 그런 발상이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하는 겁니다.
뭐든지 극단적인 대응은 부작용을 낳는 법입니다. 저는 그런 부작용을 걱정하는 겁니다.
 
 
 
 
REVOLUTION (2004-12-08 09:12:16) 
 
관전평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그런데 기술정보의 확산범위를 제한한다는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박상욱 (2004-12-08 10:39:10) 
 
적이 멀리 있지 않구만. 
 
 
 
관전평 (2004-12-08 11:17:25) 
 
정보확산을 제한한다는 것은 직원들을 등급, 업무별로 분류해서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제한하는 방법입니다. 유출시 문제가 될 수 있는 기술을 포괄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의 숫자를 줄이기위한 방법이지요. 
 
 
 
REVOLUTION (2004-12-08 13:46:54) 
 
관전평님 설명 감사합니다.

그리고 박상욱님 저를 두고 말씀하신건가요?

비판을 하면 모두 적인가요? 저 역시 전직제한법에 반대합니다. 다만 제가 하드디스크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런 행위가 오히려 전직제한법과 같은 것에 괜한 빌미를 제공할뿐만 아니라 퇴직하면서 회사기밀을 가지고 나오는 행동 그 자체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적을 운운하시는 것은 과하십니다.

그리고 언론플레이를 말씀하시는데요. 적어도 제 주위 사람들을 통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대만에 유출시키려 했던 사안 하나 가지고 과학기술계 전체를 일반화시킨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비단 이런 것이 제 주위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대다수가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november (2004-12-08 14:10:46) 
 
일반 국민 대다수가 이런 언론 플레이 속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지..

 
 
 
 
박상욱 (2004-12-08 16:31:22) 
 
젠장 긴 리플을 달았는데 날아가버렸네요.

레볼님을 지명하여 그런 말 한적 없습니다만.
있지도 않은 전직제한법 운운하고 서명한 것 혼자 생색내고 서명운동 자체를 변질시켜버리는군요.

하드디스크~ 운운하셨는데 그리 말씀하시는 것 자체가 언론플레이에 놀아난 것이죠

리플수를 좀 줄여보시는게 어떻습니까? 너무 많은 글에 너무 많은 리플을 달고 있다고 생각 안하시나요? 
 
 
 
사색자 (2004-12-08 19:35:58) 
 
실은 며칠전에 썼다가 지운 글을 다시 올립니다. 신문기자들이 기사 좀 제대로 써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쓴 글입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뉴스나 활자매체를 통해서 좀더 상세히 알겠지만 온라인으로 뉴스를 접하는 저는 아래 기사들처럼 불명확하게 기사를 쓰면 정말 헷갈립니다. 3명이 작당을 해서 데이터를 빼낸건지 아니면 그중에 한명이 다른 두명 몰래 데이터를 빼낸건지조차도 헷갈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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