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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초안] 휴대폰 핵심기술 중국 유출 사건을 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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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작성일2002-09-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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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논평] 휴대폰 핵심기술 중국 유출 사건을 접하며

지적 재산권은 21세기 지식기반 산업 사회에서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핵심적인 자본재이다. 이번 기술유출이 무섭게 쫓아오는 기술 경쟁국인 중국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듣는 이를 섬뜩하게 한다.

이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벨웨이브'는 촉망받는 정보기술 벤처로, 해당 분야 연구 전문가들로 구성된 화려한 인적구성으로 장래가 주목되는 회사였다. 부도덕한 벤처 사기꾼이거나, 기술유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술유출과 임직원의 구속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은 이 사건에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지기를 요구하며, 몇 가지 첨언한다.

첫째, 기업의 지적 재산권과 연구원의 지식은 별개이다. 지적재산권은 특허등으로 법적 제도적 보호를 받으며, 기업의 소유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연구원의 두뇌에 들어있는 지식과 경험은, 그것이 기업에서 일하며 더욱 함양된 것이라 하더라도, 기업의 소유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지적재산권이 침해당했는지, 연구원들의 지식과 실력의 산물로서 벨웨이브사의 자체기술인지의 구분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언론 보도 역시 대기업의 시각에 경도되기 쉬우므로 객관성을 지키고 있는지 주의가 요구된다.

둘째, 지식기반 경제에서 연구개발의 산물인 지적재산권의 중요성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최신 기술의 해외 유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산업스파이 방지법을 보완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입법부와 사법부에 최신 과학기술 분야에 대해 조언을 모을 수 있는 전문가를 채용하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주먹구구 알음알음식으로 분석 대처하지 않도록 하라.

세째, 연구개발직원의 지적 재산권 획득을 장려하여 연구원이 기업을 떠나 경쟁업체로 가버리지 않도록 연구환경 개선에 힘써야 한다. 연구원의 도덕성에만 책임을 지워선 안된다. 기업 소유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개발 연구원의 지분을 인정하고, 불평등한 기밀유지, 전직금지 계약을 개폐하라. 전직 직원과 소속사에 대한 보복에 가까운 행위가 있어선 안된다. 무엇보다, 외부의 유혹에 혹하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연구원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신기술 개발시 그에따른 수익증대 규모에 걸맞는 성과급을 지급하라.

이공계 두뇌의 해외유출은 이미 시작되었다. 지금까지는 일부 선진국에 국한되었지만, 앞으로는 이공계 연구인력에 대해 파격적 처우를 보장하는 중국으로의 유출이 우려된다. 정부와 기업은 두뇌 유출이 곧 기술 유출임을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또 이번 사건의 진행 상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술과 자본의 국제간 이동에선 국적과 국경이 무의미하다. 두뇌 유출, 기술 유출을 방지하는 방법은 강제력이나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는 불평등 고용 계약이 아닌, 스스로 남아있게끔 만드는 연구 환경 조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댓글 10

sysop님의 댓글

sysop

  의견, 논조, 방향등 근본적인 것까지 회원 여러분의 폭넓은 훈수를 듣겠습니다. 좀 두리뭉실하게 썼는데, 사실 이 사건을 보는 시각은 합의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sysop님의 댓글

sysop

  일단 범법사실이 인정되어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인만큼, 벨웨이브측 주장이 맞는 부분이 많다고 해도 두둔하고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배성원님의 댓글

배성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요. 사건 자체의 진실은 기다리면서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와는 별도로 위의 문제제기는 상당한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아니, 공감을 얻어야 합니다. 동종업계 전직제한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그거 위헌 아닙니까? 관행이든 뭐든 그런 전근대적인 악관행은 반드시 사회정의 차원에서 근절돼어야 합니다. 특히 저런 조항이 요구되는 분야가 이공계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 더 심각하지요. 의사 변호사 동종업계 전직 못하게 하면서 병원이나 로펌에서 고용할까요? 이 참에 함 생각해 봐야 되겠습니다.

준형님의 댓글

준형

  속된말로 한번 망해봐야 정신을 차릴텐데, 이건 한번 망했어도, 정신 차릴 생각을 안 하니...

mhkim님의 댓글

mhkim

  동종업계 전직제한의 위헌 심판을 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회사가 전직금지 기간동안 그에 상응하는 돈을 주지도 않으면서 엔지니어만 죽어라고 하는 제도가 아닌가요? 옛날에는 이런 기사가 나오면 죽일놈이라고 생각했는지 지금은 이해가 갑니다. 어떠한 의도로 이러한 뉴스가 유포가 되는지도 배경을 정확히 파악해야 겠죠...

신경님의 댓글

신경

  제가 읽기엔 벨웨이브 측을 상당히 두둔하는 뉘앙스가 풍깁니다. 선진기술이 개도국으로 넘어갈 때 얼마나 많은 요구가 이루어지는지 잘 아시리라 보는데요, 정말로 중요한 핵심 기술이라면 회사 관계자들이 사전에 정부하고도 어떤 협의를 했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송세령님의 댓글

송세령

  만약 별 보상도 받지 못했다는 "천지인" 개발자가 퇴사해서 "천지인" 기술을 값어치를 인정해 주는 중국에 팔았다면.....  그리고, 그것을 핵심기술이라면서 소송을 걸었다면.... -- 물론 개념상 다르지만 예를 들어보기 위해 --  물론 누가 옳은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회사의 노예 계약서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임호랑님의 댓글

임호랑

  전 이 논평에 대해 적극 찬성합니다. 논란거리가 아닌 뻔한 것은 논평의 가치도 필요없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내용을 좀 보완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되, 현행 문제점에 대해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일을 계기로 연구환경 조성이 얼마나 이런 일을 예방하고 국가전략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인지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트리비어드님의 댓글

트리비어드

  밑에 TRIGGER님 말씀대로 UI쪽 기술이고, 더구나 해당 모델이 99년도 거라면, 이걸 핵심 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일단 구속 영장이 발부되었다고 범법 사실이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판결 전에는 무죄 추정입니다. 벨웨이브를 두둔할 필요도 없지만 전의 반도체 사건처럼 마녀사냥이 되면 안되겠습니다.

김용국님의 댓글

김용국

  이 사건을 반대로 생각을 해봅시다. 이 문제의 기업이 그간 미국이나 기타 기술 선진국에서 기술을 들여온 방법들을 보시면 이런 이야기(직원을 범법자 취급하는등) 할 입장이 아니란 것을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하는 이런 말도 안돼는 이야기들은 언제쯤 끝이 날까요. 기술 유출이 된다고 직원들의 소지품을 중고생 가방 검사하듯 매일 같이 검색하는 이런 풍토에서 과연 회사가 직원을 믿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겠습니까? 자신을 믿어 주지 않는 회사에서 정직하게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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