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라....

글쓴이
백수
등록일
2002-10-15 00:28
조회
3,1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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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건
댓글
3건
대한민국의 이공계가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요?
세상은 온통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공계 관련된 시스템이 바뀌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가 백수 아닙니까? 그래서 생각을 조금 정리해 보았어요.

첫째는, "내가 당했으니까, 너도 당해봐라." 하는 심보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들이나 교수님들과 얘기하다보면, 문제의식이 없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모두들 잘못된 것을 알고 계시죠.
그런데, 대부분 하시는 말씀이, 자기도 당했으니, 참고 살아라는 얘기입니다.
학창시절에 불량서클에서 대를 물려 줄빠따맞던거랑 다른게 없죠.

두번째는, "악법도 법이다." 그런데, "다 꽁수가 있다."
"규정"이라는 것을 잘못알고 계신 분들이 많더군요. "규정"은 진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규칙은 사회적 상식에 맞도록 시기에 따라 진화해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규정"은 죽은 것이죠. 죽은 규정에 매인 조직도 죽은 것입니다.
한술 더 뜨는 것이 더 기가 막힌일입니다.
죽은 규정때문에 받은 피해를 보상받는 방법을 다 알고 계시더군요.
다른 구석에서 편법으로 해먹는 길을 열심히도 찾아 놓으셨더군요.
죽은 "규정" 때문에 생긴 피해의식을 "편법"이나 "탈법"으로 보상받으며 자위하시는 모습이라....
열린사회를 지향해야 할 분들이, 스스로가 파논 함정에 걸려서,
허우적대는 모습이 어이가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번째는, "계급의식"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선배와 교수사회에 대해 씹다보면, 선배가 대개 더 흥분해서 씹죠.
출연연에서 일하시는 선배와 소주한잔 놓고 안주삼아 씹으면,
도둑넘들 소굴에서 어찌 견디시나, 불쌍할때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면, 그들은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요.
자신의 존재를 다른 곳에서 찾으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요.
하지만, 얘기를 좀더 듣고 있으면, 그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단지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부정하려는 하릴없는 몸부림일 뿐이죠.

혹시 또 다른 이유를 생각해 보신 분들은 같이 나누기로 해요.





  • 놀자박사 ()

      어렵다 ㅡ_ㅡ;

  • 정문식 ()

      백수님의 촌철살인과 같은 지적에 공감합니다. 문제의 해결은, 전에 신동호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모래알 의식'이니 '중인 의식'이니 하는 것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여기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한 과학기술자들은 봉 노릇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식상한 이야기지만, 민주주의는 피와 눈물로 얻어지는 것이지, 결코 얌전히 '참고 견딘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엄중한 역사의 교훈입니다.

  • 정문식 ()

      그런데 1980년대에 전두환 군부독재정권은 이른바 '사이언스 키드'라는 사기극을 일삼으면서, '모래알 의식'이라는 독소를 심어 놓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의도는 소위 '영재'들이 민주화 투쟁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겠져... (민주주의의 뿌리는 '합리주의'입니다. 그리고 합리주의의 뿌리는 과학기술입니다. 그러면 과학기술을 움직이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렇다면 현대 사회와 문명의 주역이 누구인지는 역사와 철학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걸어 놓은 주술에서 풀려나 '시민 의식'과 '역사 진보의 주역'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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