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런 일을 당할 만한 짓을 한 적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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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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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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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獨蘇) 전쟁에서... (배진영/ 기자 조갑제의 세계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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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獨蘇) 전쟁은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었다. 계속되는 경고에 스탈린이 귀를 기울이기만 했다면....

독일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첩보는 1941년 봄 동안 84건 이상 입수됐다. 영국 수상 처칠도 스탈린에게 경고를 보냈지만, 스탈린은 소련을 전쟁에 끌어들이기 위한 영국의 술수라고 일축했다. 도쿄에서 활동하던 전설적인 스파이 리하르트 조르게도 독일이 6월20일(실제로는 6월21일이었음) 침공할 것이라는 정보를 보내왔지만, 묵살됐다. 소련군 참모총장 주코프 장군은 스탈린에게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언했다.

이러한 계속되는 침공 예고에도 불구하고 스탈린은 요지부동이었다. 독-소 불가침 조약을 철썩같이 믿고 있던 스탈린은 "전쟁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그는 "독일이 긴 국경선을 가진 소련을 침공하려면 소련군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병력이 필요한데, 독일에게는 그러한 수적 우세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절대권력자 스탈린이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선언한 이상, 누구도 거기에 반박할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대령 이상의 고위 지휘관의 45%가 처형,또는 숙청되는 군부 대숙청을 겪었던 소련 군부는 스탈린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 훗날 주코프는 "스탈린의 뜻을 거스르고서라도 전쟁에 대비해 병력을 배치했어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그랬다면 나는 루비앙카(비밀경찰본부)로 끌려갔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전쟁 닷새 전인 6월16일에도 독일 최상부에 침투한 간첩들로부터 침공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들어왔지만, 스탈린은 이를 묵살했다. 독일군 침공 전날 한 독일군 병사가 소련군 진지로 넘어가,독일군의 침공이 다음날로 임박했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스탈린은 그 병사를 총살하라고 명령했다. 소련군의 도발을 유도하기 위한 독일군의 역공작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6월21일 새벽 3시 반, 독-소 국경 전역에서 독일군의 침공이 시작됐다. 전쟁 발발 보고를 받은 스탈린은 독일군의 공격은 소련군의 응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국지적인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티모센코 장군이 "소련의 주요 도시들을 독일군이 폭격하고 있다. 국지적인 도발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스탈린은 "독일 장군들은 전쟁을 도발하기 위해서는 자기나라 도시도 폭격할 자들"이라고 대꾸했다. 이어 스탈린은 "히틀러가 독일군의 공격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을 수 있으니, 급히 베를린과 접촉을 취하라"고 중얼거리듯 지시했다. 2년 전 독일과 불가침 조약을 체결했던 주역인 몰로토프 외상은 소련 주재 독일대사를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들였다. 독일대사는 몰로토프에게 "독일과 소련은 현재 전쟁 상태에 돌입했다"고 냉정하게 통고했다. 몰로토프는 더듬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할 만한 짓을 한 적이 있습니까?"


물론 독-소 전쟁의 최후 승자는 소련이었다. 하지만 이는 국토가 초토화되고 2,000만 명이 넘는 인명이 희생당한 뒤에 얻은 승리였다. 독-소 전쟁은 만일 스탈린을 비롯한 소련 국가지도부가 히틀러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좀더 신경을 쓰고 대비했더라면 피할 수도 있었던 전쟁이었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 우리 해역을 침범했고, 우리 해군은 그에 대해 함포사격으로 경고했다. 우리의 호출에 북한은 제 때 응답하지 않았음은 물론, 나중에는 "중국 어선이 남하하고 있다"는 거짓 응답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정보보고체계상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로 군(軍)에 대한 대대적인 문책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들에게는 '불러도 대답없는 대북(對北) 핫 라인'이 우리의 바다를 지키려는 국군의 의지보다 중요한 모양이다. 현재 우리의 안보 상황은 대통령을 비롯한 안보책임자들이 "전쟁은 없다"는 안이한 인식에 사로잡혀 대북(對北)안보태세를 스스로 허물고 있다는 점에서 독소전쟁 직전, 소련의 상황과 흡사하다.

만일 북한이 전면 남침해 온다면 그들은 스탈린이 그랬던 것처럼, "무엇인가 착오가 있을 것이다","김정일은 모르는 일이고, 전방의 일부 강경파 군인들의 국지적 도발일 것이다"(2002년 서해교전 당시 서동만 상지대 교수가 이런 주장을 했고, 일부 언론에서는 아직도 이런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서동만 교수는 노무현 정권에서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냈다) 라고 우길 것이다. 그리고 "빨리 핫 라인을 통해 북한 측 진의를 알아봐야 한다"면서 "북한의 진의가 드러날 때까지 국군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북한 전면 남침"이라는 호외를 뿌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안티조선 및 친북세력들로부터 뭇매를 맞을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대응을 했다가 지휘관이 해임되는 것을 지켜 본 국군 지휘관들은 북한의 침공으로 병사들이 죽어가도 NSC의 하명(下命)만 기다리면서 손가락만 빨 것이다. 안 그러면 자기도 옷을 벗어야 할 지도 모르니까... 우리가 아무리 전화를 돌려도 북한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한참 후 북한측이 전화에 응하면 우리 당국자는 징징거리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할 만한 짓을 한 적이 있습니까?"

그 시간에도 서울은 시간 당 50만 발의 포탄이 떨어지면서 '불바다'가 되어 있을 것이다.
  • 시스템 ()

     
    드디어! 김정일 몰락이 보인다. (지만원/ 시스템클럽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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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체니-럼스필드-라이스-볼턴이 차례로 다녀갔다. 이제는 더 올 사람이 없어 보인다. 모두의 의견을 종합하여 곧 최종 결심이 내려질 모양이다. 어떤 식의 결정일까? 마지막으로 다녀간 라이스와 볼턴이 북에 주는 메시지는 간단명료했다. 잔 재주 부리지 말고 리비아의 가다피의 전철을 밟으라는 것이다. 가다피의 뒤를 따를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라는 최후통첩이다. 북한이 취할 길은 두 가지 분이다. yes냐, no냐. 얕은 수작은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미국은 김일성-김정일에 이르기까지 북한을 상대해왔지만 약속을 지킨 적이 없었기 때문에 북한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번 속으면 속이는 자의 수치이지만 두 번째 속으면 속는 자의 수치라는 레이건 대통령의 명언도 인용했다. 리비아의 경우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를 구동한지 불과 1주일 만에 영국의 중재에 못 이기는 척하고 응했으며, 그래서 미국은 리비아에 많은 보상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가 어떤 혜택을 입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북한이 리비아와 친하니, 리비아에 직접 확인해 보라고 했다.

    북한은 만일 미국이 PSI를 가동하면 이를 전쟁으로 간주하여 선제공격을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PSI가 그토록 무서운 것이다. 현재까지 PSI가입국은 62개국, 북한이 만일 NO를 선택할 경우, 미국은 즉시 PSI를 발동할 것이며, 북한에 지연전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사람들 중에는 김정일, 김대중, 노무현 들이 있다. 남북한 사람들이 급히 워싱턴을 향했다. 신기남씨가 미국에 가서 한국의 집권세력은 미국을 좋아한다며 거짓말을 하고 다녔다. 7.2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포럼에 북한의 유엔 주재 박길연 대사와 한성렬 차석대사가 참석을 요구하여 미국의 허락을 받았다. 워싱턴 인사와 긴급히 나눌 말이 있다는 뜻이다. 남북한 당국의 입장이 그만큼 다급해진 것이다.

    남한 좌익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라이스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김대중이 중국으로 나가 북과 접촉했고, 볼턴 부장관이 서울에 왔을 때엔 9천억 원어치의 쌀을 나르는 대형 트럭이 장관을 이루며 북으로 갔다. 이어서 곧 김정일-노무현의 회담을 열린다고 했다. 아마도 평화선언이라는 감짝 작품을 만들어 내 미국이 민족공조에 개입할 여지를 없애려 하는 모양이다.

    2002년3월, 김대중-임동원이 김정일을 불러들여 평화선언을 해 버리려고 하다가 미국에 덜미가 잡혀 외교장관-임동원-김대중이 차례로 워싱턴에 불려가 혼줄이 났다. 이번 역시 같은 일을 꾸미려다가 미국의 경고를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이 든다. PSI가 곧 발동될 텐데 남한이 왜 미국의 정책노선과 반대로 가느냐는  불만과 경고였을 것 같다. 앞으로 9,000억 원어치의 쌀이 계속해서 북으로 가지 않으면 이는 미국의 경고가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볼턴은 미국이 북핵 문제를 그대로 두고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체니-럼스필드-라이스-볼턴이 모두 현장 답습을 하였으니 이들의 진단을 종합하여 이제 최종결정이 내려질 모양이다. 강한 말 잘 하기로 이름난 볼턴이 마지막으로 좌익들의 의도에 강한 어조로 쐐기를 박았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김정일이 무릎을 꿇지 않는 한, 곧 PSI가 발동될 모양이다. PSI가 김정일의 목을 조이는 순간 남한의 좌익들은 그들의 우상인 김정일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이 속타 하는 것만큼 그동안 속병을 앓던 애국자들은 다소 마음의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2004. 7. 22

  • 시스템 ()

     
    광신도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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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고금, 인류사회에 종종 출몰하여 해악을 끼치는 "광신도"들의 특징에 대하여... 

    그런데, "광신도"의 정의에 대하여 한번 언급하고 싶다. 왜냐하면, "광신도"라는 단어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아주 다양한 뜻으로 쓰여지고 있기에, 논의의 촛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그 의미를 정하고져 한다. (여기서, "광신도"의 범주에 아주 신실하게 하나님을 믿는 '진정한 신도'들은 제외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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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 이외의 어떤 사람, 이념, 사상을 배타적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을 "광신도"라 일컫는다. 통상, "광신도" 집단에는 그들을 이끄는 사람이 있으며, "광신도"들의 생각/ 말/ 행동에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

    위의 "광신도"에 대한 정의에서 촛점은 '신이 아닌 특정 인물( 소위, "짱" )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무리'를 일컫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 포인트는 거의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짱"의 존재의 유.무이다. (겉으로 하나님을 믿는다고 내세우면서도 그 종교 단체에 실질적 "짱"의 역할을 하는 특정 인물이 존재하는 경우는 물론, 위의 "광신도"의 정의에 포함됨)

    "광신도"에 대한 다른 정의가 나올 수 있겠지만, 동서고금 인류사회에 종종 출몰하여 해악을 끼치는 다양한 "광신도" 집단의 동형성을 염두에 둔다면, 위의 광신도에 대한 정의가 매우 설득력을 지닌다고 생각된다. 다양한 "광신도" 집단에 나타나는 여러가지 특징/ 문제점들은 위의 "광신도"의 정의에 포함되어 있는 바와 같이, 결코 완전할 수 없는 특정 인물( 소위, "짱" )을 마치 완전한 존재인양 무조건 믿고 따르는 내부적 모순으로 부터 기인한다.

    시스템

  • 이승철 ()

      한사람->시스템으로 바뀐 것 같군요.
    폐관 수련 중이라더만 벌써 나오셨나 보군요.
    그냥 수련이나 하시지...

  • O2ni ()

      한사람님이군요 ^^

  • 강동민 ()

      남북한 합의에 의해 평화통일을 이루고, 이후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
    으며 경제적으로 번영하기 위해서는, 일단 북한을 개방시켜 경제적으로 균형을 맞추고, 대량살상무기도 폐기해야 할텐데, 그럼 김정일 정권은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김정일이 자기 자리를 포기하면서 평화통일을 하려고 할것 같지는 않
    은데요, 현 정부는 북한에만 너무 관대한 것 같습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보고누락 사건도 군만 질책하고 있고, 정작 북한에 대한 항의성명은 할 생각조차 안하는군요.

  • 달나라 ()

      강동민님이 쓰신 첫번째 단락과 두번째 단락이 너무 달라 이해가 어렵군요.

  • 강동민 ()

      네..^^;; 쓰다보니 이상하게 되었군요.
    원래 하고 싶었던 말은, 북한의 이런저런 돌발행동에 대해 왜그리 미약
    한 대처를 하느냐는 것입니다. 넘어왔는데 쏘자니 위에서 뭐라할 것 같고
    안쏘자니 이미 넘어와 있고.
    사건 이후에도 북한의 행동에 대한 항의는 한마디도 없고 애꿎은 군만
    갈구고 있군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는데요, 잘못
    한건 북한인데 왜 참는건 항상 우리여야 하는지도 이해가 안됩니다.

  • 강동민 ()

      화끈하게 쏘아주고 넘어오지 말라고 한마디 해주면 안되나요?
    정부는 군을 지지해주고 북한에 넘어오지 말라고 한마디 하면 안되는지.
    동생이 깡패한데 맞고 왔는데, 깡패한텐 한마디도 못하면서 동생한텐 왜 나한테 말 안했냐고 갈구는 형 같군요.

  • 달나라 ()

      NLL을 지키기 위한 군의 조치를 비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 상황이 발표되었을 땐 어디서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단지, 군의 허위 보고 사실이 밝혀진 후에야 문제가 되었죠. NLL을 넘은 북한 함정은 중국의 불법 어선을 잡기위해 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만약 북의 무선이 "지금 불법 어획중인 중국 어선을 잡기위해 가고 있다. NLL 을 넘어갔으니 귀측이 잡아서 인계하기 바란다"라고 응신이 왔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래도 NLL을 넘었으니 경고사격을 해야 되었을까요? 북의 무선 응신은 내용에 따라 경고사격을 가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의 판단의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사안이고, 그래서 보고에서 누락(제가 생각하기로 없다고 한것은 허위보고라고봅니다.)여부가 중요하게 거론된 것이고요. 서해에서 무선망을 개통한 것도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서로간의 적대 행위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사소하게 발생할 수도 있는 우발적인 상황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무선 통신망 개통이라는 조치를 취했다고 봅니다. 여하튼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서로간의 무력 충돌을 방지하고 평화적인 방법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 한 발씩 양보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합니다.

  • 시스템 ()

     
    평화통일은 없다. 영구분단을 제도화하자! (지만원/ 시스템 클럽,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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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 핵무기는 존재하는가? 1994년 북한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던 미국이 카터 방북을 계기로 갑자기 북한에 끌려다니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북한이 전쟁을 일으키면 한국군은 얼마나 버틸까? 전쟁이 나면 미국은 어떠한 입장을 취할까. 이러한 물음에 대해 한호석 미주통일학연구소장의 견해와 논리는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반면 우리는 우물안 개구리 식으로 남한 군사력을 과대 평가하고 싶어 한다. 북한에게 핵무기가 없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는 나머지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 한다. 우익 또는 보수진영에 서있는 사람들은 좌익의 논리에 논리적으로 맞서려 하지 않고 논리 자체를 평가절하하고 이들을 이단시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자세가 통하지 않는다. 그들의 논리와 구호보다 더 훌륭한 것들을 개발하지 않는 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그들의 조직화된 글을 읽으면서 생각을 바꾸게 될 위험이 있다. 남한 사회에서 역시 햇볕정책이 드리워 주는 안전한 우산 아래 친북 세력들이 색갈을 들어내지 않고 서서히 안보의식 을 파괴할 것 같다. 인터넷을 점령해버리고 있는 친북 세력의 세뇌 공작과, 남한 사회에서 버젓이 벌이고 있는 대북한 애정 표시 활동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 남한의 안보의식은 대책 없이 무너질 수 있다. 최근 돌아가는 정세를 보면 필자는 통일에 대한 기대는커녕 통일 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부터 앞선다.

    우리는 북한을 경제력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틈을 보지만 통일을 위한 준비는 오히려 북한이 더 많이 그리고 구체적으로 해온 것 같다. 우리는 통일하려 생각말고 통일 당할 것을 더 두려워 해야 한다고 본다. 통일 당하지 않기 위한 거의 유일한 방안은 통일의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이다. 우리는 통일에 대해 분석되지 않은 옛날 정서에 취해 있다. 통일은 과연 바람직 한 것인가? 통일은 바람직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통일하면 오히려 사회가 혼란해져 두 개 이상의 사회로 갈라질 수도 있다. 왜 반드시 통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는 통일 당하는 위험으로부터 구출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통일은 현실적으로 백년이 가도 천년이 가도 불가능해 보인다.

    우리의 통일은 남북한이 한 사람의 대통령을 갖는 "정치적 통일"이며, 우리는 이를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통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평화적 통일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흡수통일"이고 다른 하나는 신사협정에 의한 통일이다. 먼저 흡수통일을 생각해보자. 경제가 어려워 북한에 무정부사태가 발생하면 바로 그 때 흡수통일하자는 것이다. 북한사회가 혼란해지면 인민군이 계엄군으로 무장된다. 북한사회를 접수하려면 한국군이 38선을 넘어야 한다. 이는 북침이요, 전쟁이다. 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주변국들도 이를 좌시하지 않는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권은 망할 수 있어도 국가는 망하지 않는다.

    둘째, 신사협정을 통해, 서울 정부와 평양정부를 하나로 합치는 통일을 생각해보자. 만일 경상도와 전라도를 합친다고 생각해보자. 도청소재지를 어디에 두느냐라는 문제를 놓고도 양쪽 주민들이 격돌할 것이다. 여의도 정치무대를 보자. 여야간에 단 한 번의 신사협정이 있었는가를. 하물며 이질사회속에서 살아온 남북한 정치집단이 마음을 합쳐 하나의 정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북한은 동독이 아니다. 독일의 통일은 서독이 동독을 고르바쵸프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동독정권은 고르바쵸프가 버리면 버려지는 정권이었다. 그러나 북한 정권에는 누구의 영향력도 미치지 않는다. 동독 인구는 서독 인구의 25%에 불과하다. 동독군은 서독군에 비할 수 없이 약하다. 서독의 엄청난 경제능력괴 사회경영 능력을 가지고도 껍데기만 통일돼 있을 뿐 내부는 갈등으로 들끓고 있다.

    투-코리아로 굳어져버린 미국의 정책은 누구도 되돌릴 수 없어 보인다. 준러시아 급으로 부상해버린 인민군을 대적할 수 있는 강군은 누구도 만들 수 없어 보인다. 남한은 미국의 보호 아동이요, 북한의 인질이 돼버렸다. 통일이 곧 이뤼질것이라는 대부분의 정서는 분석되지 않은 막연한 환상일 뿐이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잘못된 정서에 편승하지 말고 이를 바로 잡아줘야 한다. 통일이 이렇듯 불가능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어설픈 포용론으로 대하다가는 역으로 통일당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통일 당하는 길로 걸어가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통일의 길이 열려있으면 남침의 길도 열려 있다. 남침의 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통일의 길도 막아야 한다.

    앞으로 50년간, 우리는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가? 통일을 목표로 하면 남북한은 적대관계로 살 것이고, 평화를 목표로 하면 남북한은 사이 좋은 이웃국가로 평화롭게 살 수 있다. 많은 이들은 평화공존을 통일을 위한 과도기적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생각이다. 남북한이 과도기적 평화공존 기간을 20년으로 정했다 하자. 이는 20년후부터 통일 문제가 다시 거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그 20년간은 평화의 기간이 아니라 군비경쟁 기간이다. 20년후에 통일당하지 않기 위해 쌍방은 20년간 군비를 증강시킬 것이다. 따라서 평화를 택한다는 것은 영원히 통일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한다. 남북한은 하루라도 빨리 두 개의 독립국가로 갈라서야 한다.

    매우 아이러닉한 것은 영원히 갈라서야 통일이 빨리 온다는 사실이다. 갈라서야 제몫이 보장되고, 제몫이 보장돼야 평화가 오고, 평화가 와야 통일이 온다. 통일은 목표가 아니라 평화라는 나무에 자연스럽게 열리는 열매다. 평화롭게 살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월과 하늘에 의해 저절로 오는 것이다. 카나다와 미국처럼 남북한 주민이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간첩혐의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하면 바로 그것이 통일이 아닌가?

    지금이야 말로 결단의 시기다. 첫째,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바꾸고, 둘째, UN감시하에 남북한 상호감군을 추진하고, 셋째, 미국, 일본, 한국이 주축이 되어 북한에 미니마샬 플랜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해야 한다. 온세계가 박수를 칠 것이다. 이러한 노선으로 끈질기게 노력하면 그 정치가에겐 존경스러운 노벨평화상도 주어질 것이다. 만일 북한이 이 제의를 거절하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쌀한톨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충분히 칼자루를 잡을 수 있는데 왜 그 칼자루를 북한의 손에 내맡기고 있는지 그 속을 알 수 없다.

    햇볕정책의 시동은 남한이 걸었지만 그 운명은 북한이 좌우한다. 북한이 남한에 유도탄을 날리고 잠수함을 보내보자. 국민은 일거에 햇볕정책을 비난할 것이다. 그에 따라 김대중 정부는 정치적으로 어려움에 봉착될 것이다. 그래서 햇볕정책의 운명 아니 김대중 정부의 운명은 북한의 손에 달려 있다. 세상에 그 어느 누가 자기의 운명을 상대방의 손에 내맡기겠는가? 무엇 때문일까? 이 질문은 두고두고 관찰되고 고찰돼야 할 매우 중요한 이슈가 돼야 할 것이다. 북한과 소모적인 게임을 하는 것이 식상하기까지 하다. 국제정치의 흐름으로 보나 남북한의 역량과 의도를 보나 그 누구도 원-코리아를 만들 수는 없다. 어차피 투-코리아의 운명이라면 "긴장이 없는 투-코리아"를 만들자.

    군비경쟁의 지속은 민족 공멸을 자초할 뿐이다. 통일을 영원히 버리고 평화공존을 제의하자. 이는 두 가지 변화를 의미한다. 하나는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UN감시하에 상호 감군을 감행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안심시켜줄 수 있는 군사력이라야 평화공존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이는 10만이다. 남북한 주민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자유롭게 왕복할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통일이다. 북에서 넘어와도 간첩으로 생각되지 않으려면 휴전선이 국경선으로 바뀌어야 한다. 사이좋은 두 개의 이웃 국가가 바로 통일 국가인 것이다. 한반도에 한 사람의 대통령을 갖는 정치적 통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

    남한이라는 반쪽만을 가지고도 경영능력의 부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데 만일 이질 집단인 북한까지 흡수해보라. 흡수가 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흡수는 민족의 공멸을 자초할지 모른다. 이제는 제발 허망한 통일을 놓고 신경전과 소모전을 멈추고 제각기 살자.

    2000. 5. 21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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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유비쿼터스 시대의 핵심 인프라, RFID 삼족오 07-26 221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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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 남북관계의 본질과 우리나라의 통일은... 댓글 5 시스템 07-26 322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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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중국 정말이지 너무 하는군요. 댓글 2 THQ 07-25 271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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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람중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할 만한 짓을 한 적이 있습니까?" 댓글 10 시스템 07-24 3186 2
324 미래 노리는 중국, 과거 집착하는 한국 THQ 07-23 2972 0
323 중국 군사력 급부상, 주변국들 "신경 쓰이네" 댓글 2 THQ 07-23 3701 0
322 중국언론 보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것은 위험하다. THQ 07-23 2844 0
321 [매일경제]호킹, 블랙홀 이론 180도 수정 댓글 2 Scieng office 07-23 3235 0
320 강하고 자신 있는 사람만이 용감하게 자기 잘못을 인정함. 댓글 3 시스템 07-23 291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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