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요소기술개발이다.

글쓴이
인과응보
등록일
2002-08-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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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선진국이지만 미국과 일본의 과학기술개발 풍토는 여러면에서 비교가 된다. 소위 요즘 뜬다는 BT나 NT를 보면, 과연 21세기 과학기술의 주도권을 누가 쥐게될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 미국보다 일본이 더 앞서가고 있지않는가 하는 느낌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미국의 주요대학,연구소에서 연구하고 있는 분들은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미국 과학기술의 깊이와 다양성을 알지못하고 미국에 대해 논하는 것은 당치않다고 말이다.

하지만 난 미국과 일본의 과학기술 성과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연구분위기를 이야기하고 싶다. 과학기술 성과를 내는 것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에 대한 평가가 올바르게 이루어져야 결과 또한 제대로 나올수있기 때문에 각나라 과학기술의 연구분위기를 논하는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의 연구자들이 미국의 연구분위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의미있다. Science나 Nature같은 우수한 잡지에 기고되는 미국의 연구결과를 읽어본 일본과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창조적일지는 모르지만 김치국 마시는 것같은 엉성한 연구결과가 지나치게 중요시되고 그런 설익은 결과를 발표하는 과학기술자들이 스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알고있는 연구결과이지만 단지 가능성일뿐 확실한 요소기술로 인정받기위해선 갈길이 멀데도, 미국에서는 그런 설익은 연구결과를 마구발표하고, 가능성에 불과한 내용을 발표한 학자가 지나치게 존중되는 분위기를 꼬집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이런 비판적 시각은 두나라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인들은 완벽하지 않으면 외부에 알리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있지만, 미국인은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결과를 내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인들은 하나의 완벽한 요소기술로 인정받기 전까진 연구성과가 의미있는지 알수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의 연구분위기를 우습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예를들어 일본 모대학 조교수가 효율높은 수소저장합금을 개발했다고 일본경제신문에도 나왔던 적이 있었다. 그 업적으로 인해, 그 조교수는 많은 연구비를 타고, 또 열심히 연구했지만 결국 그연구는 실패했다. 개발한 수소저장합금이 재연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처음엔 효율이 좋더라도 재연성이 없다면 수소저장합금으로서 의미는 없다. 그런데 이사건이 일본에서는 완전하지 않은 결과를 가지고 책임질수없는 설익은 전망을 내 연구비나 타먹는 파렴치한 연구자의 대표적 사례로 여겨진다고 한다.

창조적인 결과라고 언제나 완벽한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그런 시도가 의미없는 시도라고 볼수도 없다. 하지만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선 집중과 선택이 중요하며, 그러기위해선 하나라도 제대로된 요소기술의 개발및 확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요소기술이 모여져야 큰 시스템을 완성할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이야기또한 누구나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 ??? ()

      [과학도] 저는 미국의 유동적인 정보확산과 공유가 더 큰 저력이라고 보이는군요.

  • 김덕양 ()

      글쎄요. 제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어느정도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면 ( 재연성 해결능력이라든지 다른 요소기술이 풍부한 경우죠. 미국의 예 처럼) 과학자 집단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입니다. 그다음에 그 아이디어를 실제 생산과 연결시키는 것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하게될 일이고요. 그 경우 재연성만이 아니라 신뢰성까지 따지게 됩니다. 한국내 대학이나 정출연에서 까지 요소기술 개발에 힘써야할른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부분에 대한 토론이 더 이뤄졌으면 합니다.

  • 배성원 ()

      대체로 동의합니다만 아이디어를 실제 생산과 연결하는 것이 회사여야 한다는 것엔 생각이 다릅니다. 대체로 그 단계가 아이디어를 실현해보는 연구단계보다 더 많은 시간의 돈을 요구합니다. 과학기술이 복잡다단해지면서 그런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고 봅니다. 삼성같이 거대자본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라면 생산단계로까지 끌어올리는데 필요한건 경영자의 확신이 가장 큰 요소겠지요. 그러나 대부분 국내 기업의 경우, 그 여력이 없습니다. 자본적으로요. 그래서 외국의 성공사례만을 쫓아가는 거고요. 맨날 기업만 탓할게 아닙니다. 100원어치 팔아서 5원 남기는 장사하는 놈보고 제대로 연구개발 하라고 매징만 한들....100원어치 팔아서 50원 남길 방법은 한번 보여줘야지요. 각급 공공 연구소, 정출연 등이요. 우리같은 개발도상국의

  • 배성원 ()

      과학기술 정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국가마저 그 여력이 딸려서 '선택'이니 '집중'이니 하지만....

  • 배성원 ()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아직도 선택이니 집중이니 볼멘 소리나 할 정도로 작으냐-하는 것도 한번 짚어볼 문제고요. 절름발이식 그런 과학기술 정책논리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는데 무슨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 인과응보 ()

      벤쳐투자회사에서 투자를 결정할때, 회사경영자의 인간성을 가장 중요한 투자결정요소로 봅니다. 이건 한국이건,미국이건 마찬가지이구요. 제가 말하고 싶은것은, 과학기술연구는 자연을 상대로하지만, 과학기술정책은 사람을 상대로 합니다. 결국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의 성패는 과학기술연구를 이끌어가는 사람을 어떻게 판단하고 평가하는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과학기술이 유망한지 판단을 내리기위해 먼저해야할 일은, 어떤 과학기술자가 정직하고 사심이 없으며, 뛰어난 식견을 가지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일입니다.

  • 인과응보 ()

      그런 의미에서 여성 과학기술자와 우수한 외국인 과학기술자를 중용하는 것은 부정부패를 줄이고 시스템의 효율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mhkim ()

      과연 그럴까요? 부정부패할 위치에 여자분들이 없어서 그런것 아닐까요? 누가 되던지 강력한 견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인과응보 ()

      중요한것은 경쟁과 유한성이 가미된 공정한 평가입니다. 경쟁과 공정한 평가가 있어서, 열매를 여러사람에게 나눠주기대신 한사람에게 몰아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한번의 평가로 영원한 철밥통을 차지하는 것이아니라, 성과를 유한한 기간동안만 인정하고 다시 경쟁을 붙여야만, 새로운 성과가 새로운 인재로부터 나올수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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