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자가 본 북.일 정상회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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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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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2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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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일본총리가 17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고 합의한 사항에 대해선 각신문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굳이 다시 말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전통적인 일본우익세력을 기반으로 하고있지는 않지만, 이제까지 북한과 상당히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고, 럼스펠트의 발언처럼 미국이 북,일 관계개선에 대해 부정적인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있는 이 시점에, 11명의 일본인 납치자에 대한 사과및 재발방지약속, 국교정상화교섭 재개같은 가시적 성과에대한 반대급부적 성격으로  과거 식민지 지배에대한 사죄로써 북한에 경제협력방식으로 보상하기로 합의했다는 의미는 상당하다. 구체적 협상결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일본은 건설,제조업을 중심으로하는 민간기업들이 중심되어, 엔화를 기반으로하는 자본과 경쟁력약화로 일본밖에서 새로운 생산기지를 찾아야하는 중저급 과학기술을 북한에 제공할것이라 예상된다. 그리고 동시에 경부선, 경의선이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되는 시점에 맞춰, 일본과 한국, 북한, 러시아, 유럽으로 이어지는 물류수송에 대대적인 자본과 기술을 투자할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미 부산과 대마도,후쿠오카를 연결하는 한일 해저터널에 강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1200억달러로 추산되는 막대한 자본과 10년의 공사기간이 문제이지만, 쓰가루해협 해저터널에서 보듯 과학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공사는 아니므로, 만약 한일해저터널이 연결된다면 단순 경제적인 차원뿐 아니라 국제정치적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올것이라 예상된다. 

일본은 세계제일의 채권국이며,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나라이다. 사실 우리나라로서는 100억달러 내외로 예상되는 북한에대한 경제협력자금보다, 일본이 장기 경제불황의 탈출구로서 시베리아,만주를 포함하는 동북아시아 경제개발를 선택한 점, 그리고 2차대전후 최초로 탈미국정책을 가시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일본등의 전통적 친미국가가 시베리아에서 석유,천연가스를 수입하고, 만주를통해 중국과 농공산품을 수출입하며, 미국이 장악하고있는 바다가 아닌 대륙을 통해 유럽과 경제적 교류를 하게 된다는 의미는 상당하다.  일본의 입장으로볼 때, 기존정책이 한계에 다다르지 않고는 생각할 수없는 정책들인 것이다. 이미 기득권세력의 반발로 인해, 고이즈미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혁정책들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고, 수요를 창출해 다시한번 기적을 불러와야할 일본의 첨단과학기술 발전이 정체된 상황에서, 일본은 자기들이 강한 전통제조업과 같은 구경제를 북한,중국,시베리아와 접목시켜 다시한번 경제부흥을 꾀하려고 하고있다. 일본은 이미 IT,BT같은 첨단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신경제로는 최소경제성장을 이룩하는데도 힘이 부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이와같은 북한에대한 경제협력제공 결정은 13년째 지속되고있는 일본의 장기경제불황,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개발 계획,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따른 한국과 북한의 긴장완화, 경제발전을 위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원하는 중국의 이해득실이 일치를 본 결과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경제와 정치는 동전의 앞뒤면처럼 따로 떨어져 생각할수 없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인데, 이러한 동북아시아 정세 변화에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 두고볼 일이다.



 
  • 무소유 ()

      이번 북일회담은 미국이 배제된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물론 형식상 회담 3,4 일전에 미국에 통보는 했다곤 합니다만 미국이 느낀 당혹감은 상당했겠지요. 미국이 악의 축의 하나라고 한 북한과 수교를 전제로한 회담을 강행한 일본의 속셈은 인과응보님이 말씀하신데로 일본의 경제문제가 가장 큰이유라 생각됩니다.

  • 무소유 ()

      물론 경제와 정치가 같이 갈수 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일본이 미래를 내다본 포석이라고 봅니다. 북한에 대한 일본의 경제적 영향력증대. 그와 함께 얻어질 정치, 경제적 이득은  지금 꽉막혀 있는 일본의 숨통을 열어줄 열어줄 기회가 될겁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세계현실에서 우리가 나아갈 방향입니다. 잘못하면 우리보다 일본이 북한에 대해 더 큰소리를 칠수 있는 상황이 될까 염려스럽습니다. 

  • muroi ()

      모수유님의 말 한것과 같이, 이제 한반도 문제에 관해 한국과 미국의 뒤에 있던 일본이 전면에 나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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