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이공계 기피 원인에 이공인의 문제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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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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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랑님의 주장이 맞는것처럼 보이지만, 과연 이공인, 특히 국내 이공계대학/연구소 자체의 문제는 없는지 물어보고싶군요. 미국,일본에선 불황이 오면, 오히려 연구개발비를 늘이고 연구인력은 최후까지 해고시키지 않는데, 왜 우리나라에선 IMF때 해고대상 1순위가 되어, 뛰어난 박사급인력들이 식당을 차리거나, 아니면 비통한 마음을 가지고 미국등으로 떠나야 했는지, 원인이 궁금합니다.


(1) 우리나라 최고경영자들은, 이공계연구인력이 회사의 이익을 내는데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아닌가요? 그렇지않으면 의료계,법조계,금융계같은 비교타업종과는 물론, 미국,일본 심지어 중국보다도 떨어지기 시작한 이공계 연봉수준은 설명되지 않을것같은데, 그렇지 않나요? 주변에 연봉많이 받는다는 이공계선후배가 없어요.

(2) 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사회에서 이공계연구인력들이 별로 필요 없어졌기 때문에, 이런 이공계 기피 현상들이 생겨난것은 아닐까요?

(3) 우리가 할수있는 거의 모든 것을 중국도 할수있다는데, 지금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산업을 일으키기엔 역부족 아닌가요? 괜히 이공계지원을 해서 돈낭비하느니, 차라리 동북아허브나 경제특구같은 부동산개발을 통해 상업이나 고급서비스업을 지원하는것이 좋지 않을까요?
 
(4) 혹시 우리들은 의사,변호사같은 고급지식기반 서비스업에 눌려 사라져야 할 운명은 아닌가요?  만약 그렇다면, 괜히 농업처럼 빨리 구조조정하지 못해, 두고두고 막대한  세금을 허비하는 천덕구러기 존재나 되는것보다는, 역사의 대세에 순응해 빨리 없어지고, 우리들은 알아서 전직하는 것이 우리와 우리자손들을 위해 필요하지 않을까요? 마늘산업에 5년간 1조8천억원을 써야한다는데, 이공계마저 그런 꼴이되느니 차라리 조용히 문닫는것이 좋지않을까요?

(5) 그리고 모자라는 인력이 생기면, 값싸고 우수한 중국/인도출신의 과학기술자를 고용하는 것이 세계화시대를 맞아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러고도 일시적으로 모자르게되면, 유학간 한국사람을 고용했다가, 필요없어지면 해고하면 되지않을까요?

(6) 과연 이런꼴이 될때까지, 기성 과학기술자들은 무엇을 했나요? 정말 기성 과학기술자들은 지금 반성하고 있는지도 궁금한데, 기성세대들은 과연 우리만큼 지금이 위기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위기가 기회라고, 정권말기에다 젊은 이공계인력들이 징징거리는 틈을 노려, 이기회를 정부예산을 늘이는 챤스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요?

(7) 그리고 솔직히 여기모여 이야기나누는 우리들도, 아무노력없이 어떻게 정부지원이나 얻을수 없을까하고 기웃거리고 있는것은 아닐까요? 마늘농가도 얻는데 우리라고 못얻을 이유는 없으니까요.


건설적인 비판/지지를 바랍니다.
 











>1. 우수 인력의 이공계 기피의 원인 분석
>
>1) 동급의 의학계열보다 절대적으로 열악한 이공계 전문인력의 보수 및 불안한 직업안정성
>2) 정계, 법조계, 관계, 재계, 언론계 등의 국가/사회 지도층에서 과학기술자 철저히 배제
>3) 인문사회 중심 지배구조하에서 이공계 산업/연구 인력이 철저히 피지배자로 전락
>4) 어렵고 힘들며 급변하는 이공계 학문특성 및 열악하고 위험한 지방/현장근무, 과도한 업무로 인해 3D로 전락 
>5) 부유층/상류층 및 사회지도층 자제들부터 앞다퉈 이공계 기피 및 해외로 도피.
>6) 이공계 관련 정부 정책이 추상적이고 실천력이 없어 학부모 및 우수 고교생들 불신
>
>2. 이공계 기피로 인해 예상되는 문제점
>
>1) 일본, 유럽국가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 동남아 국가에게 조차 차츰 제품경쟁력 상실
>2) 인력구조가 첨단기술 중심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저임금에 의존하는 후진국형으로 퇴보
>3) 힘든 현장근무를 기피하는 풍조 만연 및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금융/소비업종에 집중
>4) 과학기술 마인드가 매우 부족한 국가경영으로 자주국방, 사회기반시설 확충, 교통/환경/건축 등의 총체적 부실 초래
>5) 이공계 신규인력의 수준저하 및 기존인력의 대거 해외이탈로 국가 장래성 상실위기 
>
>3. 이공계 활성화 방안
>
>1) 과학기술 육성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여 대통령이 진두에서 지휘
>- 과학기술수석/특보를 설치
>- 국회의원 전국구에 이공계 정원 할당
>- 과학기술부총리가 이공계 부처(10여개) 총괄
>- 이공계 부서 장관은 반드시 이공계 학석사이상의 학력자 및 이공계 유관기관(연구소, 기업, 대학, 관료 등) 5년 이상 복무자로 임명.
>
>2) 이공계 기피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의대 및 사시 정원 대폭 확대로 기득권층 완화
>- 의대 정원 매년 20% 이상 확대로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는 이학 전공자의 의대진학열 완화
>- 사시 정원의 추가 확대로 사회적 희소가치 경감
>
>3) 국내 우수 대학원 활성화로 해외유학을 억제시켜 두뇌 해외유출을 방지하여 국내 이공계 기반구축
>- 국내 우수 대학원에 대한 장학금 확대 및 대학원생 복지 향상
>- 동남아나 인도 등의 해외 우수 인력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여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활용
>- 교수채용시 국내학위자 의무비율 유지를 정부에서 관리 감독
>
>4) 이공계 대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대대적 개혁
>- 대학 교수의 수준 및 수를 확대
>- 산업계 수요에 맞게 커리큘럼 및 학사제도 운영
>- 10대 우수 대학원을 집중 육성하고, 기타 대학은 학부 중심으로 운영
>
>5) 병역특례제도 개선
>- 전직제한, 해외출장제한 등의 독소조항 대폭 완화
>
>6) 관료에 이공계 진출확대
>- 과기부, 산자부, 정통부 등 과학기술 관련 부처 국장급 이상 주요 직위는 90%이상 이공계로 임명
>- 나머지 정부부처에도 이공인의 비율을 4년제 대졸자 비율에 맞게 30% 정도가 되도록 기술고시 선발인원 및 직종, 그리고 박사급 특채를 대폭 확대
>- 핵심부서의 국장급 외부인사 직위에 이공계 박사급 연구원/교수출신 인사를 50%이상 할당
>- 이공인 전문가 집단에 의한 과학기술 중심의 '국가 백년대계' 수립
>
>7) 이공계 인력 양성 체계를 전문가 그룹과 관리자 그룹으로 특화하여 이공계 지도자 육성
>- 업체 및 연구소 인력을 다수의 전문가 그룹과 소수정예의 관리자 그룹으로 분화
>- 이렇게 해서 관리자 그룹에서 기술 경영진 및 이공계 지도자도 나올 수 있도록 유도
>
>8) 이공인의 위상을 대폭 향상
>- 국가 공식행사시 의전서열에서 법조인이나 정관계 인사보다는 과학기술계 인사를 우선
>- 매년 연초에 학계의 권위자를 초빙해서 국제정세니 경제전망이니 남북통일같은 것을 듣는 대신, 과학기술자들이 나와 세계 과학기술 전망이나 경제, 안보,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 우수 과학기술자의 국립묘지 국가유공자 묘소 안치
>- 연구개발중 순직한 과학기술자는 순국선열 반열에 추서하고, 무공훈장과 동등한 수준의 훈장 수여
>
>9) 우수 이공인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
>- 1억원이상 연봉자('01년 기준, 약 2만명)의 절반이상이 이공인이 될 수 있도록 정책목표 선정
>- 1억원이상 연봉 연구원 수가 전체 연구원의 10%를 넘도록 우선적으로 추진
>- 연구개발 기술 및 제품 로열티의 20-50%(최대 개인별로 10억원)를 참여인력에게 인센티브로 제공
>- '우수연구원' 정년을 선진국 이공인 수준이나 국내 교수수준에 맞게 65세까지 현실화하고 '일반 연구원'은 교사수준으로 62-63세로 제한
>
>10) 연구관리 기관(Agency)을 중심으로 국가 과학기술 조직 정비
>- 정부관료는 과학기술 정책수립 및 예산확보, 감독만하고 연구과제 선정 및 과제관리는 분야별 4-5개의 Agency가 맡는 조직 구성.
>- Agency에 의한 목표(제품, 기술)지향적 연구관리 체제로 정부출연 연구소,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의 국가 과학기술력을 결집하고 조율.
>- ADD의 Agency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방산업체를 포함하여 과학기술 부총리가 업무를 조정통제
>- 기획연구 및 타당성 연구에 본 예산의 0.1-1%정도 규모의 예산을
>- SCI중심의 연구능력 평가제도 대신, 연구개발 성과 중심 연구능력 평가를 활성화 하기 위해 특허와 저술, 상품화 실적 등을 높이 평가하는 연구개발 평가체제 확립.
>
>
  • 임호랑 ()

      저도 이런 시각이 필요하고, 나름대로 견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크게 보고 변화의 흐름을 수용적으로 본다'는 것이 이 시각의 틀이라고 이해한다면 크게 안 틀리겠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방관자의 시각일 수도 있다는 우려는 듭니다. 역사를 보면 방관자와 참여자의 시각은 엄청 달랐습니다. 제가 2주전 유럽가서도 느낀게, 과학기술은 현대문명국가(이른바 선진국)의 기초이자 중심이며 선도력이라는 것입니다. 이공인은 당연히 그 사회의 중심세력이고요. 그리고 문화예술, 정치, 경제, 건축토목, 환경 할 것없이 과학기술 마인드가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과연 한국의 현재와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한국의 현실진단과 미래준비, 전 여기서 출발합니다.

  • 배성원 ()

      (1)에서 (5)까지는 많은 이야기가 된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아직도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6)에 관해서는 저도 상당히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성 이공계 주도층..이분들은 그리 답답할 것이 없는것 같습니다. 왠만한 연구소나 학교에서 오랜동안 터(?)를 잡고 계셨던 분들은 왠만한 대기업 중견간부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았거나 현재도 받고 있는걸로 압니다. 그래서 침묵하고, 후배들의 고충을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요즘 그분들의 관심사는 퇴직후 연금이더군요.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적이고 금전적인 현안에서만 이공계 기피를 보기엔 뭔가 다른것이 내재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7)의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이죠. 저도 그렇고 이곳에 오는 분들이 당장 연봉이니 뭐니 인상을

  • 배성원 ()

      바라고 오는 걸까요. 그런 분이 있다면 시대착오적입니다. 지금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어도 구체적인 '행동'을 도출해내기까지 많은 세월이 필요합니다. 사회를 보십시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하는 이 모든 것들의 수혜자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 후배들이고 내 자식들이 될 것입니다. 단순히 연봉 더 받자고 들면 각 대학 정문앞에서 정원줄이자는 데모를 학교별로 조직해서 나가는 운동도 기획할 수 있겠죠. 운영진은 졸지에 반체제, 이적단체의 수괴들이 될라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 모임의 강점이라고 누누히 이야기되는 '순수성'은 바로 여기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지탄받고 있는 모 집단을 예로 들면 그들은 아무리 깽판을 치고 개판이 되더라도 국가가 망조가 들진 않겠죠. 뭐 반박하실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다고

  • 배성원 ()

      봅니다. 이공계는 다릅니다. 그래서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다가올 시대의 패러다임은 현재의 주먹구구 패러다임이 아니라고 보기에 각계각층에 이공계가 근간이 되는 합리와 균형'을 뿌리내리게 학고자 하는 겁니다. 어찌보면 계몽운동이지요. 다시한번, 우리가 수혜자가 되는 일은 제가 보기엔 없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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