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이공계기피 새로운 해법 .."

글쓴이
최한석
등록일
2002-12-03 13:3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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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5년을 책임지는 대통령을 뽑기 위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대선 후보들의 많은 공약 중 국민적 관심은 역시 교육정책과 '신6T'로 대변되는 산업정책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가의 교육과 산업이 4천5백만 국민의 삶을 보장하는 수단이요,미래를 담보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상반되게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 각계에서는 많은 해법을 강구,시행 중이다.

해외유학생에게 파격적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고,포상제도를 신설해 과학기술자들의 노고를 위로•격려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또 일선고교에 이공계학과 안내와 진학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 해법은 과학기술자들이 자아실현을 이루고,사회적 기여를 통해 존경을 받으며,생활에 필요한 부를 얻을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이공계기피 현상의 본질은 이공계인력의 과잉생산에서 비롯된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많은 자본과 설비,그리고 노동력을 투입해야 한다.

이런 산업의 노동자 생산성 차이는 많아야 수십배다.

그러나 정보산업분야에서는 거대한 설비가 필요 없다.

지적노동자들이 생산하는 생산품들은 복제를 통한 재생산이 가능하다.

때문에 1인당 창출하는 부가가치 규모는 매우 크며,노동자 상호간 생산성의 차이는 적은 경우 수백배,많게는 수만배를 넘는다.

따라서 기업들은 최고급인재들을 발굴하고 초빙하는 데 기업의 사활을 걸고 있다.

수십명의 평범한 기술자보다 한두명의 고급기술자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 상황은 어떠한가. 정보통신분야 기술인력 10만명 단기육성 등의 혁신적 프로그램이 성행해 왔다.

그러나 많은 IT기업의 채용담당자들은 '인력은 많으나 쓸만한 사람은 없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에 보편적 엔지니어의 처우를 향상시켜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결해 달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개인적으로 명예와 부를 창출해 궁극적으로 기업과 국가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고급 과학기술자를 많이 양성하는 것이 바로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본질적 해결책'인 것이다.

그런데 '평준화'가 강조되는 교육정책으로 인해 많은 과학기술영재들이 특수목적고등학교인 과학고를 외면하고 있다.

아울러 대학과 산업계의 공조가 절실히 요구된다.

정보산업의 경우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현재의 석•박사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산업계에서 활동하게 될 2005년이 되면 반도체칩의 집적도가 급격히 높아져 현재 커다란 시스템으로 존재하는 매우 복잡한 하드웨어가 하나의 칩으로 구현되는 칩 위의 시스템,즉 'SoC(System on a Chip)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이때의 과학기술자는 다양한 기술의 융합을 이해하고,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고도의 시스템기술자가 돼야 한다.

즉 IT분야 핵심기술자의 역량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유럽연합과 미국 등지에서는 이런 시스템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한 파격적 교육연구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있으나,국내에서의 대비는 아직 미미하다.

이를 위해 관련 기업에서는 학생들이 현실감 있는 시스템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해야 하고 지원해야 한다.

더 이상 대학의 강의실에서 다루는 소형시스템을 통해서는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정보산업시대에서는 기술적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한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그런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우리가 이 문제를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국가적 기술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교육 구조조정과 과학기술 엘리트를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이 중요하다.

洪性秀 <서울대 교수.전기컴퓨터공학>

  • 트리비어드 ()

      정말 한 두명의 고급 기술자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게 한국 기업입니까? 기술 말고 로비나 자본으로만 경쟁하려는 구태의연함을 못벗고 있으니까 고부가가치 기술 인력이 필요없고 그러니까 그쪽 지원자의 수와 질도 감소하는거죠. 육성할 수 있는 기반도 있어야 하지만 육성된 사람이 갈 자리가 생기면 알아서들 몰려올 겁니다. 그리고 저변 확대없이 엘리트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이제 모두 알지 않나요?

  • 정문식 ()

      아주 정확한 지적입니다. 미래에 대한 어떤 청사진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주문하는 것 자체가 기만이고 사기행각이져...

  • 딸콤쌉쏘름 ()

      좋은 말인 것 같네요.그런데 이 문제를 이공계인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인문계 쪽은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 권력층은 전부 다 인문계) 내용중에 SoC쪽으로 나가려고 해도 갈만한데가 있어야 가지.쩝.. 삼성말고 또있나요? 삼성에서 짤리면 외국으로 떠야..

  • 닐리리 ()

      글쎄요? 서울대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주장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군요. 몇명의 스타 과학자도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바다가 넓을때 큰 고기도 많습니다. 파이가 제한되어 있을때, 사람이 많으면 몫이 작아지게 마련이지만, 우리나라에서의 기본적인 문제는 전체 파이(이공계에 대한 투자)가 너무 작다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거나 외곡하고 연구비 투자의 효율성의 문제로 몰아가려는 경향이 심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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