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세계 박람회 탈락에 관해 누가 평가좀 해 주세요

글쓴이
BTman
등록일
2002-12-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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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신문에서 읽은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제가
 느낀 점을 섞어서 말해보면 대강 다음과 같은 것 같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어느 곳에서나 국제
 대회를 유치할때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 될 것입니다.
 중국은 이미 많은 IT인력과  BT 인력을 확보한 인재국가임을 세계 박람회의 메인인
 소위 잘나가는 선진국들은 잘 이해하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중국에서의 한판
 대결을 벌이기 위한 서로의 각축장으로서 샹하이를 선택해야겠다고 봐야겠죠.
 인지도 문제는 어차피 논외의 대상이긴 하지만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샹하이는 1840년대 부터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국제 무역항 중 하나입니다.
 특히 1900년대-1950년대 국민당 장졔스 시절의 샹하이의 유럽지역 조계는
 거의 유럽과 같은 생활 양식을 누렸고 싱가포르, 동경과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서구화되고 문명화 되었던 지역임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여수는?
 아시다시피 인구 32만의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렇게 발전된 곳이라고 생각지
 못한 곳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박람회 인프라라면 차라리 부산이나 인천이
 낫지 않았나 싶군요. 샹하이의 경쟁상대로 말입니다. 만약 우리가 여수로 이겼다면
 우린 국제 회의 유치 역사상 가장 찬란한 승리를 거둔 걸로 기억되었을 겁니다.
 
 일사분란하게 준비를 못했다는 면에서는 그렇다기 보다는 중국측과 한국측의 한판 대결에서 중국의
 힘에 한국은 게임이 안되게 완패를 했다고 보는게 맞겠죠.
 이번에 박람회를 신청한 나라들을 보면 멕시코, 러시아, 중국, 인도, 한국이었던가요?
 이 나라들은 대부분 인구 숫자나 경제력 면에서 볼때 무시할 순 없고 거대한 인구
 를 가졌거나 선진국 그룹보단 뒤지지만 인적 자원이나 인구가 만만하게 볼수
 없는 나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솔직히 멕시코에 대해서는 저도 정보가
 없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릴수가 없습니다만) 이제까지 한국은 일본이라는 나라를 상대로 언제나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이겼습니다. 개최권도 나고야를 밀치고 따냈고 월드컵도 공동 개최를
 따냈습니다만 이제 경쟁상대가 바뀌었습니다. 경쟁이라기 보다는 그냥 멀거니 앉아서
 당하고만 있어도 할말이 없는 상대로 파트너가 바뀐 것이죠. 아등바등한다고 따라가거나
 우리가 대등하게 견줄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미국을 유일하게 견제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또한 스포츠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항상 우위에 있었기 때문에 (최근 20년간) 그 사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의 뇌리에 어느 정도 박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왜 월드컵 유치에
 자신감을 가졌었는지 기억되십니까?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4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중국이 왜 자신감을 가질까요? 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중국 샹하이의 손을 들어주었습니까? 이제는, 2002년이 된 이 시점에는 중국이 다른 여타
 역내권 국가의 경제권을 확실히 좌지 우지 할 수있는 경제력과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 모두에게 어느 정도 먹혀 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북아에서 산업화된 국가는
 일본, 한국 둘만이 아니라 이제 세나라가 되었고 한국은 그중에 꼴등이라는 점을 우리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 않으면 안될것입니다.

 중국에 대한 유럽인이나 타지역 국가들에 대한 이해는 우리를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의 중국 파트에 가보셨습니까? 또한 우리나라에 대한 파트를
 가본다면 그 차이를 명확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네덜란드 왕립박물관에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네덜란드가 예전에 무역을 주름잡던 나라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그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도는 하멜 표류기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실 겁니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보십시오. 샹하이가 빠진 지도는 없어도 여수가 빠진지도는 많습니다.
 또 샹하이의 푸둥지구는 중국에서 가장 발전된 지역이고 그러한 발전 모델은 대한민국
 강남구 일대의 모습보다 더 활발하고 웅비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곳입니다.
 중국에서 한국의 상위 10%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이 7000만명 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중국 인구의 5%에 지나지 않습니다. 즉 중국의 상위 5%는 남북한 국민이 모두 합친 것
 만큼의 국부를 자연스럽게 샹하이 푸둥-홍콩 지구에서 누리며 사는 것입니다.

 20-80 원칙에 입각하였을때 상하이 푸둥 지구의 구매력이나 경제력이라고 하는 것은
 독일이나 일본, 프랑스등 여타 산업화된 지역의 그것을 잠재적으로 훨씬 많이 초월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군요.

 물론 중국이 AIDS나 기타 네이멍구(내몽고) 지역, 신장, 허베이 지역의 저개발로 인해
 아직까지 전국적으로는 저개발국가인 것은 사실입니다만 세계 박람회 개최에 관해서라면
 중국 샹하이는 여수보다 훨씬 세계 박람회 평가에 적합한 지역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나마 28-34표라는 지지가 나왔냐구요? 그것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통적 지지표 + 이해 상관관계 없는 나라에 대한 한국정부의 홍보덕분(혹은 한국 정부가
 약속한 중국에 비하면 형편없는 떡고물에 대한 보답 수준) + 대표단의 이제까지
 긁어모든 모든 친분관계 + 반러시아 반중국표의 결집이라고 봅니다.

 만약 러시아를 지지했던 표가 12표였는데 거의 유럽표였고 마지막에 11표가 중국으로 돌아
 선 것이 사실이라면 (저는 언론의 보도를 사후 약방문이라고 보기때문에 변명이라고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만) 유럽인들은 옛날 옛적부터 중국으로부터 얻었던 부를 상기하며 다시
 한번 중국에서 한판 승부를 자기네들끼리 벌이면서 국부를 축적할 기회로 보고 중국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영국은 세계 박람회의 상하이 유치를 보면서 자신들이 중국에서 한때
 나마 누렸던 우월을 그리워 할 것이고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톈진과 베이징에 입성하던
 1860년을 그리워 할 것이며 일본은 1930년대 자신들이 만주와 중국을 유린하던 시절을
 그리워 하면서 다시 한번 중국을 상대로 경제적인 이득과 그를 통한 국부의 증대를 꾀하는
 기회로 삼고자 할 것입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볼때 여수는 그 어느것도 세계인에게 과거, 현재, 미래를 위한 명분을
 제시하는 메리트를 제공할 수 없는 곳입니다. 제가 중국 대표단 앞잡이 아니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저역시 우리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중의 하나이며 월드컵 때 대한민국
 을 외쳤던 한국 사람입니다.

 세계 박람회 탈락은 이변이 아니라 세계적 흐름이고 이번 세기의 후반부는 중국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준 사건입니다. 2008년 올림픽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것은
 다 알고 계시죠?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거였으니 공식을 만들어서
 대입해보면 우리나라는 어디서 세계 박람회를 치루어야 할까요? 부산이나 인천이겠죠?
 여수는..아닙니다. 왜 여수가 결정되었는지는 모르지만..정답은 아니었던 것이죠.
 이제 중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일만 남았군요. 중국이 본선에 3번만 더 나가면..
 2010-2020년 중반즈음에는 우리는 오성홍기를 휘날리며 중궈를 외치는 15억 중국인
의 함성을 들을 수 있겠네요.

 한국 대표단은 불리한 지리적 조건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데
 실패했습니다. 그것은 대표단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혹은 중국의 꽁수라기 보다는
 처음 자리 선정부터가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부산을 선정했더라도 역시 결과는 미지수입니다.

 
 
 
 
 



>뭐 지난 얘기이긴 하지만 얼마전 2010년 세계 박람회 유치가 실패했죠?
>우려했던데로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고 결정이 났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여기에선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네요
>과학기술 관련으로 중국의 발전이라던가 우리나라의 위기등 어떤 얘기가 나올줄 알았는데...
>뭐 신문다운 평가말고(여수가 인지도가 적어서


>뭐 지난 얘기이긴 하지만 얼마전 2010년 세계 박람회 유치가 실패했죠?
>우려했던데로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고 결정이 났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여기에선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네요
>과학기술 관련으로 중국의 발전이라던가 우리나라의 위기등 어떤 얘기가 나올줄 알았는데...
>뭐 신문다운 평가말고(여수가 인지도가 적어서 그렇다, 일사분란하게 준비를 못했다)
>과학기술인다운 평가가 듣고 싶습니다.
>누구 좀 설명해 주실 분 없으신가요?
>

  • 정문식 ()

      아주 정확한 지적입니니다. 어쩌면 지금의 국제 정세는 20세기 초반의 그것을 리바이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00년 전의 절대 지존이 영국이었다면, 지금은 미국이라는 것과, 당시 신흥 세력이었던 미국과 독일이 지금은 중국으로 바뀐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중국이 앞으로 언제까지 '순탄하게' 발전을 거듭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져... 아무튼 우리가 역사의 격변에 휩쓸려 목숨을 잃지 않는다면, 21세기 초반의 역사 또한 20세기 못지 않게 격동의 시간이라는 것을 목격하고 경험하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환비 ()

      제가 시대는 잘 타고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

  • 인과응보 ()

      누구말대로 변혁의 세기를 살고있읍니다.

  • ... ()

      논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야 뭐가 뭔지 알겠네요

  • 송세령 ()

      독일 옆의 오스트리아... 중국 옆의 한국.... 흠...

  • 최정규 ()

      글쎄요. 이란이나 이라크가 큰나라지만 그옆의 이스라엘이라고 하지 않지요. 문제는 나라가 튼튼하냐 하는 것 아닐까요.

  • 수누 ()

      국가인지도와 도시선정 둘다에서 사실 밀렸다라고 냉정히 말하고 싶습니다. 원래 엑스포는 상해와 여수 둘다 서로 다른주제를 가지고 있었읍니다만, 사실 주제선정면에서는 여수가 훨씬 월등했었읍니다. 중국은 보다나은생활 보다나은미래와 관련한 주제를 여수는 해양산업과 관련한 주제로 엑스포를 신청했었지요. 그러나, 대한민국은 중국보다 국가적 인지도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어프로치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비록 과학기술에선 중국이 밀려도 사실 그나라가 엄청난 포텐셜을 가지고 있는것은 알사람들은 다 아는사실이고, 만일 해양과 관련한 주제를 선정한 우리나라가 선정되었다고 한들 외국기업일색일것이라는것 불보듯 뻔한상황입니다. 국내에서 해양관련 인프라는 다른나라에 비해서 상당히 취약한것이 사실이지요.

  • 수누 ()

      물론 중국에서 미래에 관한 주제를 선정으로 한다고 해도 외국기업일색일테지만 그사람들의 주제선정은 여수엑스포보다는 훨씬 현실적이었다고 나름대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또한가지, 상하이는 국제도시입니다. 여수하고는 비교할것이 못되지요. 물론 여수가 광양항이나 여천산단등과 같은 대규모 공단을 끼고 있으면서도 수려한 자연경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무시할수는 없지만, 대전엑스포와는 다른 행사장 접근성과 관련한 문제에서 점수를 깎였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읍니다. 이제서야 4차선길을 겨우닦은 여수시와 국제공항을 이미 갖춘 상해.. 글쎄요 저또한 중국의 무시무시한 추월속도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도시선정이나 주제선정등 대응방식에서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 수누 ()

      차라리 부산이나 인천이었으면 우리나라가 엑스포를 선정해달라고 volunteer로 나섰을때 명분이 더 컸을거라는것 정말 좋은지적입니다. 저또한 여수에서 10년이상을 살아봤고, 경기도에서 15년이상을 살아봤기에 인천과 여수 두개 도시만을 비교하자면.. 저라면 인천을 선택했을것입니다. 어떠한 근거에서 여수가 선정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선정후보지로 나온 장소가 완도, 여수등등이었지요. 무슨이유에 근거한것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할 장소를 선정함에 있어서 소규모공항하나를 갖고있는 여수시를 후보지로 만들었다라는것이 좀 의문입니다. 사실 과거 항구가운데 큰항가운데 하나였지만서도.. 상해항과 여수항 딱 두개만을 놓고 비교해봤을때에도 여수쪽의 표가 그나마 나온것은 선전한것이라 나름대로 평가해 봅니다.

  • 수누 ()

      다만 아쉬운것은 부산이나 인천이었다면 홍보하는 방식이나 이야기를 할때 달라졌을거라는것 그리고 홍보단의 어깨위에 짐이 하나쯤은 덜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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