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반도체 20주년'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글쓴이
sysop3
등록일
2002-09-14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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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반도체산업이 시작된 해는 언제일까 지난 9일부터 열리고 있는 한국 반도체산업 20주년 행사를 계기로, 업계에서 새삼 반도체 원조 논쟁이 일고 있다.

정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삼성전자(옛 삼성반도체)가 반도체 일관생산라인(팹)을 짓기 시작한 1982년을 산업 원년으로 보고, 9일부터 잇따라 ‘반도체산업 2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협회가 올해를 20주년으로 삼은 것은 “삼성이 초고집적 반도체(VLSI)사업을 시작하고 산업자원부가 반도체산업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한 1982년을 원년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선 한국 반도체산업의 출발점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 최초의 반도체 공장을 지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모토로라는 1967년, 국내 첫 반도체조립(패키징) 공장을 지은 아남반도체는 1968년을 원년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립공장이 아닌 팹을 건설한 시기를 기준으로 봐도, 지난 74년 한국반도체(현 페어차일드코리아)가 3인치 웨이퍼 가공공장을 부천에 세웠으므로 28년이나 된다. 반도체산업협회장인 이윤우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도 “한국 반도체산업 역사상 가장 의미있는 첫번째 사건은 1974년 한국반도체가 국내 최초로 웨이퍼 사업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반도체 구미공장(옛 금성반도체)의 전신인 한국전자기술연구소가 반도체를 연구하고 생산하기 시작한 1976년도 원년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 사사에는 1965년 미국 코미그룹의 투자로 설립한 고미반도체가 반도체산업의 효시로 기록돼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국내 반도체산업을 세계 톱클래스에 진입시킨 삼성전자의 공로는 충분히 평가받아야 하지만, 산업의 역사는 종합적인 검토·평가 아래 정리돼야 한다”며 “이번 행사에 20주년이라는 꼬리표를 단 데는 당시 반도체산업발전법을 입안한 신국환 산자부 장관과 현 협회 회장사인 삼성전자가 자신들의 공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려 한 흔적이 짙다”고 비꼬았다.

박효상 기자 hspark@hani.co.kr

  • 김용국 ()

      이 기사를 보니 얼마전 있었던 IBM PC 탄생 20년 Anniversary 가 생각이 나네요. PC와 같이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상품이었다면 이런 논쟁을 불러 일으킬 소지가 적을 텐데 말이죠. 차라리 애매한 반도체 20주년 말고 16KDRAM 20주년....이런게 낳지 않을까요?

  • 인과응보 ()

      트랜지스터는 반도체아닌가요? 여기서 말하는 반도체란게 뭐냐에따라 달라지겠군요.

  • 소요유 ()

      반도체 20주년 하니까 생각나는게 있네요.  제가 자주 가는 실험실 통제실에 트랜지스터 라디오 한대가 있습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처음간 1991년부터 있었으니 그 이전에 갖추어놓은 것이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상표가 제 눈에 확들어와 보니까, 1970년대 초중학교때 일제틈에서 잘나가던 '트랜지스타 라듸오'  지금은 사라진 금성 gold star 라디오 였습니다. 왜 플라스틱으로 네모 반듯하고 스피커가 붙은 왼쪽 중안에 금성사 로고가 붙어있는 것 말이죠. 아마 한국에서는 지금 구할래야 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귀국할때 제가 가지고 있는 소니 CD&f 라디오랑 바꾸어 가지고 가야겠습니다.

  • 임호랑 ()

      삼성과 산자부가 오버한 것 같다. 요즘 교과서를 보면 기독교가 우리 민족의 전통종교로 소개된다. 역사가 200년이 넘는다나? 사실 이런 것은 역사왜곡에 가깝지만, 어느 나라든 역사나 전통은 최대한 많이 잡으려는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그것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서 자신들만의 역사로 좁히는 것은 국가적으로 볼 때 매우 편협한 시각이다. 이제 이공인들이 각성을 했으니, 이런 것들부터 바로 잡아가자. 우리 모임에서는 적어도 '반도체 20년 역사'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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