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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복제동물 먹어도 되나 뜨거운 안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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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작성일2002-09-1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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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는 비싸고 수입쇠고기는 맛이 적고, 복제소나 먹을까”

미국과 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복제소의 안전성 실험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직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독성 실험에 그쳐 실제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더욱이 수정에 의한 전통적 증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체세포복제 쇠고기를 선뜻 우리의 식탁에 올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복제동물 식용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 복제소 안전성 검사=지난해 초부터 복제동물의 식용 안전성을 검증해온 충북대 강종구 교수(독성학)는 3일 “지난 6개월 동안 복제소 고기의 동물에 대한 독성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안전성 측면에서 일반소의 고기와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 교수팀은 실험용 흰쥐(랫)를 12마리씩 여러 그룹으로 나눠 사료 속에 동결건조한 복제소 고깃가루를 5~10%씩 섞어 먹인 뒤 부검 등을 통해 혈액, 혈청, 병리조직학적 성상 등을 비교분석하는 방법을 썼다. 이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식품 독성검사 방법으로, 지난달 중순 일본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3개월 동안 진행한 검사에서 안전성에 이상이 없음이 보고됐다. 강 교수팀은 내년에는 복제젖소 우유에 대한 독성검사를 진행해 하반기에 복제소 부산물의 식용 안전성에 대한 최종 보고를 발표할 계획이다.

또 국립수의과학검역원도 이날 체세포 복제소의 아미노산·지방산 조성 등 성분과 살아 있는 동물에 대한 질병의 발생, 생리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일반소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수의과학검역원 축산규격과 정석찬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근본적으로 복제소를 사람이 먹었을 때 이상이 없는지를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며 “대상을 복제소 1마리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 좀더 많은 개체수에 대해 분석을 해봐야 판단을 할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 복제소 먹어도 되나=현재 국내에서 사육·연구되고 있는 복제소는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 농장 68두, 축산기술연구소 23두 등 90여마리에 이르고 있다. 1차 복제소 안전성 검사의 긍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들 복제소의 식용 허용 여부가 결론지어지기까지는 많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과학아카데미(NSA)의 국가연구자문위(NRC)는 최근 복제소 식용에 대한 연구보고서에서 “할구복제소의 고기와 우유는 식품으로 사용하는 데 안전하다”고 한 반면 “체세포복제 동물들의 부산물은 해롭다는 자료도 없지만 안전하지 않다는 데이터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체세포복제를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체세포 복제동물의 경우 할구복제에서는 보이지 않던 갖가지 장기 기형 사례가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식용 안전성에 대해서는 중장기적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일부 과학자들은 복제된 배아가 분화하는 과정에 예측할 수 없는 디엔에이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고기·우유 등 복제동물 부산물 섭취에 따른 인체의 단백질 변화·알레르기 반응 등은 몇 세대에 걸쳐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소비자단체들은 안전성 검증을 위한 절차와 법제도의 미비점을 지적하고 있다.

김환석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대표(국민대 교수)는 “안전성을 판단하는 데 소비자를 참여시키거나 의견을 듣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며 “그러나 동물복제 기술이 산업논리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다수 소비자가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식육·낙농용 복제소 개발연구를 굳이 진행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위한 시민의 모임 관계자는 “1998년부터 일반 식품은 식품위생법으로, 축산물은 축산물가공처리법으로 안전성 여부를 검증하도록 바뀌었다”며 “한때 체세포복제 방식에 의한 우량소 보급을 장려했던 농림부가 축산물가공처리법을 운용하고 있어 복제소 안전성 검사에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댓글 4

소요유님의 댓글

소요유

  제가 보기에는 이러한 논란의 이면에 유해성에 의한 안정성 여부보다  '신의 영역에 대한 도전'이라는 윤리적 측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유해성 측면에서 또는 그 유해성의 과학적 검증여부에 대하여는 자연상태의 산물들도 역시 같은 정도의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문제는 과학외적인 문제에  기반을 둔다면 논란은 자명합니다.

임호랑님의 댓글

임호랑

  저는 생명윤리와 로봇윤리를 근본적으로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보고, '신의 영역'을 논하는 서구의 좁은 의미보다는, 자연과학적인 진리를 토대로 한 '우주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유전자 조작 생물이나 반도체 칩이나 모두 존귀한 대상물이고, '생명'이나 '인간기준적' 가치로 보는 것은 편협되었다고 봅니다. 즉 '윤리의 틀' 자체도 검증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이른바 현실성(=가치의 경제성) 없는 윤리기준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우주적(=동양사상적) 가치에 근거한 새로운 생명윤리에 대한 논의가 대안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소요유님의 댓글

소요유

  아무래도 그렇죠 ?  이 신의 영역이라는 문제는 확실히 서양 문화적인 배경을 갖는 것 같습니다. 역시 그 윤리의 문제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제가 있는 호주에서 이 문제, 즉 생명체 복제, 특히 인간배아 복제 문제로 지난해부터 계속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준형님의 댓글

준형

  댓글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너무나 많이 배우고 갑니다. "신의 영역"을 서구의 좁은의미라는 건 처음 들어 봅니다. 그리고 동양사상적 가치에 근거한 새로운 윤리 사상을 만들어 보는 것도 참 신선합니다. (저 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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